▲<사진=권희정기자>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법률 특보인 정인봉 변호사가 당내의 가장 강력한 대선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후보 검증을 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59.8%가 ‘한나라당이 경선 전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권자들은 또 한나라당 경선 전 탈당 예상 인물로 이 전 시장(30.7%)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17.4%)를 들었고, 박 전 대표를 탈당 예상 인물로 전망한 응답자는 12.6%에 그쳐,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이 전 시장보다 탄탄하다는 항간의 해석을 뒷받침 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지지층의 54.7%와, 박 전 대표 지지층의 52.1%, 이 전 시장 지지층의 60.4%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로는 이명박 49.5%, 박근혜 20.8%, 손학규 3.7%, 정동영 2.8%, 강금실 1.6%로 나타났다. 최근의 ‘검증’ 논란에도 이 전 시장의 지지도는 변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범여권 단일 후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이 48.8%로 ‘가능성이 없다’보다 10.8% 높게 나타났다.
■ 범여권 후보로 손학규 가장 높게 점찍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는 손학규 전 지사가 19.6%로 정동영(14.4%) 전 열린우리당 의장보다 5.2% 앞섰다. 그 다음은 강금실이 9.5%로 뒤를 이었고, 김근태(5.8%)·정운찬(2.8%)·천정배(1.7%) 등은 5% 이하로 낮게 조사됐다.
손 전 지사는 학생(21.1%), 인천·경기(24.9%)에서, 정 전 의장은 농·임·어업(21.3%), 광주·전남·전북(26.2%)에서, 강금실 전 장관은 20대(16.6%)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는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정 전 의장(22.1%)과 손전 지사(19.1%)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범여권 단일후보(손학규·정동영)와 한나라당 후보(이명박·박근혜), 그리고 민주노동당(노회찬) 후보를 구도로 4개의 대결 상황을 가정해 조사한 결과는,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범여권 단일후보 및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30% 포인트 이상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고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그리고 노 의원이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설 경우, ‘손학규(15.3%)-이명박(67.7%)-노회찬(6.7%)-모름·무응답(9.9%)’ 순으로 나타났다.
또 손학규-박근혜-노회찬 구도에서는 ‘손학규(23.4%)-박근혜(57.4%)-노회찬(9.2%)-모름·무응답(9.8%)’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동영-이명박-노회찬 구도에서는 ‘정동영(12.1%)-이명박(69.7%)-노회찬(8.9%)-모름/무응답(8.9%)’로 조사됐고, 정동영-박근혜-노회찬 구도에서는 ‘정동영(18.4%)-박근혜(60.9%)-노회찬(12.1%)-모름·무응답(8.3%)으로 나타났다.
즉, 범여권 후보로 손학규와 정동영이 모두 한나라에 크게 뒤지고 있으나, 1~2위 차이를 볼 때 정동영보다 손학규가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던 후보가 탈당하여 당적을 바꿀 경우 ‘지지를 계속하겠다(51.2%)’는 응답이 과반수로, ‘지지를 철회하겠다(40.4%)’보다 10.8%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정당보다는 인물 자체로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당적을 바꿀 경우 ‘지지 계속’이 정동영(61.5%), 손학규(56.8%), 이명박(55.8%) 지지층에서는 55% 이상이었으나, 박근혜 지지층에서는 47.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 “후보 검증은 도덕성까지 해야 한다”
‘대선 후보 검증’ 수준에 대해서는 ‘정책 검증 외에 재산·병역 등 도덕성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52.6%로 가장 많았다. ‘정책 검증, 도덕성 외에 사생활 문제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32.7%, ‘정책 검증’만 하면 된다는 9.0%로 조사돼 우리 유권자들은 정책 외에도 사생활 문제까지도 도덕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검증할 필요 없다’는 1.6%에 그쳤으며, ‘모름·무응답’은 4.2%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사생활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손학규 지지층(54.3%)에서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범여권 통합신당 주축 세력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이 주축 세력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18.8%로 가장 많았다. 집단탈당파(14.5%)와 민주당(12.0%)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선도탈당파는 7.0%였다. 모름·무응답은 44.8%로 높게 나타나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 현상이 아직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추출방법은 비례할당 및 체계적 추출법을 사용했고 표본오차는 ±3.1%(95.7% 신뢰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