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권희정 기자)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였던 김유찬 씨는 자신이 조만간 출간할 책 ‘이명박 리포트’에는 ‘17년간 봉사한 운전기사를 해고한 이유’와 당시 ‘정주영 회장과 갈라선 배경’ 등 이 전 시장의 사생활 문제 등이 집필된 것으로 확인됐다.
■ ‘이명박 리포트’ 이 전 시장 사생활 집중 부각
23일 노컷뉴스와 연합뉴스가 입수해 보도한 이 책의 초고에 따르면, 책은 크게 ‘이명박 그는 아니다’, ‘누가 배반자인가’, ‘나는 밥보다도 정치가 더 중요해’, ‘이제야 진실히 밝힌다’ 등 4개 단락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명박 x파일이 열린다’는 소제목에서는 ‘17년간 봉사한 운전기사를 해고한 이유는 전셋돈 200만원 때문’, ‘이명박을 떠나간 사람들’, ‘이명박 그는 재떨이를 왜 그에게 던졌나’, ‘어 이명박 재산이 178억뿐이라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들’ 등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첫 장 네 번째 단락인 ‘이명박을 떠나간 사람들’ 부분은 “현재 집필이 이뤄지지 않아 권영옥씨와 재산 관리인인 김 모씨가 도와줬으면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또 이명박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이명박 전 시장으로부터 살해협박 위협을 느꼈다는 부분도 ‘집필 중’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영옥씨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두 달 전 쯤 김유찬씨가 도와 달라며 초고를 보내왔으며, 이 전 시장과 관련된 부분이 ‘법률 검토 중’이라는 식으로 공란이었다”며 “그 부분을 내게 써 달라고 요구했는데 거절했다”고 말했다.
■ “재판 전후 해 생활비 받았다”
또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명박 리포트’의 원고 초본에는, 김씨가 “당시 재판을 전후로 이 의원 측으로부터 매달 150만~200만원씩 생활비를 받았으며 수차례 생활비를 목돈으로 일괄 지급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원고에서 “나는 매달 생활비조로 몇 푼 씩 건네받는 것이 죽는 것보다 싫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일괄지급 방식으로 해달라고 건의했으나 나의 열악한 경제사정을 꿰뚫고 있는 그들은 돈으로 나의 목줄을 죄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하고 있다.
그는 특히 “2심 이후 이 의원(국회의원 신분이던 이 전 시장)은 4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자 그간 사건 무마비조로 지급하던 생활비 등을 일체 중단하는 기민함과 냉혹함을 보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그는 또 ‘선거법 위반 폭로’ 기자회견 직후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를 소회하며 “출국에 따른 경제적 능력이 전무하므로 비행기 삯과 체류경비 정도는 뒷받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최근 김 씨가 주장한 바 있는 ‘위증교사’ 문제에 대해서는 “2심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의원으로부터 유리한 법정진술을 해달라며 회유자금을 받았다”면서 첫 번째 5,500만 원, 두 번째 1천만 원, 세 번째 2천만 원, 생활비조로 15차례에 걸쳐 2,700만 원, 대학원 입학 격려금 400만 원, 아내 병원비 300만 원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다만 “물론 이런 자금은 철저하게 현금으로, 인편으로 건네주었다”고 말해 증거를 제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김 씨는 원고에서 주로 금전·인사 문제과 관련, 이 전 시장에 대해 인간적 배신감과 섭섭함을 느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 전 시장의 6급 비서로 일한 것에 대해 “내 나이·학력·경력 어느 것을 보아도 6급 비서는 적절치 않은 직급이라고 생각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4·11 총선 직후 논공행상 차원에서 참모들에게 격려금을 줬는데 나는 200만원을 받았다”면서 “참모 중 한 사람은 (돈이 적다는) 불만의 표시로 술집에 가서 다 써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
■ “인천제철 달라고 한 것이 현대가와의 결별 이유”
초고에서 김 씨는 이른바 ‘3억 원 거래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는 “해외도피 직전 (이 전 시장의 비서 출신) 이광철 비서관이 내게 이종찬 당시 국민회의 부총재 측으로부터 3억 원의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 데 사실이냐고 물어 펄쩍 뛰었다”면서 “나는 이 때 이종찬 부총재가 벌써 나와의 접촉 과정을 이명박 측에 흘렸다고 생각했다. 매우 교활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가의 일화와 관련, ‘왕회장’인 고 정주영 회장의 종손인 정모 박사로부터 들었다며 “이명박이 어느 날 작심한 듯 정주영에게 인천제철을 떼어 달라고 한 것이 두 사람의 결별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은 이명박씨가 과연 대통령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지, 그가 인격적인 흠결은 없는지를 다루는 책”이라고 전제하고 “그는 아니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적개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편 총 200여 페이지 분량의 원고는 김 씨가 지난달 중순께 과거 이 전 시장의 보좌진으로 같이 일했던 권영옥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가제본된 것이어서 실제 출간될 책의 내용과는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