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MBC가 단독 보도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출마 기정사실화’에 대한 기사가 7일 연합뉴스에 의해 ‘오보’로 판명되면서, 정 전 총장에 대한 ‘영입’ 경쟁에 기성 정치권뿐만 아니라 언론계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6일 밤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정 전 총장의 대통령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다”보도한 바 있다.
MBC는 이 기사에서 “정 전 총장이 ‘이르면 이달 안에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정 전 총장이 나흘 전 통합신당모임 소속 한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신당에 참여해달라는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았다”고 전했다.
MBC에 따르면, 당시 정 전 총장을 찾아간 통합신당모임의 한 핵심 의원은 “이번 주 안에 신당참여 의사를 밝히면, 다음 주 15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추가로 탈당하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합류할 것”이라며 정 전 총장의 정치권 진출을 역설했다.
또 4·25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정 전 총장을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이달 말 대전과 서울 재보궐선거에서 지지유세를 시작해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막으면 정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할 것”이라며 “이번 재보선을 정 전 총장의 정치적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수용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안에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또 정 전 총장의 정계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오늘 7월 지자체 재보궐 선거에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해도 늦지 않다는 주변 여론이 강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MBC는 기사에서 정 전 총장이 “열린우리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며 “정 전 총장이 대선 출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당시 정 전 총장을 찾아간 통합신당모임의 핵심 의원은 김한길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가 보도를 내보낸 뒤 이를 반박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정 전 총장은 7일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대 교수로서 이번 학기를 마칠 것”이라고 밝혀 당장은 정계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특히 MBC 보도의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정 전 총장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정계진출 여부에 대해서도 “사회에 봉사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했다고 기사는 전했다.
동아일보 역시 이날 보도를 통해 정 전 총장에 대한 기사에서 정 전 총장이 “MBC 보도는 와전된 것이며 오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즉, MBC의 보도가 정 전 총장의 진의와 상관없이 다소 앞서나갔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총장은 7일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17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어떤 마음의 결정도 아직 내린 바 없다”며 “4·25 재보선 참여도 지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