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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8년 협력업체에 개발 의뢰 후 계약 일방파기

윤석만 대표 "직원들이 미쳤냐, 계약서 써주면 책임지는데...계약서 없다" 해명 거짓 드러나, 사용계획없었다던 기간도 장기계약만 3회연속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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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철원기자 |  2007.10.05 23:19:07

포스코가 18년간 부품을 납품해 온 협력업체에게 당초 납품계약을 무시하고 납품물량을 받아주지 않아 납품업체를 파산하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주)오성(대표 정성훈)은 1998년 3월 포스코와 페이퍼슬리브(종이대롱)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해 주겠다는 포스코 측의 약속을 믿고 제품을 개발하고 은행대출까지 받아 설비투자를 했다.

포스코가 당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주력상품 중 하나인 냉연강(철)판이 철판을 감는 철대롱 불량으로 반송되는 등 클레임 제기로 애를 먹었다.

실제로 포스코는 98년 3월 해외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중국소재 일본기업인 ‘무석마쓰시다’에 600여 톤의 냉연철판을 수출했지만 무석마쓰시다로부터 “철판 안쪽의 형상이 나쁘다는 이유로 반송조치와 함께 페이퍼슬리브에 철판을 감아 달라”는 요구를 받았던 상태였다.

포스코는 98년 4월 이전까지는 자회사인 포철기연으로부터 철대롱을 납품받아 사용해왔지만 고객사로부터 클레임이 자주 발생하고 원가나 작업과정에서 불량이 나는 등 해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첨단 철강기업으로 자처하는 포스코이지만 대표적인 고부가치 제품이자 주 생산품 중 하나인 냉연철판을 감는데 사용하는 ‘대롱의 불량문제’는 해결하지 못해 적지않은 고민거리 중 하나였던 것.

포스코 냉연부는 중국 무석마쓰시다로부터 클레임이 제기되자 오성에 “클레임 해결을 위해 페이퍼슬리브 27개가 급히 필요하다”며 구매팀으로부터 오성을 소개받았으나 물량이 적어 못하겠다고 거절하는 오성에게 일정물량(월 10,000 ~ 15,000개씩)을 사용해주겠다는 약속을 제시하며 개발을 요청했다.

포스코에겐 종이슬리브가 고객클레임과 원가절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임에도 직접 개발비나 생산설비 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협력업체에 비용부담을 지우면서 양산체제를 확보하려 했던 것.

오성은 수많은 시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개발에 성공했고 은행권 대출 등을 통해 11억여 원을 들여 공장건립과 기계설비 등 생산라인을 갖췄다.

그러나 포스코는 중국 무석마쓰시다의 클레임을 해결한 뒤에는 당초 약속과 달리 납품물량을 극히 소량으로 주문해 오성 측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설비투자를 제대로 가동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 협력업체가 1회용인가? 고객사 클레임 해결에 써먹고 ‘팽’

수출품 반송과 고객사의 클레임 해소를 위해 납품업체를 끌어들여 제품·기술개발과 생산설비 구축까지 하도록 요구해놓고 클레임이 해결되자 당초 약속과 계약을 무시하고 태도를 바꿔 버린 것이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오성과 개발 초기에 ‘납품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으며 오성이 대기업과 거래를 하기위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설비투자를 한 것”이라며 “포스코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승희 의원(민주당)에 의해 처음 외부에 불공정 거래사실이 폭로된 이후 포스코는 현재까지 언론이나 검찰 공정위 등에 줄곧 "오성 측과 체결한 장기 구매계약서가 없다"며 "오성 측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답변해왔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납품주문이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시 11억 원이라는 거액을 빌려가면서 스스로 생산라인을 갖출 만큼 어리석은 경영판단을 할 업체가 어디 있느냐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거래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거래하기를 열이면 열 모두 희망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구두약속이든 문서상의 약속이든 거래관계가 확실시 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를 할 기업은 없다”며 “포스코 스스로가 클레임을 받아 문제해결을 위해 제품개발을 의뢰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당연히 오성에게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확실한 납품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빚을 내가면서 투자할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성에서 개발해서 제작해준 시제품을 사용해 크레임을 해결했고 포스코는 오성 제품의 품질 및 원가 등 모든 점에 만족하고 곧바로 오성과 장기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포스코가 내세웠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포스코는 그동안 공장건설과 제품납품 보장에 관한 계약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CNBnews가 입수한 윤 사장과 오성 정성훈 대표의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오성 측에 “개발을 의뢰하면서 계약서를 써주는게 어디있냐, 실무자들이 미쳤어요, 자기들이 책임지는 것인데… 불은 질렀지만…”이라고 말했다.




■ 윤석만 사장 “미쳤나 계약서 써주게. 불은 질렀지만…”

윤 사장의 대답은 물론 “계약서가 없다”는 한 부분을 강조한 것이지만 “불은 질렀지만…”이라고 말해 포스코가 실제로 필요에 의해 제품개발을 의뢰하는 등 포스코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와함께 포스코가 관행상 구두로 약속하고 선작업(제작)지시를 해왔음을 보여주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포스코가 아무런 사용계획과 약속도 없었다고 주장했던 기간(1998~2001년)에 이미 ‘단가계약’을 3차례나 연속해서 체결했었다. (사진참조)

포스코는 1차로 1998년 6월 오성과 기존에 체결돼 있던 연간(年間) 단가계약에 ‘품목추가’를 시켜 1998년 12월말까지 계약을 진행한 데 이어 1998년 12월 기존 체결된 계약기간을 2년간 연장시켜 2000년 12월까지 계약했다.

또 2000년 11월에는 포스코의 요구대로 품질을 개선시킨 제품까지 모두 ‘품목추가’시키고 ‘기간도 2년간 또 다시 연장’을 시켜 2002년 12월말까지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했었다.

3차례나 연속해서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포스코가 지속적, 장기적으로 사용하려했던 의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사실상 계약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단가계약이란 상거래상에 쓰이는 경제용어로, 수급업체가 특정부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때 안정적인 단가로 원활한 수급을 보장받기 위해 수량을 정하지 않고 단가만을 정해 체결하는 계약으로 나중에 사용수량에 단가를 곱해 정산하는 계약방식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단가계약은 한국전력이나 공기업, 정부기관 등 대기업에 납품할 때 사용되는 계약방식이다.

이에 앞서 포스코가 계약서에 따라 납품됐다고 유일하게 인정한 27개의 개발요청 및 긴급 제작주문 건의 경우 역시 “포스코는 정식 계약서에 의한 납품이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포스코 측의) 사전 구두작업 지시로 납품이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가 “우리는 계약서에 의해서만 납품을 받는다”며 “오성과 장기 사용 계약서를 쓴 적이 없고 따라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온 것이 허구로 드러난 것.

이는 포스코가 하도급 업체와의 납품 거래시 대부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작업 지시와 주문에 의해 물건이 납품되면 나중에 자신들이 편리한 시점에야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심지어 물품을 납품한 지 한달이 지나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포스코 협력업체들의 증언이다.

실제로 포스코가 인정하는 최초 27개에 대한 계약 역시 사전 구두 작업지시였음이 계약서 작성일자와 제품납품일자가 98년 4월 15일로 동일해 계약서가 사후에 작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99년 9월 7일 납품 당시 300kg을 납품했지만 계약서 작성일은 한달 이상 지난 99년 10월 11일, 그것도 285kg으로 수량을 줄여서 계약서를 써준 것으로 확인됐다.

오성 정성훈 대표는 이와 관련 “최초 27개를 주문했을 때 포스코 약속을 믿고 제품개발과 제작이 완료된 후 제품을 싣고 가서야 계약서를 작성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반복돼왔다”고 말했다.(사진참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인 진술 한번도 듣지 않아 포스코 비호 의혹

공정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도 부실조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거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권오승)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으로 결론을 지었기 때문이다.

오성 관계자는 “공정위에 거래계약서를 비롯해 제반 증거자료를 제출했음에도 진술을 하러 오라는 연락 한 번 하지 않고 제출된 자료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포스코의 말만 믿고 아무런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진실을 밝혀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반드시 진술을 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조사기법상 서류조사만 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른 포스코 협력업체들을 만나 포스코의 불공정 거래가 있는 지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 포스코는 그동안 국정감사나 언론취재에 계약서가 없다고 밝혀왔던 것과 달리 협력업체인 (주)오성과 단가계약을 98년 12월, 99년 3차례나 체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96년 6월 계약변경서(계약번호 4 K 7 0 8 6)는 계약기간을 97.1.1~98.12.31까지로 했고 98년 12월 체결한 계약서(계약번호 4 K 7 0 8 6)는 99.1.1~2000.12.31까지로 정했다. 2000년 11월 23일 체결한 계약서(계약번호 0 K 7 1 9 7)는 납기를 2001.1.1~2002.12.31까지로 정했다. 계약서 번호 중 K자는 단가계약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시로 단가계약은 공기업과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거래계약에서 사용하는 계약방식 장기계약을 할 때 사용하는 계약방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기술적이나 전문적인 부분에 대해 의뢰인의 진술을 들어보는 것은 기본임에도 한번도 들어보지 않는 것은 대기업 편들기에 다름아니다며 아무리 조사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서류만 보고 전부 알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 단가계약이란?

공사의 단위마다 소요재료의 수량이나 직종별,공사류 등의 견적에 따라 제반 단가를 표시하는 계약방식으로, 공사완료단계에서 예측되는 실제 수량에 계약상 정한 단가를 적용해 얻는 금액의 총계가 시공자 에게 지급되는 금액이다.

※CNBnews는 포스코가 (주)오성을 고의적으로 퇴출시키기 위해 작성한 조작된 내부 문건과 부당한 입찰과정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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