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앞에서 서로에게 선물할 책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 시장은 안 의원에게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를 안 의원은 박 시장에게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선물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3개월 만에 다시 만난 안 위원장과 박 시장은 대회를 마친 뒤 오후 3시 40분 광화문광장 희망나눔장터에서 다시 만났다.

광화문 북쪽광장에서 박 시장과 만난 안 위원장은 “1주일 전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발기인대회를 세종홀에서 했는데 정말 보기 좋았고 걸어보고 싶어 박 시장님께 제안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학 장터, 성수동 수제화 장터, 보부상 장터를 차례로 돌며 협동조합과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 힘으로 표현되는 하드 파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정보과학이나 문화·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의미하는 ‘소프트파워’의 역할에 대해 공감했다.

이어 교보문고에 들어선 두 사람은 각각 도서 검색기에서 안 위원장은 이탈노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박 시장은 송호근 교수의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등을 각각 사서 각자 계산하고 서로에게 선물했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젊은 여행자 마르코 폴로와 황혼기에 접어든 타타르 왕국의 황제 쿠빌라이가 55개 유토피아에 대해 나누는 대화,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는 베이비부머의 죽음, 일, 취미에 대한 깨달음을 통한 독립에 대해 다룬 책이다.

안 위원장은 “박 시장님이 이 책을 보시면서 서울이 지금 어디쯤 와있고 꿈꾸고 만드는 도시는 어떤 모습일지 많은 영감을 받으시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박 시장은 “서울만 해도 베이비부머가 150만 명인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니 안 의원님께서 국회에서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서울시장 야권 후보 문제로 서로 냉랭했으나 안 위원장이 야권 통합신당에 참여하면서 ‘해빙 모드’로 접어들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안 위원장은 “박 시장께서 2년 여 동안 노력을 열심히 하셨고, 저도 시정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이날 만남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으며, 박 시장은 “정치는 특별한 게 아니라 사회를 혁신하고 시민의 삶을 보호하는 일”이라며 “이제 한 배를 확실히 타게 됐는데 전 지방정부에서, 안 의원님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그리고 박 시장은 ‘오늘 안 위원장과의 만남으로 사실상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알 수 없지만 이제 같은 당이 됐고 전부터 저는 결국 바다에서 하나로 이뤄질 것이다, 미래가 같다고 말씀드려왔다”며 “결국 같은 길을 가게 되지 않겠나”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