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연극 ‘100% 광주’, 무대 위에 100% 도시를 구현
현재 광주에 살고 있는 세 살배기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시민 100명이 주인공
안창현기자 |
2014.04.09 11:09:19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의 100% 도시 연작 프로젝트, 외국 공연 모습. (제공=문화체육관광부)
2008년부터 시작된 독일 아티스트 그룹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의 도시 연작 프로젝트이다. 도시 연작 프로젝트는 무대 위에 도시의 축소판을 구현하는 데서 시작한다.
성별, 나이, 가족 형태 등 인구통계학적 수치를 바탕으로 찾은 1명의 주인공이 인구통계학적 수치와 일치하는 자신의 지인을 또 다른 주인공으로 만들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다. 최종적으로 선별된 100명의 주인공이 모두 무대에 오르는 순간, 100명의 주인공은 도시의 인구조사통계 수치를 대변하는 개체이자 사회적 관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도시 공동체가 된다.
이번 ‘100% 광주’ 또한 광주 시민 100명이 주인공이 되는 공연이다. 이들 모두는 전문 배우가 아닌 현재 광주에 살고 있는 실제 시민 100명으로 이루어진다. 공연의 한 관계자는 “공연의 묘미는 최연소 주인공인 세 살배기가 구현하는 광주다”라고 귀띔하며, “작품은 99%다. 관객이 100% 광주를 완성해 달라”라고 말했다.
전문 배우가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사전에 쓰인 대본도 없이, 무대 밖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현대 연극의 새로운 흐름을 ‘다큐멘터리 연극’이라고 한다. 다큐멘터리 연극은 기존의 ‘드라마’에서 탈피하여 현실 속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사건이나 이야기들보다 동시대의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는 다큐멘터리 연극은 현실 속 생활인들과 함께 구체적인 상황과 특정 장소를 소재로 공연을 펼치며 현실과 허구의 간극을 허무는 실험을 한다.
▲독일 아티스트 그룹 리미니 프로토콜의 헬가르트 하우크, 슈테판 카에기, 다니엘 베첼. (제공=문화체육관광부)
다큐멘터리 연극의 세계적인 선두주자인 리미니 프로토콜은 헬가르트 하우크(Helgard Haug), 슈테판 카에기(Stefan Kaegi), 다니엘 베첼(Daniel Wetzel)이 함께 한 독일의 아티스트 그룹이다. 그들 작업의 핵심은 우리의 현실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새로운 연극 형식을 개발하는 것에 있다.
리미니 프로토콜은 현실과 허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독특한 다큐멘터리 연극 작업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국내에도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제1권(Karl Marx: Das Kapital, Erster Band)’(페스티벌 봄)과 ‘콜 커타(Call Cutta)’(백남준아트센터)가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부터 6개월이 넘는 제작 기간 동안 이미 국내 공연계에 뜨거운 관심을 받아온 ‘100% 광주’는 리미니 프로토콜의 100% 도시 연작의 국내 첫 공연으로, 2015년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예술극장의 개관준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측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민들은 작품의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동안 처음에는 ‘나’에서 시작한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점차 ‘공동체’인 우리의 이야기로 확대되는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100% 광주’는 광주에서 19일과 2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서울에서 26일과 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아시아예술극장 홈페이지(www.asianartstheatre.kr)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는 062-410-3633(아시아문화개발원).
안창현 기자 isangahn@cn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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