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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진도해상서 침몰…300여명 사망실종

정부발표 ‘오락가락’…학부모 ‘오열’…민·관·군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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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찬대기자 |  2014.04.16 18:49:37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승객들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사진=연합뉴스)

승객 477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가운데 실종되거나 생사가 불투명한 승선객은 모두 29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침몰된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24명과 교사 14명, 승무원 30명, 일반 승객 등 477명이 타고 있었다. 낮 12시20분께 세월호는 상당수 승객을 선체에 둔 채 완전히 침몰했다.

현재까지(오후6시30분) 164명이 구조되고, 3명의 사상자가 확인됐지만, 침몰한 선내에 다수의 승객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 사망자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침수가 시작되고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어둠 속에서 우왕좌왕한 상당수 승객들이 배 밖으로 미처 탈출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조된 한 승객은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과 학생들이 우왕좌왕하자, 방송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자리에 앉아서 안정을 취하라’는 방송이 나왔다”며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고, 다행히 저는 로비에 있어 빨리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원高 학부모 ‘오열’…정부발표 ‘오락가락’

여객선을 타고 인천에서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의 표정은 시종일관 침통했다. 특히, 정부의 오락가락한 발표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오열과 분통을 쏟아냈다.

경기도교육청은 사고가 발생한지 2시간여 후인 오전 11시9분께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이라는 문자를 전송했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잘못된 정보를 발송한 것이다.

중앙대책본부도 이날 오전 “총 368명을 구조·확인했으며, 107명은 생사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제2차관은 오후에 다시 공식 브리핑을 갖고 “구조가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는다”며 “368명 구조는 착오”라고 밝혔다. 정부는 단원고 학생 77명을 구조하고, 1명이 사망했다고 재발표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특히, ‘전원 구조’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한숨 놓은 단원고는 재발표가 나오면서 ‘눈물바다’로 바뀌었다. 거세게 항의하던 학부모들은 곧바로 진도로 향했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이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전남 진도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고 어떻게 났나…학부모 “무리한 항해” 성토

이날 침몰될 ‘세월호’는 정원 912명(6825톤급), 전장 146m, 선폭 22m, 선속 21노트의 비교적 규모가 큰 여객선이었다. 아직까지 뚜렷한 침몰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암초에 걸렸을 것이란 추측이 높게 점쳐진다.

침몰된 여객선은 좌현으로 기울어져 2시간 만에 가라앉았다. 애초 조난신호를 보냈을 때 승객 대부분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물이 차올랐다.

구조된 사람들은 사고 당시 무언가에 충격을 받아 선체가 기울어졌다고 증언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짙은 안개로 인해 암초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며 여객선이 항로를 이탈해 암초지대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진교중 전 해난구조대장은 YTN에 출연해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암초에 정면으로 부딪힌 경우 저렇게 되지 않는다”며 선체 좌현 쪽에 암초가 걸려 선체가 찢어지면서 물이 차올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항로이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 전 구조대장은 “항로를 설정할 때 해양수산부 인가를 받는다. 그 항로는 굉장히 안전한 항로”라고 전한 뒤 “지름길을 택한 건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선박이 침몰했다는 점에서 선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러 추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확한 사고 경위는 인양작업이 본격화된 이후에나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은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항해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총 운항시간(인천-제주)이 13~14시간인 세월호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인천을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서해상의 짙은 안개로 2시간30분가량 늦은 오후 9시께 출항했다. 무리한 운항과 함께 입항 시간을 당기기 위해 과속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단원고 학생의 한 학부모는 “어젯밤에 아들이 전화로 ‘안개가 심해 못갈 것 같다’고 했다가 다시 전화하니 ‘그냥 출발한다하더라’고 했다”며 “학교 측이 위험한 상황에서 수학여행을 강행해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목포해경 대원들이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 직전 세월호 승객 구조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거센 물살에 구조작업 난항…민·관·군 총동원

오전 8시58분께 조난신호를 받은 해경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해군·소방·경찰·해경 헬기 16대와 선박 24척이 급파돼 구조작업에 나섰고, 해난구조대 SSU, 특수전 요원 UDT/SEAL이 투입됐다. 주변 해상에서 조업하던 민간 선박들도 구조작업을 도왔다.

여기에 서해상에서 정기적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미국 해군 상륙강습함정 본험리차드(Bonhomme Richard)함도 여객선 침몰 현장으로 향하는 등 전방위적인 구조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여객선 침몰 사고 해역에는 해난구조대와 특수전단 요원 등 170여 명과 육군 특전사 요원 150명 등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지점의 물살이 거세 구조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침몰 지점은 조류가 센 지역”이라며 “시기상으로도 음력 17일인 오늘은 유속이 초당 2.5m 가까이 되는 등 빠른 때”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현재 수중 시야가 20cm에 불과하고 유속도 시속 8km 정도로 매우 강해 잠수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는 천안함 구조보다 바닷속 환경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수심이 얕은 부분만 우선 선체 수색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재 오후 6시30분을 넘겼고, 사고 발생 9시간이 훨씬 지났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민·관·군 모두 총동원됐지만, 여건상 구조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 구조작업은 어느새 수색작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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