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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첨단 문화도시 서울의 ‘딱’ 두 가지 얼굴

서울아트시네마와 ‘소녀무덤’, 혹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어벤져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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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창현기자 |  2014.04.17 14:10:35

▲문화부 안창현 기자

지난달 13일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 글이 서울천만인소에 올라왔다. 서울천만인소는 천만의 서울 시민 누구나 서울시정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는 온라인 청원 창구다. 이 곳에 올라온 청원은 30일간 천명 이상의 시민이 지지하면, 관련 논의를 거쳐 서울시에서 정책 등에 반영된다.
“현재 서울아트시네마는 매우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본래의 목적인 영화를 수집, 보관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극장 운영조차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2002년 개관한 서울아트시네마는 국내 유일한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미 2006년부터 서울아트시네마 운영 지원과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에 대한 수 차례의 논의와 계획이 끊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서울아트시네마는 ‘극장 운영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왜 그럴까?
2006년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제안으로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는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교체되고 2009년 계획 자체가 무산된다.
이에 2010년 ‘서울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시네마테크 추진위)가 발족하고 2011년 4월에는 서울시의회의 김미경 의원,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시네마테크 추진위가 ‘서울시의 시네마테크 지원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를 바탕으로 12월 ‘영상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고전영화와 예술영화 등을 상영하는 시 관내 전용 상영관을 지원하는 전용관 지원 조례안’(이하 전용관 지원 조례안)이 서울시 본의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시네마테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한 과정은 계속됐다. 2013년에는 ‘서울시 영화산업 및 영상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7월 서울시는 144억 원 규모의 5천㎡,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시네마테크를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네마테크 건립 타당성 연구 용역’, ‘영화인과의 오찬 간담회’ 등의 과정을 거쳐 서울시는 마침내 총 55억 규모의 ‘서울시 시네마테크’ 건립을 위해 2014년 사업예산으로 5억 2천만 원을 책정해 2014년 예산안에 올렸다. 하지만, 서울시의 담당 주무관이 바뀌고 이 예산안은 부결된다.
2006년부터 계속된 이 과정의 결과가, 결국 서울천만인소에 올라온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해주세요’인 셈이다.
이쯤 되면,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최근 떠들썩했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개관이나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 촬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무리하게 추진했던 DDP는 최초 예산의 두 배에 달하는 4천 8백억 원의 예산이 소모됐고, 도심 한복판의 이 거대한 건축물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 많은 사람이 DDP가 개관한 지금까지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에는 시민의 온갖 불편을 감수하며 도로 전면 통제, 버스 노선 변경, 지하철 출입구 폐쇄 등으로 협조하고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로 30억 원 정도가 ‘어벤져스2’ 제작진에 환급되는 와중에 국내 영화 ‘소녀무덤’의 지하철 촬영협조가 불허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됐다.
DDP와 ‘어벤져스2’의 사례가 서울아트시네마나 ‘소녀무덤’과 이렇게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것은 왜일까? 첨단 문화도시 서울의 얼굴이 이렇게 극적으로 두 가지 얼굴을 갖는 이유는 뭘까? 21세기 문화 다양성의 시대에, 일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에서 말이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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