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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월호 사고현장 지원·봉사 "국가적 애도기간 동참"

'좋은 일로 알려진다해도 부담스럽다' 외부행사 연기·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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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4.04.21 17:30:29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프로야구 경기 응원을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경기 중 전광판에 이를 알리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진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은 사고현장 수습을 위해 팔 걷고 나서는 한편, 내부적으로 주요 행사를 연기하고, 임직원들의 골프·음주를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등 자중·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CNB가 주요 대기업들의 사고현장 지원 및 추모 분위기를 살펴봤다.

주요 대기업들, 자숙·추모 분위기 조성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사고 다음날인 17일 그룹내 모든 계열사에 골프와 지나친 음주, 외부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같은 지침은 해외에 체류중이다 3개월여 만에 귀국한 이건희 회장이 공항에서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애도를 표한 직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달 25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학생 토크콘서트 ‘열정樂서’도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그룹은 이 행사를 4년째 진행해왔다. 삼성에버랜드도 이번 주말로 예정되있던 꽃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LG그룹도 대부분의 계열사가 외부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LG전자 후원으로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손연재의 리듬체조 갈라쇼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4’ 행사는 하반기로 연기됐다. 야구장에서 진행했던 포켓포토 이벤트도 잠정 중단됐다.

SK그룹도 추모 분위기를 흐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7일부터 연예인이 등장하는 일부 이동통신 광고를 중단했고, SK증권도 23일부터 진행하려던 금융 고객 대상 이벤트를 무기한 연장했다.

포스코는 19일 예정된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일정과, 서울예고 학생들이 출연하는 포스코 음악회 일정을 취소했다.

LS그룹도 지난 18일 예정됐던 주력 계열사 E1의 창립30주년 기념식을 잠정 보류했다.

경제인 단체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연례 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올해는 아예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주요 행사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객선 '세월호' 인양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삼호중공업의 플로팅 도크(사진: 연합뉴스)

조선업계, 구조·인양작업 지원장비 적극 동원

사고 당일부터 조선업계는 해상크레인 등 구조 활동과 인양 작업에 필수적인 중장비들을 잇따라 사고 현장에 파견하면서 구조 활동에 앞장섰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여객선 인양을 위해 자사의 선박건조 장비 ‘플로팅 도크’를 지원하기로 했다. ‘플로팅 도크’는 바다에 띄워 배가 해상에서 정박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플로팅 도크 외에도 잠수부 15명, 보트 3대, 앰뷸런스 3대, 봉사단 200여 명을 구조현장에 파견하고, 목포 현대호텔을 개방해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원들이 묵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당일인 16일 오후 거제조선소의 해상크레인 ‘삼성 2호’를 사고 해역으로 급파해 21일 현재 사고현장에서 대기 중이다. 18일에는 8000t급 크레인 ‘삼성 5호’ 1척을 추가로 현장에 급파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해상크레인 ‘옥포3600호(3600t급)’ 1척을 사고 해역으로 보냈다.

▲실종자 가족이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팽목항에 각종 자원봉사단체의 부스가 줄지어 서 있다(사진: 연합뉴스)

유통업계, 구호물품 지원·자원봉사단 파견

유통업계도 외부 행사를 대거 철회하고 식료품 지원 및 임직원 자원봉사단 파견을 통해 현장 구호활동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각 계열사 직원들로 구성된 30명의 자원봉사단을 파견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현장에서 매일 2000인분의 음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양말, 수건, 속옷, 세면도구 등 생활용품 2000세트를 추가 전달했다.

신세계도 계열사를 통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 목포점을 통해 생수, 라면, 김치, 휴지 등 비상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했으며, 신세계푸드는 17일 저녁부터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1톤 트럭 한 대분의 구호물품을 보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리털 이불 750장을 보내왔다.

홈플러스는 안산 지역 3개 점포와 목포점에서 생수, 빵, 우유 등 200명분의 식품을 지원했다. 홈플러스는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에 지원캠프를 설치하고 식품과 담요 등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18일부터 구조 작업이 끝날 때까지 임직원 자원봉사단을 운영하며 매일 300명분의 도시락과 컵라면, 즉석밥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생수 2만5000병, 두유 8000개를 지원했으며, 구조작업이 끝날 때까지 지원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계열사 삼립식품을 통해 빵과 생수를 지원하는 한편 호남영업팀에서 자원봉사자를 파견키로 했고, 파리바게뜨는 빵과 생수 1만개씩을 현장 대책본부에 보냈다.

CJ그룹도 CJ헬로비전 호남지역본부 임직원 50명을 봉사단으로 파견했다.

대한항공은 생수 2만5000병과 담요 1000장 등 구호물품을 현장에 보내고, 추가 지원도 계획 중이다.

LG생활건강은 1만여 개의 생필품을 학부모와 가족들이 모여 있는 단원고등학교와 진도 실내체육관에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도 광양제철소를 통해 생필품과 개인위생 용품 등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직원들도 봉사단을 구성해 양말, 속옷 등 생필품도 지원하는 등 현장에서 지원활동을 펼쳤다.

한방생약업체인 솔표 조선무약은 단원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안산 시내 장례식장에 우황청심원 3상자를 전달하고, 실종자 가족이 모여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도 우황청심원액 1000병을 전달하기로 했다.

▲진도군 실내 체육관에 급파된 SK텔레콤 직원들이 이동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사진 제공: SK텔레콤)

이통 3사, 원활한 통신환경 제공에 집중

3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IT업계도 현장 통신 서비스 지원에 힘쓰는 한편, 광고나 외부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사고 발생 당일부터 현장 인근의 기지국 채널을 증설하고, 통신설비를 확충하는 한편 현장에 무료 휴대전화·충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고 당일 인근 해당 지역 기지국의 용량을 2배로 늘리고, 진도실내체육관 및 안산단원고등학교 상황실에 이동기지국을 긴급 배치하는 한편, 담요, 빵, 우유 등 구호 물품도 제공했다.

KT는 16일 사고 직후 현장 인근의 관매도와 하조도에 3G와 LTE 채널 자원을 2배 이상 증설하고, 17일 경기서부 소속 IT 서포터스 15명과 전남고객본부 사랑의 봉사단 45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안산 단원고에도 IT 서포터스 10명, 안산지사 사랑의 봉사단 12명이 적십자사와 함께 찾아 지원 활동을 벌였다.

LG유플러스도 트래픽 분산 장비를 주변 기지국에 증설하고, 이동기지국 3대, 발전차량 1대를 현장에 투입하는 한편, 안산 단원고에도 인터넷 전화, 와이파이, 충전시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들 기업들은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 지원 및 봉사활동 내역을 알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행여 사고를 기화로 자사를 홍보하려한다는 오해를 받을 우려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장비 확충과 현장 지원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3사 모두가 당연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은 활동이) 좋은 일로 알려진다해도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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