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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맞선 카카오, 뉴스·유통·금융 전방위 공세 ‘시동’

[심층분석] 다음과 합병 D-5, 보안취약성 딛고 ‘카카오 세상’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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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9.26 11:23:09

▲최세훈 다음커뮤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지난 5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는 모습의 그림자가 두 회사 로고 위에 드리워져있다. (사진=연합뉴스)

35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있는 (주)카카오가 다음달 1일 다음(daum)과의 합병을 앞두고 뉴스·유통·금융 등 경제 전분야에 걸쳐 획기적인 신규서비스를 쏟아내면서 최대 라이벌인 네이버는 물론 산업계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뉴스서비스 ‘카카오 토픽’이 포문을 열면서 포털뉴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카카오톡으로 송금·결제할 수 있는 ‘뱅크월렛카카오’(bank wallet kakao),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 등이 줄줄이 출시됐거나 서비스 본격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톡 검열’로 불리는 사생활 침해 문제도 새 화두로 등장했다.  (CNB=도기천 기자)

카카오, 다음과 합병 앞두고 신규서비스 '봇물'
3500만 가입자 대상 ‘뉴스서비스’…네이버 긴장
전자지갑 카카오페이, BC·롯데·KB카드 등 제휴
‘카톡 검열’에 ‘사이버 망명’…보안취약성  논란

카카오가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선보인 신규 서비스는 카카오토픽, 옐로아이디, 스토리채널, 카카오페이, 카카오픽 등 5개에 달한다. 다음달에는 ‘뱅크월렛카카오’가 출시될 예정이다. 1주일에 한 개꼴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네이버·네이트 등 포털업계는 물론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4일부터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인 ‘카카오 토픽’의 시범 공개 운영에 들어갔다.

지인들과 특정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은 기본이며 개인화 및 소셜필터링이 반영된 자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들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실시간 뉴스 검색어 1위부터 10위까지를 ‘새로 뜨는 키워드’를 통해 노출해준다. 연예, 스포츠, 시사, 꿀잼(유머)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관심분야별로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입맛에 맞게 순서도 바꿀 수 있다.

이는 사실상 ‘뉴스서비스’와 마찬가지다. 네이버가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포털뉴스 시장에 카카오가 도전장을 낸 셈이다.

기존에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공급하고 있는 제휴언론사들은 ‘슈퍼 갑’ 지위인 네이버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네이버와 별 상관없이 뉴스를 공급해온 110여곳의 인터넷언론, 주·월간지, 커뮤니티 등이 카카오와 콘텐츠 계약을 맺어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뉴스공급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설 경우 메이저급 언론사들도 서비스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카카오톡과 다음을 통해 수천만명이 가입돼 있어 서로 간에 얼마만큼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뉴스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메이저 언론사의 한 간부급 기자는 “의제 선점, 포털 초기화면의 뉴스 배치 등의 권한이 네이버에 있다보니 사실상 네이버가 데스크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 제휴언론사들의 불만이 크다”며 “(카카오토픽이) 인기있는 콘텐츠를 자동 알고리즘으로 공유하는 만큼, 상당수 언론사들이 제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카카오가 지난 24일부터 제공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인 ‘카카오 토픽’. 사실상 ‘뉴스서비스’나 마찬가지라 포털뉴스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토픽 캡쳐)

‘세뱃돈’ 카톡으로 준다

금융분야에서는 전자지갑시대가 열렸다. 카카오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카카오톡으로 10만원까지 송금·결제할 수 있는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를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금융결제원 주도로 국민·신한·우리를 비롯한 전국 15개 은행과 카카오톡이 손잡고 추진 중이다. 

뱅크월렛카카오의 주요 기능은 소액 송금, 온·오프라인 소액 결제, 은행 자동화기기(CD·ATM) 이용 등 3가지다. 기존의 은행계좌와 연계한 뱅크월렛이라는 가상 전자지갑을 만들어 최대 50만원을 ‘뱅크머니’로 충전해 쓸 수 있다.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14세 이상이 이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1대에 1계좌만 허용된다.

충전한 뱅크머니는 하루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송금과 입금 이력도 조회가 가능하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카톡으로 회비를 걷거나 경조사비를 내는 등 일상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창, 직장모임 등 기존 카톡방에서 이 서비스가 일상화될 경우, 모바일 결제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5일 출시된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앱에 신용·체크카드와 결제 비밀번호를 등록하면 스마트폰에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히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BC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5개사가 카카오와 손잡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시 이후 가입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해 20여일 만에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제휴업체인 LG CNS와 함께 가맹점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페이 도입을 확정한 가맹점은 5대 홈쇼핑 채널을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닷컴, 위메프, 교보문고, 배달의 민족, 티빙(tving), 이니스프리 등으로 이르면 10월부터 해당 모바일 사이트에서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확대가 본격화하면 가입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결제서비스들이 자리 잡게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전자지갑이 대세를 이루게 돼 금융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3500만 사용자를 가진 카카오톡 운영 업체인 카카오가 제공하고 있는 각종 모바일 서비스들. (카카오 홈페이지 캡쳐)

다음카카오, 모바일 상거래 장악할까

유통분야에서는 지난 22일 출시된 모바일 쇼핑 앱 ‘카카오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오늘의 특가’ 코너에서 일부 쇼핑 서비스를 해왔지만, 쇼핑 앱을 별도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인과 쇼핑 정보를 나눌수록 할인 혜택이 커지는 카카오픽의 운영 모델은 소셜커머스 초기 형태와 비슷하다.

소셜커머스는 모바일 채널을 발판으로 고속성장하면서 도입 5년차에 주요 유통채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점점 직매입 규모를 늘리면서 SNS를 통한 상품정보 공유 등을 바탕으로 하는 이른바 ‘소셜’ 성격은 퇴색했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공유를 내세운 카카오픽이 등장하자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가 기존에 ‘선물하기’ 등 유사 쇼핑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지각변동을 일으킬 정도의 반향은 없었던 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밖에 중소사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전용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는 9월 현재 7천여명의 사업자가 참여 중이다. 옐로아이디는 가입과 1대1 대화는 무료지만 전체 메시지 발송, 친구추천 광고를 하려면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이처럼 신규 서비스들이 속속 시장에 등장하면서 향후 광고, 상거래 분야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최근 다음과의 합병 발표 기자회견에서 “‘다음카카오’는 IT 모바일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정보, 그리고 생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제공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국내에서 모바일 광고와 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카카오가 확보하고 있는 만큼 3분기에도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봤다.

▲이용석 철도노조 부산본부장이 부산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요청 집행사실 통지서’. 철도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주)카카오로부터 이용석 본부장의 카카오톡 접속 위치를 실시간으로 받았다. (철도노조 제공)

개별 앱 전략, 사생활 보호 ‘구멍’

하지만 보안취약성이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뱅크월렛카카오의 경우 당초 상반기에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기 등의 우려로 보안성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출시가 늦춰졌다.

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정대응’을 주문하면서 카카오톡의 상시감시 가능성이 대두돼 ‘카톡 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전담팀을 설치, 검사 5명과 수사관을 배치했으며, 카카오톡,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간부들을 불러들여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지난해 12월 ‘철도 민영화 저지’ 총파업을 주도한 철도노조 간부와 조합원 검거를 위해 카카오톡 접속 위치까지 추적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카톡 검열’을 우려한 일부 누리꾼들이 독일의 보안 특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카카오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IT업계 한 전문가는 “네이버가 포털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앱보다는 사이트(기존 데스크탑) 안에서 성장하려 했다면, 카카오는 이와 반대로 개별 서비스와 개별 앱 전략을 통해 스마트폰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미래가 밝다”면서도 “이번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에서 보듯 보안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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