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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보험사 ‘수수료 싸움’ 위험수위…소비자 피해 급증

높은 수수료율에 ‘보험료 카드수납 일방해지’…계약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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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신상호기자 |  2014.10.08 16:12:46

▲생명보험사들의 카드수납 중단으로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구글)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들이 수수료율 문제로 카드 수납을 중단하면서 기존 계약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CNB=신상호 기자)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매달 35만원씩 내야 하는 연금보험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달 현금이나 자동이체 납부를 하고 있지만, 월 수입이 적을 때면 보험료를 납입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계약 당시에는 카드 수납을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해당 보험사가 카드사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카드 수납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두 달 이상 연체하면 계약이 해지되고, 납입 보험료를 보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보험료를 내야 한다.
8일 CNB 취재진이 국내 14개 생보사를 확인한 결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ING 생명, 알리안츠 생명, NH생명, KDB생명, IBK연금보험 등 7개 생명보험사들은 카드 수납을 받지 않고 있다. 
카드 수납을 받더라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삼성생명과 동부생명, 라이나생명, 동양생명 등은 순수 보장성 보험에 한해 카드 수납을 하고 있으며, AIA생명은 통신상품만 가능하다. 다만 흥국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모든 상품에 대해 카드 수납이 가능하다. 
생보사들은 높은 카드 수수료율 때문에 카드를 받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생보사들은 평균 3~3.5% 가량 되는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달라고 카드사들에 요구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 
다수의 생보사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0년부터 카드사들과 맺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해지해왔으며 이 같은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보사들은 기존 카드 납부를 해오던 고객에게 ‘카드사와의 계약이 해지돼 카드납이 불가하다’고 통보만 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이날 “카드사들이 보험사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은 백화점이나 골프장에 적용하는 수수료율보다 훨씬 높게 책정했다”며 “수수료율의 형평성 문제와 보험료 인상 등의 요인 때문에, 카드 수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카드 수납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임에도 과도하고 높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며 “정부에서 문제가 났을 때 정리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정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보험사들이 카드수수료를 구실로 계약자의 불편을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는 고객 편의를 위해 카드 수납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카드 수납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인데, 보험사들이 고객의 편의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카드 수납도 일종의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높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보험사에서 굳이 수수료를 떼고 카드 수납을 받지 않더라도 이윤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평균 카드 수수료율에 비하면 대형 회사인 생보사들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높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의 텔레마케팅 사무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7개 생보사 카드 납부 중단…계약자에 ‘일방 통보’
생보사들은 생명보험 상품은 원칙적으로 카드 수납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 상품은 연금보험 등 장기 저축성 상품이 많다. 은행 예금을 카드결제나 외상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생명보험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생보사들의 주장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카드 수납을 하게 되면 고객이 실제 금액을 납부하기까지 최장 45일이 걸린다”며 “저축성 보험 상품에 대해 외상 거래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생보사 측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통상 고객이 카드 수납을 하게 되면, 결제 다음날 보험사로 현금이 입금된다. 고객이 카드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더라도 그 부담은 보험사가 아닌 카드사가 안게 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현금을 받고, 그에 따른 리스크는 카드사들이 지게 되는데,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카드 수납을 하게 되면 오히려 보험사들은 안정적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애초에 카드 수납을 받지 않았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보험소비자연맹 이기욱 국장은 “생보사 주장대로 원칙적으로 안 되는 문제였다면, 애초부터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지키지 않았던 원칙을 이유로 결국 자기 이익만 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드 납부를 받지 않는 생보사들은 이 같은 방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생보사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카드 납부를 다시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A씨는 “원래 계약할 당시 카드 납입이 된다고 해서 가입을 했었는데, 갑자기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매달 보험료를 납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기욱 국장은 “(보험상품을) 카드 납부하는 사람은 자영업자 등 저소득 계층이 많다”며 “결국 생보사들과 카드사들의 이익 챙기기 싸움에 애먼 소비자만 등골이 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CNB=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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