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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자구계획 ‘마침표’ 현대증권…누구 품에 안길까

시총 4위 6000억대 매물…오릭스 vs 파인스트리트 ‘용쟁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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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1.27 09:27:52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이 90%이상 진척된 가운데 26일 현대증권 본입찰이 시작됐다. 현대증권 매각이 성사되면 현대그룹은 채권단과 합의한 자구계획안을 완료하게 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왼쪽 두번째부터) 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두 차례나 연기됐던 현대증권 매각이 26일 본입찰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 주관사이자 현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입찰 가이드라인을 공개하지 않아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일본계 사모펀드(PEF)인 오릭스와 국내 PEF인 파인스트리트가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해 새롭게 등장해 인수전을 달궜던 중국 푸싱그룹은 마지막 단계에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도기천 기자)

현대그룹 자구계획 1년만에 8부능선 넘어
현대증권 매각되면 이행률 100% 초과달성
일본 오릭스에 신생 파인스트리트 ‘도전장’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25.9%) 등 모두 36%가량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매각 가격이다. 산업은행이 마지 노선을 밝히지 않아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장부가 수준 이상에서 가격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의 시가총액 수준인 1조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현대증권의 장부가는 6100억원 수준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나 본입찰을 미룬 바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애초 이번 매각이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재무개선 약정에서 비롯된 만큼, 주채권금융사인 산업은행이 장부가 이상은 돼야 매각을 성사시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추가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에 의해 비롯됐다.

당국은 지난해 초 대기업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에 의해 관리되는 42개 주채무계열 기업 중 유동성이 좋지 않은 14개사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약정 체결 기업은 한진 금호아시아나 동국제강 동부 STX조선해양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한라 STX SPP 현대 대성 현대산업개발 등이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에 따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는 현재 국내에서 OBS저축은행과 스마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특히 작년 7월 현대그룹 물류부문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한데다 현대증권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공동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가(家)와의 오랜 인연을 배경으로 인수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쟁사인 파인스트리트는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을 지낸 조건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사모펀드다.

설립한 지 채 2년이 안되는 신생회사이지만 2013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해 이름을 알렸다. 파인스트리트는 글로벌 5대 PEF 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투자자(LP)로 참여시켰다.

‘자금조달의 달인’으로 통하는 조 회장은 1970년대에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와 콜럼비아(Columbia) 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금융업에 뛰어든 입지전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영각 전 삼정KPMC회장과 손잡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애초 중국 푸싱(復星)그룹도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발을 뺐다. 푸싱그룹은 본토에서 증권업 운영 경험이 부족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릭스가 인수환경이나 의지 면에서 앞서 보인다”면서도 “파인스트리트는 리먼브러더스와 글로벌 헤지펀드 분야의 실력자인 조건호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 하고 있어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인수희망자가 많지 않아 이번 현대증권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각 초기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 기업들을 유력한 인수자로 전망했으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2013년 동양그룹 사태 이후 금산분리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동양그룹은 계열사인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통해 1조원대 부실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오다 수많은 피해자를 남긴 채 도산했다. 이후 정부는 대기업이 금융사 지분을 소유하는 데 대한 기준과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사진=CNB포토뱅크)

매각 지연돼도 자구계획 ‘이상 무’

설령 이번 매각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더라도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2013년말 유동성 위기 돌파를 위해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현대그룹이 지난해 연말 발표한 자구안 이행 규모는 3조400억원, 이행률은 92%에 달한다.

그동안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해 6천억원을 조달했고, IMM인베스트먼트에 LNG(액화천연가스) 사업부문을 매각해 9700억원을 확보했다. 컨테이너 기기 매각으로 1225억원, KB금융지주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매각으로 4509억원을 마련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803억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170억원 등 자기자본 확충으로 2973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1년간 경영혁신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는 122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도 사라졌다. 

애초 세운 자구계획 중 남은 부분은 현대증권과 남산 반얀트리 호텔 매각이다.
 
행여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경우에 대비해 최근 현대상선은 보통주 3500만주를 발행해 238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CNB에 “현대증권 매각이 지연돼도 현대상선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채권단에게 약정한 재무개선계획을 100%이상 달성하게 돼 유동성 확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상반기 중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CNB=도기천 기자)

                                              <현대그룹 자구안 이행 현황>

▲현대그룹 자구안 이행 현황 (현대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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