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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항상 공짜로 쓴다"…이통3사 사업모델 존폐기로

[심층분석]구글·AT&T 무료 와이파이 속도…KT·SK·LG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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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2.13 09:01:50

▲와이파이 기술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교차되고 있다(사진: 인터넷)

최근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석학이자 경영자인 비벡 와드하가 “무료 와이파이가 이동통신망을 대체할 것”이라는 파격적인 미래 예견을 발표했다. 과연 그의 말처럼 이동통신망은 와이파이에 밀려 사라질 운명일까? 아니면 현재처럼 우월적 지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을까?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미래 네트워크 환경을 점쳐봤다. (CNB=정의식 기자)

와드하 교수 “와이파이 밀려 통신망 사라질 것”
통신사들 “기술 장벽 고려 안 한 추상적 이론”
전문가들 “진화 속도 느려…아직은 이르다”

▲5가지 분야에 대한 파격적인 미래 예측을 발표한 비벡 와드하 교수(사진: Big Think 홈페이지)

지난해 말 미국 싱귤래리티 대학의 창업담당교수 비벡 와드하(Vivek Wadhwa)는 5가지 분야에 대한 파격적인 미래 예측을 발표했다.

제조업이 3D 프린팅의 영향으로 격변을 맞을 것이며, 재무 부문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의 활성화로 은행이나 카드의 역할이 축소되고, 헬스케어는 애플·삼성 등 IT 기업들에 의해 의료혁명이 일어난다. 이밖에 에너지 부문에서는 태양광 등의 성장으로 기존의 발전산업이나 화석연료산업이 축소된다는 그의 예견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마지막 통신 부문에서 와드하는 “유선전화가 모바일에 의해 대체된 것처럼, 데이터가 모바일 산업을 잠식할 것”이라며 “구글과 AT&T 등이 무료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늘리고 있어, 모든 장소에서 와이파이를 통한 무료 전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와드하의 주장대로라면 현재같은 3G·LTE 셀룰러 네트워크를 이용한 유료 이동전화 서비스의 중요도는 급감하게 된다. 이통사 사업모델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셈이다.

무료 와이파이가 전역에 깔린 세상에서는 070전화나 아이팟터치같은 셀룰러 모듈이 없는 단말기로도 기존 이동전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으므로, 단말기 제조사들의 사업구조도 변하게 된다.

이통사를 통해 단말기를 판매할 이유가 사라지므로, 집 전화기나 여타의 가전제품처럼 독자적 유통망을 통해 보급될 것이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아짐으로써 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와드하의 예견처럼 구글 등이 추진하는 무료 와이파이 전략이 이동통신망을 대체할 수 있을까?

▲‘와이파이 우선’ 전략을 추진 중인 구글 본사 사옥(사진: 인터넷)

구글 ‘와이파이’ 도발 성공할까?

일단 구글은 ‘와이파이 우선(Wifi First)’ 전략을 내세우며 이동통신사 영역으로의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와이파이 망을 보조적 역할로만 제한해두는 이통사들의 ‘이동통신 우선(Cellular First)’ 전략과는 정반대의 전략이다.

‘와이파이 우선’ 전략의 대표적 사례로는 구글이 직접 운영중인 미국내 기가네트워크 서비스 ‘구글 파이버(Google Fiber)’의 와이파이 망에 MVNO(이동통신망 재판매) 서비스를 결합하는 코드명 ‘노바(Nova)’를 들 수 있다. 구글은 ‘노바’를 올해 중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열기구를 인터넷 중계기로 활용하는 ‘프로젝트 룬(Loon)’과 인공위성을 활용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엘론 머스크의 로켓 개발업체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 TVWS(TV White Space)를 활용한 통신서비스 개발 등도 그 일환이다.

특히 TVWS는 ‘슈퍼와이파이(SuperWifi)’로 불리며, 와드하의 예견을 실현할 유력한 기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슈퍼와이파이’는 2010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유휴자원이 된 아날로그 TV의 주파수 대역 ‘화이트 스페이스(White Space)’를 와이파이 대역으로 활용할 수 있게 승인하면서 탄생한 용어다. 이론상 최대 160km까지 도달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와이파이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협소한 커버리지를 해소한 이 기술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영국, 인도 등 각국 정부의 공공 와이파이 확대 전략에 맞춰 시범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구글은 와이파이 핫스팟 간의 자동로밍을 가능케하는 ‘핫스팟 2.0’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이통망과 동일한 수준의 끊김없는 접속망을 와이파이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같은 구글의 다각적인 이동통신분야로의 진출 시도는 기존 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새로운 경쟁환경을 촉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통사·제조사, 이해관계 제각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3대 이동통신사는 한 목소리로 와드하의 예견을 “소설같은 얘기”라며 일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근거리 통신망 기술로 LTE, 3G 등 이동통신과 다르다”며 “형태는 바뀔 수 있지만 이동통신의 개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CNB에 전해왔다.

KT 관계자 역시 “현재 기가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은 이동통신망이고, 와이파이는 보조 역할”이라며 “무료 와이파이망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동통신망 대체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와이파이 규격 중 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802.11af, 동시 수용 장치 수를 늘인 802.11ah 등 다양한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모든 무선 기술이 802.11 기반 와이파이 기술로 통합될 것이라 보는 사람은 없다”며 “이동통신 기술 역시 LTE-M(M2M), LTE-D(Device to Device), LTE-U(Un-license), LTE-B(Broadcasting) 등 포지셔닝을 넓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고비용·고성능의 프로토콜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민감한 사안이라 어떠한 의견도 발표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는 이통사와의 ‘공생 관계’ 때문으로 짐작된다. 

▲‘슈퍼와이파이’ 솔루션 개념도(사진: 데칼 와이어리스)

전문가들 “기술적 차이 커…각기 발전할 것”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부분 비슷했다. 와드하의 예견이 길게 보면 맞을 수도 있지만, 각 기술의 차이와 특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근시일내에 와이파이가 이동통신을 밀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의 통신·휴대폰 담당 송은정 애널리스트는 CNB와 통화에서 “와이파이 기술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진화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글 등의 마케팅 툴로는 활용 가능하겠지만, 이통사들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 답변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의 정근호 팀장도 “와이파이와 이동통신은 각각 특징과 장단점이 있는 기술”이라며 “이통망을 대체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로, 상당 기간 현재처럼 이통망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CNB에 전해왔다.

또, “슈퍼와이파이, 핫스팟 2.0 등 와이파이 신기술은 일반 사용자들의 전화나 인터넷 사용을 대체한다기보다는 한창 성장중인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적합한 대안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국내에서 수퍼와이파이(TVWS) 시범사업을 주관했던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정책과의 이종혁 사무관은 CNB와 통화에서 “지난해 제주도에서 제주테크노파크가 중심이 되어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평균 2km까지 커버리지가 확대됐고, 24.5Mbps~38.5Mbps의 전송속도가 구현됐다”며 “LTE 등에 비하면 느린 속도지만 가용 가능한 전파로 충분히 유용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와드하의 예견에 대해서는 “아직은 시범 사업 단계일 뿐이고, 외국에서도 비전은 제시하고 있지만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며 “현실적 장벽, 제도적·기술적 난관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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