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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 딸 해군소위…제2의 '땅콩회항' 될 뻔했다

재벌가 최초 여성 장교, 특박 나왔다 스키장서 부상…SK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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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2.27 11:58:27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딸 민정(24) 씨가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경남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17기 해군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어머니 노소영 씨 손을 잡고 밝은 표정으로 걷고 있다. 노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최씨는 외손녀다. (사진=연합뉴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손녀인 최민정(24) 해군 소위가 설 연휴때 스키를 타다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해군에 따르면 최 소위는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8~22일 사이 특박을 나와 강원도에서 스키를 타다 민간인과 충돌해 왼쪽 무릎 측부인대 파열의 부상을 입고 현재 진해에 있는 해군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B=도기천 기자)

자대배치 앞둔 초급장교 스키 부상 ‘눈총’
재벌3세 최 소위, 특별휴가 배경 ‘의혹’ 
SK ‘최태원 회장 가석방 불똥 튈라’ 고심
해군 ‘재벌 자녀 자진입대’ 홍보계획 차질

해군은 26일 “최 소위가 훈련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부상은 아니라 다음 주부터 보호장구를 착용해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소위는 현재 해군사관후보생 117기로 초급장교 교육과 보직 교육 과정을 수료 중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군의 중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군에 따르면, 최 소위는 다음달 13일부터 진해에 위치한 해군교육사령부에서 3개월간 함정 승선 장교로서 초등군사반 과정을 이수하고, 4월 6일부터는 충무공이순신함으로 배치돼 전투정보 보좌관직을 수행하게 된다.

최 소위가 배속된 해군 1급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은 KDX-Ⅱ 4000t급 전투전대 지휘통제함으로서 호송 전단 및 전투전대 대공엄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한국 최초의 스텔스 구축함으로 생화학, 방사선 공격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최 소위는 작전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군의 핵심 임무 수행을 앞둔 초급장교가 민간인들과 어울려 스키를 타다 부상을 입은 것을 두고 시선이 곱지 않다. 보직 배치를 앞둔 전략 장교로서 부적절한 ‘취미 활동’이었다는 비아냥과 함께 재벌3세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함께 클로즈업 되고 있다. 특별휴가를 의미하는 ‘특박’을 받게 된 배경도 석연찮다.

지난해 연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회항’ 사건 이후 재벌가 3세들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의 26일 발표에 따르면, 두 기관이 공동으로 지난해 12월22일부터 1월16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게 ‘기업 호감도’를 물은 결과 ‘기업 호감 지수’가 100점 만점에 44.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대비 2.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04년 하반기(44.4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사장 등 3세 기업인들은 일체 대외활동을 자제해 왔다.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거나 뒤로 미루는 등 몸을 사렸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눈길을 끈 이가 최 소위였다. 최 회장의 둘째 딸인 최 소위는 남자들도 군대 가기 꺼리는 풍토에서 지난해 9월 해군사관학교 사관후보생으로 자진 입대해 혹독한 훈련을 마치고 그해 11월 함정병과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비슷한 시기에 터진 땅콩회황 사건이 재벌3세의 갑질 횡포를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면, 최 소위는 친기업 정서를 불러온 주인공이 됐다. 두 사람이 비교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최 소위는 어린시절부터 재벌 집안 티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교시절 신분을 속이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벌었다. 하루 11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던 와인 바에서는 잔을 너무 많이 깨 쫓겨난 경험도 있다고 한다.

최 소위는 재벌가 첫 ‘여성 장교’라는 이슈에 더해 편안한 삶을 버리고 군대라는 힘든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해군은 이례적으로 최민정 소위의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등 재벌가 3세의 자진 입대를 통해 사기를 진작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스키장 부상으로 이런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해군이 공개한 최 소위의 훈련 모습. (사진=해군)

이처럼 이미 언론의 집중시선을 받고 있던 최 소위였기에 이번 스키장 사건을 바라보는 눈길이 불편하다.

다행히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아 임무 수행에 큰 차질은 없다지만 근무지를 벗어난 상태에서 자칫 큰 부상을 당했다면 ‘불편한 안보의식’과 함께 ‘재벌가 3세’ 논란이 일지 모를 일이었다.

해군은 이례적으로 최 소위의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등 재벌가 3세의 자진 입대를 통해 군(軍) 사기를 진작하려 했지만, 이번 스키장 부상으로 이런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더구나 최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최 소위의 삼촌)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6월을 확정 받아 복역 중이다.

SK는 대관팀을 총동원해 정․관계를 상대로 최 회장 등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월 법정구속된 최 회장의 만기출소 시점은 2017년 초이지만 ‘형기의 3분의 1’을 채워야 한다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고, 재벌 총수로서는 역대 최장기로 복역했다는 점에서 특사나 가석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연말 성탄절, 올해 설과 삼일절 특사 등 여러 번의 사면·가석방 기회가 있었지만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거품이 됐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인 신분인 최 소위의 이번 부상은 SK그룹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자대 배치를 앞둔 초급장교가 스키를 타다 부상당했다는 게 군의 사기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지만, 최 소위가 워낙 성실하고 군인정신이 투철한 것으로 알려져 그나마 말이 커지진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CNB에 “최 소위는 SK 소속이 아닌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그룹차원에서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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