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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삼성페이’에 두 손 들었다…모바일 결제 지각변동

[심층취재] 기로에 선 카드사들, 삼성과 ‘윈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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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3.06 11:47:59

▲삼성페이가 기존 카드단말기에서 결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플라스틱 카드시대가 점차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카드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삼성페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신제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통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대형카드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가 본격화 되면 그동안 카드사들이 주도해온 플라스틱 카드 결제 기능의 상당부분이 삼성으로 넘어가게 된다.

‘결제 영역’을 내주게 된 카드사들이 대책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본격적인 ‘전자지갑’ 시대가 시작되면 카드사와 삼성이 ‘윈윈’ 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카드사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카드사들 ‘현금서비스 수수료’ 줄게 돼 타격 
그래도 대세 역행 못해 삼성과 앞다퉈 제휴
삼성페이, 기존 카드단말기 활용 ‘최대 장점’

 
삼성페이는 갤럭시S6시리즈 사용자들이 삼성전용 앱스토어 ‘Galaxy Apps’에서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설치한 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들을 이 앱에 등록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플라스틱 카드 없이도 카드사와 제휴된 전국 어느 가맹점에서나 기존 카드결재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결제 기능 외에도 각종 멤버십카드를 등록해 포인트를 적립, 사용도 가능하다. 플라스틱 카드 기능을 전면 대체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존 앱카드(삼성월렛 등)와는 차원이 다르다.
 
카드사들은 자신들의 고유영역인 플라스틱 카드가 사라지는데 대해 내심 초조해하면서도 삼성과 제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갤럭시6시리즈 사용자들이 대부분 ‘플라스틱’을 버리고 ‘전자지갑’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6개 앱카드협의체(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NH농협카드)와 BC 우리 하나 등 총 9곳의 카드사가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었다. 삼성은 단시간에 사실상 국내 카드업계 전체를 제휴사로 끌어들인 것이다. 

삼성이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공개한 삼성페이 기능을 보면, 전형적인 핀테크(금융+IT) 시스템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는 물론 MST(마그네틱보안전송)와 바코드 방식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NFC만 지원하는 애플페이보다 범용성이 더 높은 게 특징이다.

앞서 삼성은 MST 특허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루프페이를 인수, 이를 삼성페이로 발전시켰다. 미국은 물론 한국 상점에서 보편적인 결제 수단이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이기 때문에 대중성 확보를 위해선 MST 기술이 긴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NFC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미국이 10% 미만, 한국은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두 나라 모두 90%에 달하는 가맹점들이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결제수단으로 쓰고 있어 삼성페이는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플라스틱카드 없이도 일반가맹점에 설치된 NFC결제단말기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카드를 내놓은 하나카드까지 삼성페이와의 제휴에 참여한 것은 이처럼 MST가 보편화 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NB에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를 사용하는 가맹점은 별도의 기기 설치 없이 기존 단말기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한데, 이 점이 가장 획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가 ‘갤럭시S6’와 ‘갤럭시 S6 엣지’를 공개하고 있다. 삼성은 이들 신제품에 모바일 결재 수단인 삼성페이를 탑재할 계획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플라스틱 결제 시대 끝?

보안성이 강화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는 비밀번호 입력 기능이 없어 본인 외에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분실 시 ‘도용 결재’로 인한 피해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이중·삼중의 보안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비밀번호, 잠금장치(lock), 지문 등을 통해 본인 외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이 경우, 여러 차례의 본인확인 과정을 거쳐야 돼 번거로울 수 있다. 삼성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본인 스스로 보안단계를 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문제에 대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쪽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해도 결재가 이뤄지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지문인식과 암호입력을 거쳐야만 결재가 되도록 할 수도 있다. 본인 취향에 따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종 삼성전자 B2B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된 일회용 토큰 정보를 보내면 제휴를 맺은 카드사나 은행이 이걸 해석해서 결제하는 방식”이라며 “삼성의 지문인식 기능과 더불어 녹스(KNOX)까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스는 삼성이 2~3년에 걸쳐 개발한 보안 솔루션으로 미국, 핀란드, 러시아 등 주요 국가 정부로부터 보안성 공식 인증을 받은 플랫폼이다. 삼성페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처음 내장됐는데 실시간으로 운영체제(OS) 보안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자체가 애플의 ‘IOS’보다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점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삼성페이 안 쓸 수도 없고…카드사 깊은 고민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국내 카드업체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보안성과 편의성이 플라스틱 카드 보다 월등해 각종 카드사고가 줄게 돼 비용절감 및 소비자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카드제작에 소요되는 비용도 줄고, 소비자들은 지갑 부피가 가벼워져 편리하다. 분위기를 잘 타면 소비 촉진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사각형 플라스틱’에 대한 미련도 여전하다. ‘플라스틱’은 카드사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끈이었다. 하지만 삼성페이가 활성화되면 연결고리가 스마트폰을 만든 삼성으로 넘어간다. 삼성이 성공하면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도 전자지갑을 내놓게 돼 입지는 더 쪼그라들게 된다.

특히 현금서비스 등 카드금융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플라스틱 카드 시대에는 자동입출금기(ATM)에 들러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실물 카드가 사라지면 이 시장이 고스란히 모바일 대출업체로 넘어갈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수익 중 상당부분이 ATM을 통한 현금서비스 수수료에서 나온다”며 “이 시장이 모바일로 넘어가면 카드사 수익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삼성페이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없지만, 향후 카드사들과 긴밀히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 ‘삼성 갤럭시 언팩 2015’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이 ‘갤럭시S6’와 ‘갤럭시 S6 엣지’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카드-삼성페이 마케팅 생각없다”

삼성 측은 카드사들로부터 삼성페이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제조사가 프로그램 제휴비 명목으로 카드사에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복합할부 수수료 분쟁 때처럼 나중에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삼성과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페이를 통한 삼성카드의 시장독과점 우려도 있다. 삼성카드를 삼성페이에 탑재하는 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이 진행될 경우, 다른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카드 마케팅은 되레 (독과점 논란으로)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종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때 “삼성페이를 통해 기프트카드를 발행하거나 여러 광고 사업을 하는 효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페이는 당분간 미국과 국내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아직 글로벌 무대보다는 일단 커버리지가 90%까지 나오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은 미국 금융사들은 비자, 마스터카드를 비롯해 US뱅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등 10여 곳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카드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삼성페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미국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페이는 일부 카드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앱카드는 물론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결재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삼성과 카드사들이 서로 욕심내지 않고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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