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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간다]안심전환대출 은행엔 안심과 불만이 교차

연리 2.6%대 시행 이틀째…'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나' 역차별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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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3.26 11:20:21

▲평일에 비해 오히려 사람이 줄어든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시중은행 풍경(사진: 정의식 기자)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틀째를 맞은 25일 시중은행의 대출창구는 첫날에 비해 다소 한산해보였다. 그러나 은행에 들어서자 연리 2.6%대 저리 대출로 갈아타고자 하는 고객들의 상담 전화와 문의는 끊이지 않았다.

서울 서교동 신한은행 영업점은 오전 9시 문을 열기 무섭게 고객 대여섯 명이 입장해 대출 창구로 발길을 옮겼다. 이들은 대부분 전일 상담을 마쳤으나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은행측의 연락을 받고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었다.

은행에서 만난 한모(45)씨는 “전날 상담을 받았고, 대출 신청서 작성을 완료했지만 수정할 사항이 생겨 다시 방문했다”며 “저녁까지는 결과가 나온다는데, 서류 심사를 통과할 경우 현 3%대의 이자가 2.6%대로 낮아지므로 살림에 조금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또 “변동금리 대출이라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 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이번에 낮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면 시름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향후 금리가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2.6%보다 더 낮아지면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도 된다”며 “이 때문에 5년마다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할지, 남은 기간 내내 금리가 고정되는 기본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고객 최모(61)씨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아침부터 부랴부랴 달려왔는데 대출 대상이 아니라고 하니 허탈하다”며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약 2억원 상당의 대출을 3%대 고정금리, 원리금 상환 방식으로 20년에 걸쳐 갚아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3%대 고정금리라도 이자만 갚는 상황이었으면 이번에 2%대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었는데, 무리해서 원리금 상환 방식을 택한 것이 오히려 이번에 불이익으로 다가왔다.

“어려운 살림속에 열심히 가계부채를 줄여온 우리같은 가구가 정작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호소했지만, 대출창구 담당자로부터 “정부가 정한 사항이라 저희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고객들만 대기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 소재 한 시중은행 내부(사진: 정의식 기자)

이렇듯 비슷한 3%대의 대출을 안고 있는 가구라 하더라도 변동금리 대출자 또는 고정금리 대출자 중에서도 원금이 아닌 이자만 갚고 있어야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정부가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이처럼 특정 요건으로 제한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은행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안심전환대출이 가계부채를 안정화·연착륙시키자는 큰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 중 이자만 상환하는 분들의 경우 원금과 이자까지 상환하게 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주 대상이 된 것”이라 설명했다.

고정금리로 원리금 상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대상이 되지 않은 것도 “고정금리로 이자만 갚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이미 가계부채를 줄여나가고 있는 분들이라 정부는 이 분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며 “당사자들은 이번에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변동금리는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만약 금리 인상이 된다면 안그래도 심각한 수준인 가계부채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장기고정금리체제로 가겠다는 기본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그래도 미국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우리 금융환경의 특성상 미국발 양적 완화가 시작되면 금리 인상은 불보듯 뻔한 일이고, 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이같은 의문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금이 사상최저금리시대인 것은 맞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최근 1.75%대로 인하됐는데 2% 밑으로 인하된 것은 최초”라면서도 “금리가 인상될지 인하될지는 누구도 추측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안심전환대출이 은행권에 갑작스럽게 업무량만 가중시키고 실질적으로는 개별 은행에 손해로 다가올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익만 놓고 보면 손해가 맞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부채 악화를 줄일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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