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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제5정유사’ 진입 고민중…SK·GS 등 '텃세' 돌파하나

[심층취재]삼성토탈 인수 초읽기…김승연 회장은 정유업에 남다른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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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3.27 10:22:39

▲한화그룹의 삼성토탈 인수가 내달 중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지며 ‘제5 정유사’가 등장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위)와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에 위치한 삼성토탈 서울 사무소. (사진제공=연합뉴스)

한화그룹의 삼성토탈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제5의 정유사가 등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여파로 한화에너지(구 경인에너지)의 인천 공장과 유통망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하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4사 체제(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로 굳어진 국내 정유업계 판도에서 한화의 이번 M&A가 어떤 지각변동을 야기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CNB=허주열 기자)

삼성토탈 인수 4월 중 마무리
정유업계 16년 만에 5사 체제 
한화 “인수 후 사업성 검토”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지난해 11월 결정된 삼성토탈 인수를 당초보다 2개월가량 앞당겨 내달 중으로 M&A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삼성토탈은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와 파라자일렌 등 화성제품, 항공유·휘발유·연료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알뜰주유소에 휘발유·경유 등을 공급하기 시작한데 이어 석유 대리점 확대를 통해 ‘제5 정유사’로의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기존 정유 4사는 2013년 삼성토탈의 대한석유협회 회원 가입을 막으며 삼성의 정유업계 진출을 경계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에서 한화로 간판을 바꿔달고 다시 신청서를 낸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가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한 한화에너지가 석유협회 출범 당시 창립 멤버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토탈은 지난해 초경질원유를 정제해 나프타와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콘덴세이트분해시설을 완공해 휘발유 450만배럴, 경유 800만배럴, 항공유 1500만배럴 생산능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김승연 회장의 정유업에 대한 애정이 크다. 김 회장은 16년 전 한화에너지를 매각하며 “마취도 않고 수술하는 심정”이라며 정유업에서 철수하게 된 데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존 알뜰주유소를 한화 브랜드화하는 방식으로 한화가 국내 정유사업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도 조만간 알뜰주유소를 민간에 이양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1만2470개 주유소의 폴(브랜드)을 보면 SK이노베이션 31%(3898개), GS칼텍스 22%(2756개), 현대오일뱅크 18%(2191개), 에쓰오일 16%(1983개), 알뜰주유소 및 자가 상표 주유소 13%(1642개) 등이다.

한화가 알뜰주유소와 개인사업자들을 끌어안을 경우 단숨에 에쓰오일에 근접한 유통망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충남 대산에 위치한 삼성토탈 석유화학공장. (사진제공=삼성토탈)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화가 과거처럼 정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정유사들이 매년 정유부문에서 보는 적자를 석유화학 제품이나 윤활유를 팔아 번 돈으로 보전하고 있고, 정유시장이 많은 돈을 투자해 새로 뚫고 들어올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 석유제품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자생력 강화 등으로 지난해 정유 4사의 정유부문 적자폭은 2조5000억원을 넘겼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종인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7월 배럴 당 108달러에서 현재는 55달러(26일 종가 기준)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고, 정유사들은 중국 시장 축소에 따른 탈중국화를 다각적으로 모색 중인 것이 정유업계의 현실이다. 

기름 팔아 큰돈을 번다는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된 것이다.

일례로 업계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급격한 실적 악화로 매출 65조8757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2241억원을 기록하며 3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7938억원, 영업이익은 1조6069억원 감소한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13년에도 영업이익이 전 회계연도 대비 18.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36% 감소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이 수백억원대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장기간 구속 수감 중인 상황에서 SK텔레콤과 함께 SK그룹의 양대 축을 이루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악화는 그룹 전반에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16년 만의 정유업계 재진출 가능성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26일 CNB와 통화에서 “아직 삼성토탈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인수작업을 마친 후 사업성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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