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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판 조현아' 박용성 두산重 회장 사퇴 후폭풍…고소·檢수사 사면초가

[재계 돋보기] 사임 표명 했지만 막말 파장·전횡 의혹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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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4.23 10:40:31

▲21일 중앙대 재단 이사장,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 등을 사퇴한 박용성 전 이사장(사진: 연합뉴스)

중앙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메일로 교수들에게 협박성 막말을 한 박용성(74) 두산중공업 회장 겸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주요 직책을 사퇴했지만 이를 둘러싼 후폭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모욕·협박의 당사자인 교수협의회·교수대표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형사고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검찰도 수사 방침을 확고히 했다. (CNB=정의식 기자)

박 회장, 두산重 회장·중앙대 이사장 사퇴
檢, 적십자간호대 인수 과정 등 수사 착수
교수협 “대학판 조현아 사건” 형사고발

▲김누리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후 중앙대 서울캠퍼스 교수연구동에서 열린 중앙대 교수협의회·교수대표 비대위 기자회견에서 이용구 총장 사임과 박용성 전 이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박용성 전 이사장은 지난 21일 중앙대 재단 이사장과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주요 직책을 전격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과 보직교수 등 20여 명에게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 “그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 등 ‘막말’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된 때문이다. 

박 전 이사장의 사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22일 교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이사장의 막말 파문은 한국 대학사회와 그 구성원을 모욕하고 협박한 ‘대학판 조현아 사건’”이라며 형사고발 방침을 밝혔다. 박 전 이사장이 교수들에게 퍼부은 막말은 명백히 현행법상 모욕죄와 협박죄에 해당하므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것.

특히 이들은 박 전 이사장이 아직 유지하고 있는 이사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직 사퇴 없이 이사장만 사퇴해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박 이사장은 그간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해온 중앙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을 ‘Bidet委(비데위)’ ‘鳥頭(조두)’ 등으로 조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檢, 박 회장 청와대 배경 주목

검찰도 수사에 나섰다.  검찰도 박 전 이사장을 직접 조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소환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중앙대 캠퍼스 통합과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외압 의혹이 제기된 학교 정책에 박 이사장이 전권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중앙대 이사회 회의록 분석과 이태희 재단 상임이사 등 참고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렇게 결론짓고 조만간 박 이사장을 소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유착한 흔적을 상당 부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수석은 두산엔진 사외이사를 지냈으며, 부인이 정식 계약기간이 아닌 때 두산타워 상가를 임대받아 두산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검찰은 특히 중앙대와 학교 법인 사이의 수상한 자금흐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의 비리 의혹 수사가 중앙대와 학교법인의 내부비리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중앙대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흑석동과 안성캠퍼스, 부속병원의 각종 편의시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로 올린 수입 203억원을 법인 수입으로 처리했다. 대학과 법인의 회계를 엄격히 구분한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박 이사장의 신분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번 박 이사장의 전격 사퇴는 박 전 수석의 개인비리에서 시작한 검찰 수사가 중앙대 재단과 자신에게까지 확대된데 따른 부담감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캠퍼스에 걸려 있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 반대 현수막(사진: 연합뉴스)

두산그룹 ‘중앙대 소유권’ 논란

박 이사장이 사임했지만 중앙대와 두산그룹의 관계는 당분간 변함없을 전망이다.

학교 관계자는 “박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것이지 두산그룹이 중앙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2008년 6월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8년 동안 대기업식 구조조정을 중앙대에 적용하면서 교내외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취임 직후 추진한 ‘총장 직선제 폐지’와 ‘교수 성과급 연봉제’는 대학 캠퍼스에 대기업식 문화를 접목한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박 이사장이 사퇴 결정을 내렸음에도 교수와 학생들이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은 “박 이사장의 사퇴가 무조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박 이사장 취임 이후 학교 재정건전성이 악화했는데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무책임하게 그만둔 것은 소위 ‘먹튀’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김재경 학생공동대표위원장 역시 “이사장의 사퇴를 통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학교 재단비리나 구조조정과 관련한 남은 문제에 대해 검찰 조사 등 사실 관계를 명확히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용성(74) 두산중공업 회장은 두산그룹의 창업주 박두병 초대회장의 3남으로 박용곤(84) 두산그룹 명예회장 겸 중앙대학교 이사, 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명예회장, 박용현(73)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서울대학교 이사장,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 박용만(61) 두산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욱(56) 이생그룹 회장 등과 형제간이다.

1940년 9월 11일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마친 후 한국투자금융 상무(1973), 두산식품 전무이사(1974)를 거친 후 동양맥주 대표이사 사장(1984~1989), 오비맥주 대표이사 회장(1994), 두산중공업 회장(2001), 두산그룹 회장(2005) 등을 역임했다.

체육계와 경영자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대한유도협회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국제유도연맹 회장, 대한·서울 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 아시아올림픽위원회 부회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을 맡아왔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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