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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크레이지호스 파리' 내한…예술이냐, 외설이냐

여성 신체에 다양한 빛-영상 입히는 아트누드 퍼포먼스 내한 소식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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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기자 |  2015.04.23 17:54:38

▲프랑스 3대 아트누드 퍼포먼스로 꼽히는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한 장면.(사진제공=더블유앤펀엔터테인먼트)

프랑스 3대 아트누드 퍼포먼스로 꼽히는 ‘크레이지호스 파리’가 65년 만에 내한했다. 여성의 몸을 소재로 순수한 피부 위에 다양한 빛과 영상을 입히고, 거기에 오감을 자극하는 안무를 더한 퍼포먼스로 내한 소식이 알려진 때부터 화제가 됐다.


2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시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도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한국 취재진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미디어에서도 취재 차 공연장을 찾았다.


베일을 벗은 ‘크레이지호스 파리’는 화끈했다. 아니, 특히 한국에서 화끈할 만했다. 8등신의 쭉 뻗은 미녀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몸을 동여매고 있던 가터벨트를 하나씩 푸르고 나중엔 란제리까지 벗어던지며 가슴을 훤히 드러냈다. 여기에 마치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한 여성의 신음소리까지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한국 공연장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분위기에 처음엔 박수가 곧잘 터져 나오지 않았다. ‘이거 위험한데’ 하고 생각되는 순간들도 종종 등장했다. 하지만 무용수들의 몸에 쏟아지는 빛과 화려한 영상, 거기에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어우러져 마치 작은 캔버스에서 등장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순간이 포착될 때가 있었다. 무대 위에서 거울을 활용해 다리를 드러내며 싱크로나이즈를 연상케 하는 장면은 특히 압권이었다.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1930년대 세계적 섹스 심벌이었던 여배우 메 웨스트의 입술을 본뜬 소파를 모티브로 탄생한 ‘르송 데로티즘(Lecon d’Erotisme)’도 눈길을 끌었다. 새빨간 소파 위 무용수의 몸이 더욱 도드라지고 몸짓 또한 관능적이었다.


국내에서의 반응은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몸의 아름다움을 예술로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여성의 성을 상품화한 외설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공연을 기획한 더블유앤펀엔터테인먼트 이병수 대표는 “이 공연이 해외 투어 당시 싱가포르, 마카오 등 아시아 국가에서 짧게 이뤄진 적이 있는데, 역시 외설이라는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굉장히 원초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원초적인 예술에 빛이 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융합시킨 결과물이다. 어떻게 이 공연을 느끼느냐는 관객의 자유다. 어떤 비판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무용수인 애니는 “이 공연은 여성의 아름다운 성을 강조하고 있고, 누드의 아트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몸이 어떻게 형상화돼있는지 예술적으로 보여주고, 여성의 성의 가치를 상승시켜서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결국 국내 관객의 정서를 얼마나 읽고 반영하느냐가 이 퍼포먼스의 평가를 좌우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공연의 경우 파리의 본 공연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더하고, 음악 또한 템포가 빠른 것으로 변경됐다”고 이 대표는 밝혔는데, 관객층을 폭넓게 고려한다면 외부 구성적인 요소 뿐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퍼포먼스의 강약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매번 퍼포먼스가 열릴 때마다 예술이냐, 외설이냐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내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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