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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창조경제혁신센터 탐방 ⓶광주-현대자동차]
“첨단산업·재래상권 '윈윈'…두 마리 토끼 잡겠다”

자동차기술 창업지원과 서민생활 창업지원 '투트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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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4.24 11:15:00

▲광주과학기술원 캠퍼스내에 위치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1센터 건물(사진: 허주열 기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체, 지역 연고 대기업 등 3자가 힘을 합쳐 해당 지역 특성에 맞는 창조경제의 새싹을 키워내는 창업 인큐베이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각기 해당 지역과 연관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저마다의 독특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타 지역 혁신센터와 달리 2개의 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자동차기술 창업지원’과 ‘서민생활 창업지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광주센터 유기호 센터장을 만나보았다. (CNB=정의식 기자)

친환경차 연구자, ‘사회사업가’ 되다
‘자동차·서민생활’ 투트랙 창업지원
산·학·연 연계 ‘수소차 허브’ 만들겠다

▲‘자동차기술 창업지원’과 ‘서민생활 창업지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광주센터 유기호 센터장(사진: 허주열 기자)

전에 없던 따뜻한 봄햇살이 광주과학기술원 곳곳의 연두빛 녹음에 따사롭게 내리쬐던 날. 유기호 광주센터장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가 방문한 21일(화)은 지난 3월부터 공모를 통해 모집한 21개의 입주 기업들의 센터 입주를 축하하는 환영식이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입주기업 구성원들은 물론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여러 유관 단체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바람에, 조용한 캠퍼스 한쪽에 위치해있는 광주 1센터는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였다.

올초부터 광주센터장을 맡아 지역경제 활성화와 수소차 허브 구축을 위해 숨바쁘게 뛰어온 유 센터장은 기자를 만나 “어깨는 무겁지만, 정말이지 무척 행복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 전문 연구기관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27년간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 개발에 전력해왔던 그는 지난 1월부터 연구자가 아닌 사회사업가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됐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처음 해보는 분야라 기대도 되고 설레임도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하는 일이 뿌리가 내려서 좋은 결과를 일구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보람도 있고 무엇보다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2센터 체제 ‘자동차기술창업’·‘서민생활창업’ 각기 지원

타 지역 혁신센터와 구분되는 광주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센터가 2개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이다.

1센터는 광주광역시 북구 오룡동에 위치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지내에 들어선 약 360평 규모의 2층 건물이다.

푸르른 나무들과 잔디로 잘 꾸며진 캠퍼스와 어우러진 현대적 디자인의 1센터는 각종 포럼과 세미나, 회의 등을 개최하는 커뮤니티 공간인 ‘크리에이티브존’, 수소연료전지차 모형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들이 전시된 ‘전시실’, 원격회의 및 상담이 가능한 ‘원격지원실’, 기술·금융·법률·특허 등 다양한 부문의 지원 서비스를 해주는 ‘원스톱 서비스존’, 10개의 입주업체 사무실과 회의실이 있는 ‘인큐베이팅존’, 센터 직원들이 근무하는 ‘운영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1센터 외부에는 ‘V2G 실증용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V2G(Vehicle to Grid)’는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되어 있는 전력을 활용하는 기술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회사로 송전해 되파는 시스템이다. 향후 이 충전소는 전기차(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융합스테이션이 될 예정이다.

2센터는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의 KDB빌딩 16층에 약 330평 규모로 입주해있다. 1센터와 마찬가지로 예비창업자들간의 교류 및 회의가 가능한 ‘크리에이티브존’, 자동차 관련 국내외 기술·특허·표준규격 등의 검색이 가능한 ‘자동차검색대’, 시제품들이 전시된 ‘명예의 전당’, 회의 및 상담이 가능한 ‘회의실’, 11개 기업이 입주해있는 ‘인큐베이팅존’ 등이 빠짐없이 들어차있다.

유독 광주 지역만 2센터 체제를 채택한 이유에 대해 유 센터장은 “확연히 차별화되는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서”라며 “1센터에서는 기술 위주의 업무를 하고, 2센터는 서민생활 플랫폼 개발 위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두 센터를 오가며 일하다보니 유 센터장은 다른 센터장보다 두 배 바쁘다고.

▲광주 1센터 외부 주차장에 설치된 ‘V2G 실증용 전기차 충전소’(사진: 허주열 기자)

“미래 대세는 수소차” 산·학·연 허브 구축에 집중

1센터는 현대기아차와 함께 자동차 기술과 관련된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전장품’이라 불리는 차량용 전기·전자·시스템을 개발하는 개인 및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수소연료전지차와 관련된 창업을 돕는 것도 1센터의 주요 과제다. 특히 유 센터장은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연구자답게 수소차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자동차가 계속 발전하지만 앞으로 미래 자동차는 수소차가 될 것으로 본다. 전기차, 하이브리드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소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수소차의 핵심 개발은 현재도 앞으로도 현대차가 맡는다. 광주센터는 부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부품의 국산화와 성능 향상을 추진하고, 광주과기원, 전남대 등에 수소차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등 광주를 산·학·연이 연계된 수소차 산업의 허브로 키우는데 한몫하겠다는 것이다.

수소차 허브가 되면 광주는 어떻게 달라질까? 유 대표는 “수소연료전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으로써 부품 인프라가 갖춰지고, 수소차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울산, 충남 등 타 지역 지자체들도 수소차 산업에 관심이 많다. 저마다 수소차 허브·메카를 표방하는 현 상황에 대해 유 대표는 “그런 시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각 지역이 협력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낙관했다.

문화예술도시 걸맞는 생활창업 지원

2센터는 ‘생활창업’을 돕는 ‘서민생활 창조경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주로 전개한다.

‘생활창업’에 대해 유 센터장은 “광주는 문화예술의 도시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을 모집했다. 광주 특유의 예술적인 디자인이나 공방, 소품 창업 같은 것이 대표적”이라 설명했다. ‘푸드트럭’으로 대표되는 ‘차량 기반 창업’도 지원한다.

이외에 지역전통시장을 브랜드화하거나,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바꾸는 ‘전통시장 창조경제화’ 사업과 자립기반 테마체험형 마을을 조성하는 ‘창조문화마을 플랫폼 구축’ 사업도 2센터가 올해 집중하는 프로젝트다.

주로 ICT 창업에 집중해왔던 지금까지의 창조경제 사례와는 조금은 구별되는 ‘현지밀착형 창업지원’이다.

이와 관련 유 센터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며 “창업하자마자 금방 폐업하는 그간의 악순환을 배제하고, 창업 아이디어에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자동차 내부 ‘전장품’들을 소개하는 광주 1센터 로비의 ‘전시실’(사진: 허주열 기자)

1775억원 펀드 조성中…원스톱 전문가 자문 제공

유 센터장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부족한 아이디어라도 가지고 오면 도와준다”며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지원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광주에서 가장 큰 기업인 기아차를 운영하는 현대기아차가 우리 파트너사이고, 광주시는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센터가 채용한 수많은 경험많은 인재들도 있다. 세 집단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아이디어를 내면 구체적 검증, 자동차 기술교육, 보육, 멘토링, 판매,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경험을 기반으로 각 단계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현재 총 1775억원 규모의 펀드가 순조롭게 조성 중이며,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입주기업 외에 광주지역에서 필요로하는 모든 중소기업들, 창업자들에게 보증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특히 ‘원스톱 서비스존’의 경우 기술(현대차). 금융(금융위), 법률(법무부), 특허(특허청) 등 여러 기관에서 파견된 전문가들이 수준높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입주기업 외에 일반 사업자들도 방문하면 컨설팅, 자금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경제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광주 1센터 로비에서 열린 입주기업 환영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입주기업·광주센터·유관기관 관계자들(사진: 허주열 기자)

지역경제 존재감 급상승…“문턱낮은 센터 만들 것”

인터뷰 당일(21일) 진행된 입주기업 환영행사에는 1센터 10개, 2센터 11개 등 총 21개 기업이 참석했다. 경쟁률은 8대1 정도로 높았는데, 입주사에 제공되는 혜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년간 사무실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초기 창업자금을 무료로 1억원까지 제공한다. 1년간 소정의 창업 보육을 이수한 기업들은 졸업 후 창업할 때 펀드를 저리로 융자해드리고, 창업이 됐을 때 제품을 마케팅, 판로개척까지 도와준다. 현대차에서 채용할 수 있는 훌륭한 아이템은 자동차 부품으로 채용하고, 현대차의 해외판매시스템을 활용해 수출도 지원한다.”

유 센터장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는데, 지원 역량과 공간에 한계가 있어 1기 입주자를 더 선발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환영행사 후에는 중소기업청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간의 ‘지역창업·벤처기업·상공인 지원·육성을 위한 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광주센터에 입주하거나 추천받은 기업에게 중기청의 창업·벤처기업 지원과 시제품 제작·사업화, 국내외 판로 확대 등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광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송정역전매일시장’을 창조적 전통시장으로 육성하는 시장활성화 지원사업도 지난달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광주의 대표적 도심 공동화 지역인 서구 ‘발산마을’을 자립형 창조문화마을로 변신시키는 ‘도시취약지역 개조 프로젝트’도 지난 2월부터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이렇듯 다양한 창조경제 지원사업이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열매를 맺어가면서 광주 시민들 사이에 혁신센터의 존재감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유 센터장은 “개소한 1월 당시만 해도 우리 센터의 인지도가 높지 않았는데, 불과 몇 달만에 전화주시는 분들,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었다. 언제든 두드려주시면 창업할 수 있는 도움을 드릴 것이다. 그게 우리 기쁨이고 역할”이라며 “우리 센터의 문턱은 전혀 높지 않다는 점을 광주시민들이 좀더 알아주었으면 한다. 지역 경제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센터가 되어 지역 사회에 녹아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유기호 센터장(사진: 허주열 기자)


‘친환경차 연구 외길’ 유기호 센터장은…

전북 전주 출신인 유 센터장은 1986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으며, 1991년부터 전기차, 태양광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 2005년부터는 연료전지개발실 팀장(이사급)로서 연료전지 차량 성능 개발 업무를 진두지휘하다 2012년에 퇴임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 센터장 공모를 했으나 적합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2차 공모에는 총 6명이 지원해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유 센터장이 최종 선정됐다. 광주센터장 임기는 3년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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