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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광고 안 해도 끝없는 열풍, 허니버터칩 대기번호 등장

이마트 공덕점 어린이 날 장사진…해태 기업가치 상승, 상장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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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05.06 14:25:52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이마트 공덕점’에서 오지훈(12) 군이 허니버터칩 번호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신세계 이마트 공덕점’ 제과 판매대 앞에 아침 일찍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자녀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들 손에는 ‘허니버터칩 대기번호’가 쥐어져 있었다. (CNB=도기천 기자)

‘가정의 달’ 더 데워진 허니버터칩 열풍
TV광고 한번 안해…업계 “신선한 충격”
아침부터 발품 팔아야 ‘능력 있는 아빠’
증권가, 해태제과 상장 시기 시선집중

한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기다린 끝에 허니버터칩을 손에 넣은 오승렬(45) 씨는 “휴일날 아침부터 부모들이 왜 이렇게 고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큰 돈 안들이고 어린이날 선물(허니버터칩)을 주게 돼 흐뭇하다”고 말했다.    

오씨의 아들 오지훈(12) 군은 “허니버터칩을 사기 위해 도화동(이마트공덕점 인근)에 사는 할머니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나왔다”며 “애들 사이에서 인기가 최고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공덕점에는 하루 평균 30개(3박스) 안팎의 허니버터칩이 들어온다. 아침 10시에 개점하는데 9시부터 허니버터칩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문을 두드린다. 얼마 전부턴 아예 30개의 번호표를 순서대로 나눠주고 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직원들이 안내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6일 CNB에 “어린이날을 대비해 물량을 미리 확보했다가 푼 건 아니다. 매일 들어오는 대로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처인 해태제과 측도 “점포별로 똑같이 일정량을 배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리 물량을 확보했거나 어린이날이라 평소보다 더 많이 공급한건 아니라는 얘기다.

수미감자·벌꿀 도매가 고공행진

허니버터칩을 필두로 하는 ‘달콤한 감자과자’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감자와 벌꿀 등 원료 매출도 크게 증가하면서 생산농가는 모처럼 웃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해태제과 상장 여부가 관심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 4일 발표한 ‘엽근채소관측 5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수미 감자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상품 기준 20㎏당 4만9568원으로 작년동기(2만2295원)에 비해 122%나 올랐다.

평년(3만4천576원)보다는 62%, 전월(4만1천648원)과 비교해도 19% 뛰어올랐다.

이는 허니버터칩에서 시작된 감자과자 돌풍이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오리온 ‘오!감자 허니밀크’, 롯데 ‘꿀먹은 감자칩’ 등의 출시로 이어지며, 감자칩 시장이 연 1000억원 규모에서 2500억원 규모로 커진데 따른 것이다.

▲허니버터칩 번호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맨 앞쪽이 취재에 응한 오승렬(45) 씨와 오씨의 아들 지훈(12) 군. (사진=도기천 기자)

이달에도 감자가격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계절적 특성까지 더해져 5월 수미감자(상품 20㎏)의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이 평년(2만9193원)보다 37∼54% 높은 4만∼4만5천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달 중하순 이후 노지 봄감자가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하면 6월에는 감자 가격이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허니(꿀) 열풍에 국내 양봉산업도 들썩이고 있다. 꿀 열풍은 과자 뿐 아니라 라면, 화장품, 주류로까지 번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최근 ‘큰컵 허니치즈볶음면’을 출시했고, 편의점 CU에서는 ‘허니 불타는 볶음면’을 내놨다.

화장품 업체 미샤는 벌꿀과 버터 성분을 함유한 워시오프팩 ‘허니버터팩’을, 스킨푸드는 ‘로열허니 프롤리스 에센스’, ‘로열허니 커버 바운스’ 등을 출시했다. 주류 업계에서도 꿀 맥주, 꿀 막걸리가 등장해 허니 열풍에 동승했다.

한국양봉농협에 따르면 꿀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꿀 매수량은 864t으로 2013년(317t) 보다 무려 2.72배나 증가했다. 농협은 올해 매수량이 지난해보다 2~3배 가량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면·술·화장품 ‘허니’ 돌풍…원료공급 한계

마케팅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TV광고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허니버터칩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실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정명교 해태제과 연구소장은 지난달 30일 과천 시민회관에서 열린 ‘맛을 활용한 국내 식품산업의 글로벌화 전략’ 세미나에서 “고메버터와 아카시아벌꿀 등 프리미엄급 원료를 사용, 최고의 제품을 만든 것이 성공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허니버터칩 (자료사진)

광고업계에서는 오직 품질과 맛에 집중한 허니버터칩의 성공 사례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홍보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인기연예인을 내세워 대중들에게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방식이 허니버터칩 사례로 무색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태제과의 기업가치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태는 2010년 3월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KT-LIG에이스사모펀드에 1주당 1만700원, 9% 금리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393만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계약 내용에 올해 2월까지 상장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해태제과는 RCPS를 모두 갚고 IPO를 연기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IPO를 하겠다는 것.

이는 매출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자신감이다. 허니버터칩 외에 ‘허니통통’ ‘자가비 허니마일드’ ‘허니콘팝‘ 등 허니시리즈 4종으로 월 100억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격 정찰제 강화 등으로 빙과부문 수익성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해태는 RCPS 상환을 위해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시장에서는 해태의 신장세로 볼 때 유리한 금리로 자금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이자의 RCPS를 싼 이자의 회사채로 대체해 이자 부담을 덜어낸 뒤 기회를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허니시리즈의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실적이 한동안은 일정범위를 뛰어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해태는 지난달 합작사 일본 ‘가루비’와 함께 강원 원주 기존 문막공장 부근에 추가로 허니버터칩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려면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 기간 동안 매출은 현재 수준을 넘기 힘들 전망된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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