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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업계 1위 맞아? SK텔레콤, 경쟁사 약진에 헤매는 이유

실적·점유율 내리막길…CEO리스크 '모락모락' 비장의 카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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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5.21 15:08:01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대리점(사진: 연합뉴스)

SK텔레콤에 악재가 몰아치고 있다. 10여 년 넘게 유지해온 50%대 점유율이 무너졌고 검찰과 방통위로부터 불법 선불폰 문제로 철퇴를 맞았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좋지 않고, 전에 없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요금제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던 ‘제4이통’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새내기 CEO 장동현 사장이 과연 위기상황을 타개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NB=정의식 기자)

50% 점유율 붕괴…경쟁사 ‘공세’
장밋빛 전망…실현 가능성 ‘물음표’
신임 장동현 사장 리더십 ‘도마 위’

지난 2월 13년간 이어져온 SK텔레콤의 50%대 시장 점유율 기록이 깨졌다. 지난 2002년 경쟁사였던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이래 최초의 일이다. 하락세는 3월에도 이어져 2개월 연속 50%를 밑돌았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5년 2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가입자 수(알뜰폰 포함)는 2835만6564명으로 전달보다 36만5019명(1.27%) 감소했으며, 시장점유율도 50.01%에서 49.60%로 내려앉았다.

3월 통계에서는 SK텔레콤의 가입자 수가 2837만8820명으로 전달보다 2만2256명 늘었지만, 전체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증가율을 따라가지는 못해 점유율이 전달보다 0.1%포인트 감소한 49.50%가 됐다.

4월 점유율 집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등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오히려 더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지난 2개월간의 점유율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이미 지난 해부터 SK텔레콤의 점유율이 50%를 밑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그간 외국인 명의의 유령 ‘선불폰’을 불법 개통시키는 방식으로 이런 사실을 감춰왔는데, 이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입 회선 수를 부풀리려고 일시 정지상태에 있던 선불폰을 자사 비용으로 불법충전해 가입상태를 유지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며 SK텔레콤에 벌금 5000만원을, 해당 업무를 담당한 전·현직 팀장급 2명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SK텔레콤이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38만대의 선불폰을 전산상으로만 개통했는데, 이 과정에서 대리점 측이 15만여 명의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용해 선불폰을 개통했다는 혐의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불폰 개통·유지 과정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을 위반했다며 SK텔레콤에게 과징금 35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KT, LG유플러스와 SK텔링크도 비슷한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그 액수는 5200만원(KT, SK텔링크), 936만원(LG유플러스)에 불과했다.

▲SK텔레콤의 점유율 하락이 뚜렷한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현황표(출처: 미래창조과학부)

점유율·실적 동반 추락

SK텔레콤은 “점유율이 50% 이하로 하락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일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월 그동안 관행적으로 (점유율을) 유지했던 부분들을 정상화하는 일환으로 50% 미만으로 하회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기존의 소모적인 점유율 경쟁은 앞으로의 시장환경에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락하고 있는 건 점유율 만이 아니다.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물론 ARPU(가입자당매출), 자회사들의 실적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 4조2403억원, 영업이익 4026억원, 순이익 4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0.9% 증가, 영업이익 59.6% 상승, 순이익 65.6% 증가했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7.8%, 당기순이익은 12% 줄었다. 

ARPU도 하락 추세다. 전년 동기보다는 2.8% 늘어났지만, 직전 분기보다 1.0% 줄어든 3만6313원을 기록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요금인하 압력이 높아져 ARPU가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최악이다. 지난 19일 SK텔레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48억원, SK플래닛은 137억원의 당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SK컴즈도 34억원의 영업손실로 14분기 연속 적자에 빠져 있다. SK텔레콤 차이나 홀딩스, 피에스앤마케팅 등도 순손실에 머물렀다. SK텔링크와 아이리버만이 각기 113억원, 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까지 ‘특별퇴직’의 명목으로 퇴사한 인력은 400여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직원수가 적다. KT의 2만여 명, LG유플러스 7000여명에 비해 SK텔레콤의 직원은 4000여명에 불과한 수준임에도 더 몸집을 줄인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천우신조(天佑神助)다.  

지난 2월 SK텔레콤의 점유율이 0.4% 떨어졌을 때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는 각기 1743만2306명(30.49%), 1138만1348명(19.90%)으로, 전달보다 0.21%, 0.19% 올랐다. 줄어든 SK텔레콤의 점유율을 양사가 고스란히 나눠가진 셈이다.

특히 KT는 요금제 경쟁을 시작하자며 ‘선빵’을 날렸다. KT는 지난 8일 2만원대 가격에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 KT의 새 요금제는 나흘 만에 1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고, 지난 14일에는 LG유플러스도 KT와 유사한 수준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19일이 되어서야 비슷한 요금제를 내놨다. KT의 선공에 다른 두 이통사가 따라가는 모양새가 됐다.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성 통화 위주의 소비자가 많은 SK텔레콤에게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말그대로 ‘계륵’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으면 경쟁사로의 가입자 이탈을 막기 어렵고, 반대로 출시하면 ARPU 감소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도 뒤늦게 경쟁사들과 유사한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사진 제공: SK텔레콤)

제4이통 출범 가능성 모락모락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이달 중 미래부는 제4이통 허가 기본계획과 함께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내고, 허가심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이번에도 움직임만 요란하다 무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좀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조심스레 퍼지고 있다.

일단 정부에서 제4이통 출범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정부가 기존의 소매규제를 도매규제로 전환했는데, 이는 후발 사업자들에 유리한 시장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유력 주자로는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CMB와 현대HCN 등이 꼽힌다.

이통사들이 유무선통신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무기로 IPTV를 통해 케이블TV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터라, 케이블 사업자들로서는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하다.

최근에는 글로벌 이통 시장의 거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제4이통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모았으나, 정작 소프트뱅크코리아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참여설을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리더십 시험대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취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신임 사장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1963년생으로 통신업계 CEO로는 상당히 젊은 편인 장 사장의 리더십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이 다수를 이룬다.

특히 올해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현장에서 장 사장은 기자들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달 23일 취임 후 첫 번째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사장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면모로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해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장 사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매몰돼 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장 사장은 “SK텔레콤과 자회사의 기업가치(시가총액)를 2018년까지 10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차세대 3대 플랫폼 혁신’ 전략을 발표했는데,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고, 방법론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의 기업가치는 21조원 내외이고, SK브로드밴드는 1.2조원에 불과하다. 100조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3년 내에 SK텔레콤 계열에서 수십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차세대 플랫폼 사업의 핵심인 비상장사 ‘SK플래닛’이 전례없는 대박 IPO(기업공개)에 성공한다면 이같은 꿈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이 단시일 내에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 2011년 플랫폼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플래닛은 T스토어, T맵, 11번가, N스크린 ‘호핀’, 시럽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000억원, 순이익은 16억원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올해 1분기에는 1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기업인 SK플래닛의 기업가치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1조원 내외로 2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 분야에서 국내 최대의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은 시가총액 23조원 내외의 네이버다.

3년 이내에 SK플래닛이 기업가치를 네이버 수준으로 올릴 수 있어야만 장 사장의 목표치가 이뤄지는 셈. 네이버가 현재의 기업가치를 이루기까지 걸린 시간은 15년이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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