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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뷰] '반기문 대망론' 개성공단 문턱에서 퇴색시킨 北의 노림수

국제적 고립 자초하면서 반 방북 돌연 철회, 김정은 체제 부담 느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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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정숙기자 |  2015.05.22 10:45:21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돌연 철회한 20일 오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성공단.(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의 방문을 돌연 철회했다.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됐고, 북한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다. 

북한의 철회 이유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돌파구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반 총장이 개성공단을 21일에 방문한다는 뜻을 밝혔을 때만 해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이미지 개선을 노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북한 김정은 정권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을 반역죄로 공개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자행해 왔다. 이 같은 내용이 국가정보원(국정원)에 의해 알려지면서 북한이 이미지 개선을 나섰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또 개성공단 임금 인상 문제로 남북 당국이 갈등을 겪고 있어 반 총장의 방문은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다. ‘반기문 대망론’도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다음날 북한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반 총장의 방문을 철회했다. 철회하면서 아무 설명을 하지 않아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등이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사항이라는 것을 북한 정부에 말씀드린다”고 언급한 것이 북한을 자극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실험 등 도발적 행태를 계속해온 북한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지명 동국대 사회과학대학 겸임교수는 20일 CNB와 통화에서 “반 총장의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한 입장에서는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반 총장의 방문을 철회한 이유는 1차적으로 한국 출신인 반 총장의 등장이 김정은 체제 유지차원에서 부담스럽고, 2차적으로는 반 총장이 가져올 평화 메시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돌연 철회에 박근혜 대통령은 유감을 표시했고 반 총장은 추후 다시 방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도 북한이 반 총장의 방문을 다시 허용할 것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반 총장을 접견하고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인상으로 개성공단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나 우리 정부는 임금인상 등 문제를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러한 결정 번복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반 총장은 “북한이 과거에 입장을 번복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유엔에 대해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북한의 결정 번복 경위는 잘 알 수 없으나, 추후 적절한 계기에 다시 방북을 추진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이른 시일 내에 반 총장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도록 북한 당국의 사고 전환과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북한의 돌발 행동은 남북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국제화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북한 스스로 놓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북한이 진심으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자 한다면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이웃 국가와의 협력과 개방의 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반 총장의 방북이 꼬여있는 개성공단 문제를 풀고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북측이 이를 거부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남북 당국은 부디 종전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풀어 남북협력·상생의 길을 찾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CNB와 통화에서 “경색 국면에 있다가 풀 때는 여러 모멘텀이 작용한다”며 “북한이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했다고 해서 이를 계기로 남북간 경색 국면이 풀리는 물꼬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북한은 지금 남북관계가 풀리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북한이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철회하면서 남북 경색 국면을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통일부와 새누리당은 22일 당정협의에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는 현 상황에서 5·24 대북 제재조치를 전면 해제할 수는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면서 남북 경색 국면의 해소 계기가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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