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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뷰] 여야ᆞ친노ᆞ비노 갈등 폭발한 노 전대통령 추도식

친노ᆞ비노 욕설·야유에 '물세례'…김무성에 "왜 왔느냐" 생수통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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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15.05.24 15:14:05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 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6주기 추모행사에서 헌화 분향을 마치고 추도식장을 빠져 나오던 중 물 세례를 받고 있다.(김해=연합뉴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23일 오후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면전에서 비판을 받은데 이어 일부 추모객들로부터 욕설과 함께 '물세례'를 받는 '수난'을 당했다. 야당 내 고질병인 친노(親盧·친노무현)·비노(非盧·비노무현)진영간 갈등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등 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도하자는 행사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1주기와 4주기 때 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각각 당을 대표해 추도식에 참석한 적은 있었지만, 당 대표가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대표는 지난 2월14일에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1시35분께 이군현 사무총장, 박대출 대변인과 함께 추도식장에 일찌감치 도착, 맨 앞줄에 앉아 대기하면서 야당 의원들과 반갑게 인사했으며, 특히 내빈 소개에서는 이름이 호명되자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유족 대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가 인사말 중반부터 김 대표를 향해 '특별히 감사드릴 손님'으로 지칭한 뒤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자 김 대표의 표정이 굳어졌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정부·여야대표, 일반시민 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김해=연합뉴스)

노 씨가 김 대표를 향해 "전직 대통령이 NLL(서해 북방 한계선)을 포기했다면서 피를 토하듯 대화록을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국가 기밀을 읊어대고는 아무 말도 없이 불쑥 나타났다. 진정한 대인배의 풍모"라고 조롱하듯 언급하자, 김 대표는 짧게 어색한 웃음을 짓고는 무표정으로 연설을 듣는 등 추모식장 분위기를 갑자기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김 대표가 묘역을 참배한 뒤 밖으로 걸어 나오는 와중에 양 옆에 서 있던 일부 시민들은 "찌라시를 팔아먹고 무슨 염치로 왔느냐", "왜 왔어, 나가라"는 등 고함을 치고 일부는 욕설을 퍼부었다. 생수통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 지자 현장의 경호 인력은 김 대표를 에워싸고 차량까지 빠른 속도로 이동해 추도식장을 무사히 빠져나가게 했다.

한편 추도식장을 찾은 새정치연합 비노 인사들도 일부 친노 성향 참석자들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물세례를 맞는 등 봉변을 당해 한 마음으로 고인을 추도하자는 행사의 취지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약 5천여명의 시민이 몰린 이날 행사장에는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천호선 정의당 대표 등 친노계 인사들은 물론 김한길 전 대표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대표적인 비노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이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채 애국가는 물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며 숙연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으로 임기 초기 대선자금수사가 이뤄졌다"며 "편협한 시각으로 현실을 붙들다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말자. 정치적 이해타산을 버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자"고 추도사를 이어가자 행사장은 한층 숙연해졌다.

강 전 장관이 "저 부엉이바위도 바로 역사적 헌신의 상징이었다"고 말할 때에는 문 대표를 포함한 몇몇 의원들이 고개를 돌려 바위를 잠시 쳐다보기도 했으나 행사가 진행되면서 곳곳에서는 충돌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김은경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이 내빈소개를 하며 지난 3월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이름을 호명하자, 행사장 주변에서는 야유가 쏟아졌으며 당황한 김 전 비서관은 "오늘은 추도식인 만큼, 이에 맞게 손님을 맞이하자"면서 참석자들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서로 의원단 40여명이 단체로 묘역을 참배할 때에는 문 대표를 향해서는 박수와 환호, 카메라 세례가 쏟아진 것과 대조적으로 비노 인사들을 향해서는 욕설과 야유가 쏟아지는 등 한층 격앙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한길 전 대표가 참배하고 나오자 이를 본 일부 참석자들이 원색적인 욕설과 함께 "너만 살겠다는 거냐", "한길로 가야지" 등 고성을 지르며 비난하면서 일부 참석자가 뿌린 물에 몸이 젖기도 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착잡한 표정으로 빠르게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천 의원도 참배를 마친 후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당을 분열시키지 마라", "원조 친노가 잘해야 하지 않냐"는 비난을 듣고 물세례도 받아야 했으며,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도 한 참석자가 "뒤에서 욕하고 다니지 말라"고 불만을 토로했고,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서도 야유가 터져나왔다.

이런 모습에 문 대표는 2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친노·비노로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정말 부끄럽다"고 자성했다.

문 대표는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통탄스러운데, (분열하는 모습에) 대통령께서 어떤 심정일까 싶다"면서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떠나신 분들은 이제 놓아드리면 좋겠다. 그 분들의 이름을 말하며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에 "봉하마을에 왔는데, 구정치의 맏형들이 여전하다"며 "대통령님으로 방패를 삼는 사람들이나, 창을 드는 사람들이나 구정치다.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남겼으며 박범계 의원도 "그분께 창피스럽지 않게 살자"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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