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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뻥튀기 성능' 수입차…업무용 둔갑 '稅테크' 위험수위

연비·오일 ‘빨간불’…컨슈머리포트·JD파워 평가서 국산차에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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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7.23 09:29:49

▲연비가 낮아진 수입차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왼쪽 위)과 BMW 118d(오른쪽 위), 연비가 높아진 현대차 2016년형 쏘나타 1.7 디젤(왼쪽 아래)과 기아차 2016년형 쏘울(오른쪽 아래)(사진 제공: 각사 홈페이지)

수입차 브랜드들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알려졌던 품질과 연비, 유지관리 등에서 잇따라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는 반면, 국산차의 품질 경쟁력은 꾸준히 상승해 해외 유수평가기관들이 국산차에 수입차보다 높은 점수를 주기에 이르렀다. 수입차와 국산차에 대한 뿌리 깊은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최근의 품질 논란들을 살펴봤다. (CNB=정의식 기자)

품질관리 ‘구멍’…오일과다·뻥연비 ‘논란’
고가 외제차 업무용 둔갑…‘세테크’ 악용
국회, 고급차 비용처리 금지 법안 발의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의 소비자 평가잡지 ‘컨슈머리포트’는 ‘과도한 오일 소비는 정상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들의 엔진오일 소비가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생산된 49만8900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오일 소모 상황을 조사한 결과, 상위 30개 모델 명단에 독일 차량들이 압도적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알렸다. 

BMW 5시리즈(V8) 모델이 엔진오일 소비가 가장 많은 차량으로 드러났고, BMW 7시리즈와 6시리즈도 2위와 3위를 차지해 BMW에 오명을 안겼다. BMW X5(V8)와 X1도 각각 5위와 16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BMW 5시리즈는 20위였다.

컨슈머리포트는 ‘엔진오일 과다소비 1위’의 불명예를 안은 BMW 5시리즈(V8) 모델의 경우 평균적인 차량보다 무려 27배나 많은 오일을 소비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30대 중 무려 11대가 명단에 올라 망신을 당했다. 아우디 A4(2.0T)와 A5, Q5(2.0T) 등이 6·7·8위를 차지했고 A6(V6), S4, A3(2.0T)는 10·11·12위에 올랐다. S5, Q7, A7(19위), Q5(V6), A6(2.0T) 등은 각기 14·15·23·24위가 됐다.

이외에 일본의 스바루가 포레스터와 임프레자, 레거시, 아웃백 등 4종의 차량이 명단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고, 포르쉐도 파나메라, 카이옌, 박스터가 4·9·22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V8)과 쉐보레 스파크도 명단에 포함됐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BMW, 아우디, 스바루측은 “엔진오일 소비는 정상적”이라며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소비자들은 이미 스바루, 아우디와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컨슈머리포트의 엔진오일 과다소비 상위 30개 차량 목록(사진: 컨슈머리포트)

국산차 연비는 ↑…수입차 연비는 ↓

최근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공인 복합연비를 일제히 낮춘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연비는 기존 리터당 18.9km에서 16.1km로 낮아졌고, 푸조 308 1.6 디젤모델의 연비도 리터당 18.4km서 16.2km로, BMW 118d도 리터당 18.7km에서 17.4km로 내려왔다.

수입차 업체들은 “국토교통부가 연비 측정을 전담하게 되면서 측정 기준이 강화된 때문” “유로6 기준에 맞는 엔진으로 변경했기 때문” 등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국산 차량의 연비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2016년형 쏘나타 1.7 디젤과 기아차 신형 K5 1.7 디젤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16.8km다. 골프 1.6 TDI 모델보다 더 크고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더 높다. 3월에 출시된 현대차 신형 투싼 2.0도 리터당 13.8km에서 14.4km로 상승했고, 6월 출시된 기아차 2016년형 쏘울도 리터당 14.1km에서 15.8km로 높아졌다.

특이한 것은 국내에서 연비가 내려간 차종들이 유럽에선 오히려 연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BMW 118d의 유럽 연비는 리터당 23.8km에서 26.3km로 늘었고, 푸조 508 2.0 블루HDi도 리터당 18.5km에서 23.8km로, 아우디 A6 35 TDI도 리터당 20.0km에서 22.7km로 늘었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경우 유로6 기준 유럽 연비가 리터당 25.6km로 유로5 때와 같지만, 국내에서 유로6를 적용하니 리터당 2.8km나 낮아졌다.

한편, 현대차 i30의 경우 유럽과 국내 모두 연비가 올랐다. i30의 국내 연비는 리터당 16.2km에서 17.3~17.8km로 올랐으며, 유럽에서도 17.9km에서 23.8km로 올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해외에서 연비 과장 광고로 논란을 겪었던 현대·기아차가 그간 집중해온 연비 향상 노력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수입차 브랜드들이 그간 강조해왔던 연비 경쟁력은 이제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JD파워의 2015년 신차품질조사 전체 순위표(사진: JD파워)

현대·기아차, JD파워 신차품질조사 2년 연속 석권

전체적인 품질 평가에서도 국산차는 수입차를 따돌리고 있다.

지난달 17일 발표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2015년 신차품질조사(Initial Quality Study, IQS)에서 기아차와 현대차는 21개 일반 브랜드 부문에서 각기 1·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기록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일반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도 각기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전체 브랜드 1위는 포르쉐였으며, 2위는 재규어가 차지했다. 이어 인피니티(5위), BMW(6위), 쉐보레(7위), 링컨(8위), 렉서스(9위), 토요타(10위) 순이었으며, 뷰익, 포드, 램,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GMC, 닷지, 볼보, 닛산, 캐딜락, 미니, 마츠다, 폭스바겐, 사이언, 아큐라, 미쓰비시, 랜드로버, 지프, 스바루, 크라이슬러, 스마트, 피아트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급별로도 현대차 엑센트가 소형 차급에서, 투싼이 소형 SUV 차급에서, 기아차 쏘렌토가 중형 SUV 차급에서, 쏘울이 소형 다목적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4개 차종이나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특히 엑센트는 2년 연속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다.

JD파워 품질조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현대차가 1위, 기아차가 3위를 기록했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돌아가며 이 분야를 독주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입차를 비롯한 고가 차량 세제 혜택이 연 50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사진: 연합뉴스)

경실련 “고가 업무용차량 세제 혜택 줄여야”

이렇듯 국산차 브랜드들이 수입차들과의 품질 경쟁에서 앞서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개인사업자들이 여전히 수입차를 업무용차량으로 이용하며 세제 혜택을 받고 있어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8일 “개인·법인 사업자가 지난해 차량 구입비만으로 4930억원의 세제 혜택을 받았고, 차량 운용 및 유지비에 대한 혜택까지 합하면 무려 63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최근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급증한 것은 현행 법인·소득세법이 업무용 차량 구입비와 유지비를 모두 경비 처리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실련이 현대차그룹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00만원 이상 국산차의 업무용차량 구매 비중이 53.9%인데 비해 2억원 이상 수입차의 업무용차량 구매 비중은 87.4%에 달했다. 심지어 수입차 35종 중 13종은 판매량 전부가 업무용차량으로 등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경실련은 제도적으로 3000만원을 초과하는 차량 구매 비용의 경비 처리를 금지하고, 업무용도의 운용·유지비만 경비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최근 법인이 구입·리스·렌트한 업무용차량에 대해 법인세법상 필요경비 인정액(손금산입)을 3000만원 한도로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 세법대로라면 국산차에 비해 연비와 성능이 떨어지는 고가의 수입차가 ‘세테크’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라, 국산차 장려 차원에서라도 법개정이 시급해 보인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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