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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거품 가득’ 금호산업 매각가…금호그룹 재건 빨간불

너무 높은 채권단 눈높이…“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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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허주열기자 |  2015.07.28 14:11:1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1조218억원으로 제시된 가운데 본격적인 매각협상이 27일부터 시작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금호아시아나 본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1조원 이상으로 제시된 가운데 본격적인 매각협상이 시작됐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최근 복수의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평가된 가격(주당 3만1000원)에 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로 얹어 주당 5만9000원을 매각가로 책정했다. 이는 협상이 시작된 27일 주식시장 종가(1만8800원)보다 3.1배 높은 수준이다. 너무 높은 채권단 눈높이에 업계의 뒷말이 무성하다. (CNB=허주열 기자)

미래에셋·산업은행 주도 채권단, 매각가 1조218억원 제시
회계법인 실사 평가액에 경영권 프리미엄 90% 또 추가돼
시장가 3배 넘는 가격 제시에 채권단 내부서도 ‘부글부글’

27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따르면 지난 23일 산업은행,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우리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 대우증권 등으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단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에 금호산업 매각가로 1조218억원을 제시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에 따라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5% 중 ‘50%+1주’의 지분을 주당 5만9000원에 팔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는 박삼구 회장 측과 시장의 예상치인 7000억~8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 15일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금호산업 실사를 거쳐 산출한 주당 가치는 3만1000원이다. 당시 주가가 1만9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50% 가량 붙인 가격을 적정가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가격에 9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또 추가로 얹었다. 이 같은 매각가는 채권단의 최대 의결권 지분(14.7%)을 가진 미래에셋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결권 지분 7.6%)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채권단 운용위원회는 복수의 회계법인으로부터 금호산업 기업 가치에 대한 실사 보고서를 넘겨받은 후 적정 매각가 책정을 위해 두 차례 이상 협의를 진행했으나 채권은행과 재무적 투자자들간 이견이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의결권을 보유한 미래에셋이 최소 주당 6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면서 결국 최종 매각가격은 주당 5만9000원으로 결정됐다. 

채권단 내 미래에셋 의결권 비율에 미래에셋을 지지하는 FI계열 우호의결권을 포함하면 25%에 육박해 전체 지분 75% 이상 찬성을 전제로 하는 채권단 결의에서 미래에셋은 사실상 거부권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 채권단 측은 너무 높게 매각가가 책정될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한 은행 채권단 관계자는 “이럴 거면 실사를 왜 진행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제공=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채권단의 가격 제시에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채권단의 너무 높은 눈높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가와 관련해서는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다만 금호산업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아시아나개발·아시아나 IDT 주식 100%,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 지분 46% 등을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이 다른 사람 품에게 안기게 될 경우 그룹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박 회장이 이번에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예상 가격을 놓고도 박 회장 측이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며 “실제 매각가는 훨씬 더 높게 책정된 만큼 우호적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 측이 제시해온 금액과 채권단의 요구액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협상이 불발될 경우 제3자가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채권단이 산정한 가격을 박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채권단은 이후 6개월간 같은 조건으로 제3자에 매각을 추진한다. 이 기간에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양측이 매각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금호산업이 본래의 품으로 돌아갈지 여부는 한 달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CNB=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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