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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최태원 SK 회장, 출소 후 연일 강행군 “왜”

쉴 틈 없는 광폭행보… 2주간 발자취 따라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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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5.08.28 09:21:40

▲25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SK회장 등 참석자들이 공장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15 특별사면 대상자로 지난 14일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단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을 찾으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어 화제다. 국내 주요 사업장들과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본데 이어 이번주부터는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다. 수감생활로 상한 건강을 돌볼 겨를도 없이 현장경영에 집중하는 이유는 흐트러진 그룹의 경영 전반을 추스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박근혜 정부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CNB=정의식 기자)

주요 사업장→혁신센터→중국→대만행
잠시도 안 쉬고 ‘철인 경기’식 강행군
위기 처한 SK, 최 회장 조급증 불러
“보여주기식 행보” 곱지 않은 시선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경기 의정부교도소 앞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광복 70주년을 맞아 형집행 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의 수혜자가 되어 2년7개월에 걸친 수감생활을 끝내고 자유의 몸이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소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현장을 방문하는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출소일인 14일은 물론 광복절인 15일과 16일까지 3일 연속으로 종로구 서린동의 SK 본사로 출근하며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경영진과 만나 경영 전반을 보고받았다. 

17일에는 확대경영회의를 열어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보고를 받고 사업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최 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과 46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다음날에는 현장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최 회장은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주요 벤처기업 대표들을 만난 후, 오후에는 세종 센터를 찾아 농촌형 창조경제 현장을 둘러봤다. 

이어 최 회장은 LG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방문했다. 재벌 총수가 다른 그룹을 포함해 무려 3곳의 혁신센터를 하루에 둘러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19일 오전에는 SK그룹의 가장 큰 연구소인 대덕연구단지 내의 ‘대전 R&D(연구개발) 센터’를 찾아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오후에는 이천의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해 M14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20일에는 1박2일의 일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석유화학 콤플렉스를 찾아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조선해양플랜트, 의료자동화, 3D 프린팅 산업과 관련된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최 회장은 울산과 대구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현대중공업이 연계된 울산 센터와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대구 센터에서 최 회장은 벤처기업들의 신기술 개발 현황과 대기업·벤처기업 간의 상생협력 사업을 관찰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불과 4일만에 타 그룹 관련 3곳을 포함해 5곳의 혁신센터를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주말에도 최 회장의 일정은 이어졌다. 일요일인 23일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을 찾아 25일로 예정된 M14 반도체 생산라인 준공식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 

25일 열린 준공식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최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SK그룹 역사의 한 획을 그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신화를 다시 쓰는 전기가 되게 하겠다”며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날 최 회장은 약 3년만에 수원 봉담읍에 있는 선영을 방문해 고 최종현 회장의 묘소에 성묘하고,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장쑤(江蘇)성의 SK하이닉스 우시(無錫) 공장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우한에틸렌 공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중국에 이어 대만을 방문, SK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인 홍하이그룹을 만나고 내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이후 올해 안에 중동,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주요 거점지를 두루 둘러본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0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을 방문, 방진복을 입고 사업장을 돌아보며 박윤세 생산기술 센터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 수펙스협의회 못 미더웠나

사면 이후 상당기간 자숙·자성하며 그룹의 미래전략을 구상하는 식으로 과거 재벌 총수들의 관행을 이어갈 것이라던 세간의 예상을 깨고, 최 회장은 유례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경영공백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심각했고, 이를 하루빨리 메우기 위해서다. 

실제로 최 회장이 부재한 동안 SK그룹은 인수합병이나 대규모 투자를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이렇다보니 성장이 정체되는 것은 물론, 내부 구성원 사이에 일부 불협화음까지 돌출됐었다. 

최 회장이 복귀한 이상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만간 어떠한 방식으로든 개편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SK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현장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데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그룹 임원들의 보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향후 그룹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SK회장이 25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4 반도체공장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잇단 강행군, 박근혜 정부에 보답용?

짧은 기간 동안 창조경제혁신센터를 5곳이나 방문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SK그룹 관계자는 “평소 벤처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도 최 회장이 미래사업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여러 혁신센터를 방문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혁신센터에 남다른 관심을 표시한 이유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경제공약인 ‘창조경제’에 부응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이번 8.15 특별사면에서 함께 물망에 올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등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 최 회장은 특별사면과 특별복권을 모두 받았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감사’의 시그널을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

출소 즉시 46조원 투자, 23만명 고용 등 거창한 경제활성화 청사진을 내놓은 것도, 지난 25일 최근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상황에서 전역을 연기한 장병 50여 명을 본인이 원할 경우 전원 특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박근혜 정부에 대한 ‘코드 맞추기’의 연장선에 있다는 진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8월말까지 국내 사업장을 둘러보고 9월부터 해외 사업장을 점검하겠다던 당초의 계획보다 빠른 26일에 중국으로 서둘러 출국하는 것은 ‘보여주기는 이만하면 됐다’는 판단 때문일 수도 있다”며 “겉핥기식으로 바빠 보이기만 하는 일정보다는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행보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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