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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13억 중국시장의 꿈 ‘일장춘몽’이었나

중국 침체 ‘늪’에 빠진 재계, 출구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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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5.11.28 10:07:07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했다. 당시 양국 교역량은 연간 63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353억 달러로 37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악화로 중국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995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고 김영삼 대통령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내년 경제 전망이 심상치 않다. 신흥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일본의 엔저 기조 등 대외변수가 모두 ‘먹구름’이다. 각종 보고서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기업들은 진작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중국이 문제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중국 성장 둔화, 한국경제에 직격탄
대기업 열에 아홉 “내년 성장 3%미만”
삼성 현대차 LG 등 수출기업 ‘휘청’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3.3% 구간에 산재해 있다.

기관별 전망치는 정부가 3.3%로 가장 높고 모건스탠리가 2.2%로 가장 낮다.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7%), 한국경제연구원(2.6%), 씨티그룹(2.4%) 등은 2%대 전망을 내놨다.

한은이 연초에 발표한 올해 예상치는 3.5%였다. 대부분 기관들도 올해 예상치를 3%대로 잡았었다. 1년 새 이렇게 전망치가 낮아진 이유는 뭘까.

우선 전문가들은 환율, 통화정책 등 대외변수를 꼽고 있다. 여기다 11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내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위기, 중국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 미국의 금리 인상, 환율 등 대외 요인 뿐 아니라 가계부채 등 경기를 끌어내릴 위험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상품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에서 신흥국에 50∼60%를 의존하고 있어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둔화에 가장 취약하다.

무디스는 이를 근거로 지난 10일 ‘2015∼2017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3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중국이 문제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는 무려 25%에 달하고 중국에 진출하거나 투자한 국내 기업의 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한-중 수교 전 양국 교역량은 63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353억 달러로 37배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8월 증시 폭락으로 위기에 빠졌던 중국의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9%로 6년 만에 처음으로 7% 아래로 떨어진데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중국의 정체는 신흥국들에 영향을 미치고 신흥국들은 다시 한국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철광석, 원유 등의 중국 내 수요가 뚝 끊기자 이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신흥국 모두로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흥시장 수출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 증가했는데, 만약 앞으로 연평균 5%씩 감소한다면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한 '한국-중국 미래협력 플라자' 풍경. 국내 중소기업 200여개사와 중국 기업 80여개사가 참가, 한국과 중국 기업간의 1대 1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시장 막차 탄 기업들 고전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충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중서부 지역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중서부 지역은 연해 지역에 비해 자동차 시장 수요가 3분의 1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앞으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판단,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경기 둔화로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 내수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CJ, 롯데 등도 마찬가지다.

CJ그룹은 ‘중국에 제2의 CJ를 건설하겠다’는 목표 아래 식품·외식사업을 비롯, CJ CGV를 앞세우는 등 문화사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대 중반에 이를 정도로 중국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다.

CJ의 중국 내 급성장 배경에는 하루 다르게 치솟던 중국의 내수경기가 있었다. 중국의 성장둔화는 그만큼 그룹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 호경기의 막차를 탄 롯데는 더 속을 태우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중국의 럭키파이 홈쇼핑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했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부진으로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2011년 이후 무려 9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1950억원으로 잠정집계 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3050억원)보다 35.9%나 줄어든 것이다. 중국 성장세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 한 내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대기업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0.2%가 내년에 3% 미만의 저성장을 전망했다. (사진=CNB포토뱅크,연합뉴스)

수출·수입 모두 내리막길…재계 비상

문제는 중국만이 아니다. 주요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는 일본의 엔저 정책에 눌려 힘겨운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일본 당국의 엔저 기조 유지로 1년새 10%가까이 하락했다. 100엔 당 원화는 지난해까지 1000원선을 웃돌았는데 현재는 930원선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도 내리막길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동급의 일본 제품을 한국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단 얘기다. 삼성과 LG의 가전제품과 모바일, 현대기아차그룹의 완성차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기업들은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16년 경영환경조사’ 결과, 응답 기업(285개사)의 90.2%가 내년도 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3% 미만이 될 것으로 답했다. 이는 정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 3~3.5%보다 낮은 수치다.

기업들은 특히 내년 국내경제 리스크 요인 중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27.0%)를 최대 악재로 꼽았다. ‘가계부채 위험성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25.5%), ‘미국 금리 인상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25.0%), ‘환율 및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20.4%)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이 6.4%, 수입은 15.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각각 8.7%, 14.7%씩, 국회예산처도 2.3%와 9.9%씩 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무역 규모가 5년 만에 1조 달러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연초 계획을 밑도는 실적 성적표를 받았는데, 중국시장 영향이 가장 컸다”며 “한국경제가 제조업 중심의 수출 비중이 높아 대외 요인에 취약한 만큼, 의료 관광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체력을 길러야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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