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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또 개혁 장사? 이제 더나올 당명도 없다

2년에 한번 꼴로 바뀐 야권, 눈속임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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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5.12.24 09:39:04

(CNB=도기천 부국장) 당명이 자주 바뀌어 이름조차 헷갈린다. 30여년간 10번 넘게 타이틀이 변경됐다. 거의 2년에 한번 꼴이다. 이제 쓸만한 이름은 다 써버려서 새 이름을 찾기 힘들다.

헤어졌다 만났다를 하도 자주 반복하다보니 헤어짐이 낯설지 않다. 다시 손을 잡든, 떨어져 신당을 만들든 늘 선거 때마다 보던 풍경이라 감흥이 없다.

요즘 몸살을 앓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얘기다. 이 정당의 전신(前身)을 찾아봤다. 1950~70년대 기록은 찾는데 시간이 걸려 포기했다. 80년대 양김씨(DJ와 YS)가 힘을 합쳐 만든 통일민주당부터 꼽아봤다. 

통일민주당은 1987년 4월 당시 신한민주당에 반대하던 양김이 탈당해 만든 민주화 시대 첫 야당이다.

이후 열댓번 쪼개졌다 다시 모였다를 반복했다. 평화민주당, 꼬마민주당, 신한민주당, 신민주연합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새천년’을 떼낸) 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연합(안철수신당), 새정치민주연합…

헤아리기조차 버겁다. 그 과정은 더 헷갈린다. 같은 뿌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새천년민주당이 탄핵한 일도 있고, 통일민주당이 군사독재의 근간인 민주정의당과 합당한 일도 있었다.

이 시기 여권이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 지금의 새누리당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질서 있게 변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3월 26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안철수신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안철수 의원 등이 탈당하면서 1년 9개월 만에 다시 갈라졌다. 그간의 야권 변천사로 보면 1년 9개월이 그리 짧지 않다. 거의 2년에 한번 꼴로 바뀐 터라 “올 때가 왔다”는 정도다.      

사분오열된 야권이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나서 당명을 찾고 있다. 이제 써먹을 이름은 다 써먹어 ‘쌈박한 것’을 찾기가 힘겨워 보인다.

안철수 의원보다 앞서 탈당한 천정배 의원 측이 가칭으로 정한 당명은 ‘국민회의’다. 이미 수년전에 ‘새정치국민회의’가 존재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민석 전 의원이 의장으로 있는 원외정당인 민주당이 명칭을 선점하는 바람에 ‘민주당’ 이름을 쓸 수 없어 아쉬워하고 있다. 당명을 개정하기 위해 국민공모를 진행했지만 겹치는 단어가 많아 고심 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창당 때 국민공모에서 ‘새정치국민연합’이라는 이름이 1위를 기록했으나, ‘유사 당명’으로 판정 나 포기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몸값 올리기’ 뻔한 시나리오

이들이 또다시 ‘당명 짓기’에 머리를 짜내고, 조직을 재편하고, 식상한 ‘개혁 장사’에 다시 나선 이유는 뭘까?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면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그들 말 속에 진짜 ‘국민’이 있을까.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라 했던가. 과거 총선 정국에서 행했던 일들을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뭘할지가 보인다.

애초 이번 분당(分黨)사태는 당내 계파 간 지분 배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패배가 도화선이 됐고 이후 문재인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불거지면서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 간의 갈등이 격앙됐다.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진 비노가 내년 총선을 코 앞에 두고 탈당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진 데는 이대로라면 친노에 밀려 공천조차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앉아서 당하느니 나가서 신당을 만든 뒤 천정배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회의’,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 등과 연대해 비노 대 친노 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찬밥 신세로 전락한 안철수계와 호남 출신 의원들이 선거전에서 문재인 대표 중심의 범친노 진영과 동등하게 야권 지분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전국의 선거구가 246개이니 이중 절반만 비노 중심 야권단일화가 이뤄진다 치더라도 살아서 돌아올 안철수계가 족히 수십명은 된다.

시나리오대로라면 총선 이후에는 ‘박근혜 정권 심판론(정권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시 양측이 통합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지겹게 봐왔던 수순이다. 이번에는 필자의 예상이 빗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오랜 친구가 떠났다면 그 자리를 잠시 비워두는 게 인지상정이다. 떠나기 무섭게 리모델링에 나섰다. 반성·희생은 없다. 무엇이 그리 기쁜가. (사진=새정치민주연합 당원모집 포스터)

친노 또한 과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을 살리자”며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당원을 모집하고 있다. 과거 열린우리당이 위기일 때 노사모 홈페이지 등을 통해 대거 입당 바람이 일었던 것이 연상된다.

‘노무현 일병 구하기’가 ‘문재인 일병 구하기’로 사람만 바뀐 것 같다. 반성과 희생은 보이지 않고 “며칠 만에 5만명 입당했다” “서버가 마비됐다” 등 홍보에 급급하다. 국민은 없고 상대와의 경쟁심, 자존심만 보인다. 그걸 ‘노무현 정신’이라고 포장하는 것도 그때를 빼닮았다. 

이 나라의 제1야당이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동안 서민들의 고통은 하루 다르게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딛고 있는 자영업자들, 1000만 비정규직과 수백만 청년실업자들은 벼랑 끝에 서있다. ‘저성과자’를 잘라도 좋다는 ‘쉬운 해고’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쌀값 정책에 항의하던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도 사과 한마디 하는 이가 없다. 시위 현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복면금지법이 논의되고, 역사는 13년 전의 국정교과서 체제로 회귀되고 있다. 청년들은 “헬조선! 망한민국!”을 외친다. 

이제 막 새로운 정당을 만드려는 이들에게 초를 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과거 선거 때처럼 ‘반짝정당’ ‘선거용정당’을 만들어 가뜩이나 힘든 국민을 기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독일 사민당, 프랑스 사회당, 영국 노동당처럼 100년 넘게 한 길을 걷는 야당은 바라지도 않는다. 100년 아니 10년 만이라도 의석수에 연연하지 말고,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의 편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걷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도 권좌에 미련이 남는다면 인물·계파 위주의 후보단일화를 접고 정책 중심의 연정을 하라. 그런 정당이 된다면 나부터 지지할 것이다.

(CNB=도기천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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