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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세상] 신통방통 단통법 매직, 이통3사에 ‘1조원’ 선물하다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통신비는 오히려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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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2.11 08:53:38

▲SK텔레콤의 2015년 4분기 IR자료. 단통법 시행 이전 분기 1.1조원에 달했던 마케팅비가 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 매분기 8000억원대로 떨어지고, 2015년에는 아예 7000억원대로 내려왔다. (사진=SK텔레콤)

단통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첫 1년이었던 2015년의 이동통신 3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예상대로 단통법이 이들에게 엄청난 ‘호재’였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통 3사는 2014년에 비해 마케팅비를 무려 9600억원 가량 줄일 수 있었고, 덕분에 영업이익은 1.6조원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줄진 않았다. 정부는 여전히 ‘기다려보라’는 입장이다. (CNB=정의식 기자)

이통사들 지난해 ‘대박’ 실적 
3사 마케팅비 9600억원 줄어
소비자 통신비 부담은 그대로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 ‘씁쓸’

▲KT의 2015년 4분기 IR자료. 한 해 동안 약 3300억원의 마케팅비 절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KT)

지난달 27일 KT가 2015년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일과 2일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각사의 IR(기업설명회) 자료를 통해 드러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3사가 모두 마케팅비를 큰 폭으로 줄였다는 점이었다. 

SK텔레콤은 2014년 3조 5730억원에서 지난해 3조 550억원으로 무려 5180억원(-14.5%)의 마케팅비를 절감했다. KT도 같은 기간 3조 1528억원에서 2조 8132억원으로 3396억원(-10.8%)을, LG유플러스는 2조 962억원에서 1조 9987억원으로 975억원(-4.7%)을 줄였다.

3사를 합하면 8조 8220억원에서 7조 8669원으로 무려 총 9551억원의 마케팅비가 절감됐다. 엄청난 규모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3사의 실적은 당연히 호전됐다. 

KT는 2014년 4066억원 적자에서 1조 2929억원 흑자로 전환, 무려 1조 6995억원의 영업이익을 늘렸으며, LG유플러스도 5763억원의 영업이익이 6323억원으로 560억원이 늘었다. 

SK텔레콤은 특이하게 비용을 줄이고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14년 1조 8251억원에서 2015년 1조 7080억원으로 약 1171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이는 명예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약 1200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며, 신규사업에 약 3700억원을 투자한 것 등을 제외하면, 이 회사의 영업이익 역시 타사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이통 3사는 단통법 시행 첫 해에 무려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했고, 그에 해당하는 영업이익 증대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의 2015년 4분기 IR자료. 한 해 ARPU가 약 1.3% 상승했다. (사진=SK텔레콤)

“매출 줄었다” 되레 ‘엄살’

하지만 3사는 공통적으로 “단통법 덕분에 실적이 호전됐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단통법 때문에 매출이 줄었다”며 엄살을 부리는 형국이다. 

실제로 3사의 매출은 공통적으로 줄었다. 

SK텔레콤은 17조 1638억원에서 17조 1367억원으로 271억원 줄었으며, KT는 22조 3117억원에서 22조 2812억원으로 305억원, LG유플러스는 10조 9998어원에서 10조 7952억원으로 2046억원 줄었다, 

하지만, 3사 합계 매출 감소분은 2622억원으로 마케팅비 감소분 9551억원의 27%에 불과하다. 매출과 달리 지출비용 감소는 순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출이 줄었다고 ‘죽는 소리’를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단통법의 원래 취지였던 ‘가계통신비 절감’은 이뤄졌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러지 못했다.

개인이 부담하는 통신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당 평균 매출)의 경우, 2개 사는 오히려 올랐고, 1개 사만 소폭 내렸다. 

SK텔레콤의 ARPU는 2014년 3만 6101원에서 2015년 3만 6582원으로 481원(1.3%) 올랐고, KT의 경우 2014년 4분기 3만 6285원에서 지난해 4분기 3만 6491원으로 206원(0.6%) 올랐다. 

유일하게 ARPU가 하락한 LG유플러스의 경우 2014년 4만 810원에서 지난해 3만 9930원으로 880원(-2.2%)으로 소폭 줄었다. 

단통법에 따른 통신비 절감 효과 따윈 없었다는 얘기다.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오남석 이용자정책국장의 발언. (사진=MBC캡처)

기다리면 통신비 내려갈까?

어쨌든 단통법 덕분에 1조원에 달하는 대박 선물을 받은 이통 3사는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올리고, 임직원들과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데 여념이 없다.

SK텔레콤은 1주당 배당을 지난해 95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기로 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각기 500원과 100원씩 올렸다. 

또 지난해 실적 향상에 대한 성과급의 경우, LG유플러스는 기본급의 300% 내외를 지급할 예정이다. 전년 성과급은 100%에 불과했다. KT는 일괄적으로 130만원의 정액 성과급을 일괄 지급한다.

SK텔레콤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300% 내외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고 이를 주주·임직원과 나누는 것은 권장되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 이익이 국민들의 ‘준조세’에 가까운 통신비 부담으로 만들어졌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통법의 본래 입법취지는 분명 ‘통신비 절감’이었지 ‘이통사 이익 증대’는 아니었다.

어쨌든 단통법은 3년간 한시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므로, 남은 1년 9개월의 기간 동안 연간 1조원 내외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이통 3사에 선사할 예정이다. 

“조금만 기다려보시면 이 법이 워킹 되면 좀 소비하는 문화도 바뀔 거고, 시간이 지나면 이통사 수익이 남으면 틀림없이 요금을 내릴 겁니다” 

지난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오남석 이용자정책국장의 말이다. ‘이통사 수익이 남으면’ 단계까지는 왔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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