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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해마다 ‘쑥쑥’ 오르는 ‘회장님 저택’의 비밀

재벌총수들 집값, 서울 평균 상승률 두 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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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5.03 09:56:35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소유한 연면적 3422㎡ 규모(가운데 갈색 주택)의 공시가격 177억원대 저택.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0대 재벌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택의 가격이 서울 시내 평균 상승률 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흐름이 소형평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수들의 고급 대형저택이 소형아파트 보다 상승폭이 컸던 이유가 궁금하다. 회장님의 부동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CNB=도기천 기자) 

30대 총수 집값 전년比 8.4%↑
시세 반영해 공시지가 현실화 
팔린적 없어 ‘가격 매기기’ 머쓱

지난 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 민간 그룹 총수가 본인 명의로 보유한 개별 및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1월1일 기준 국토교통부 산정) 합계액은 1910억원으로 1년 전(1763억원)보다 147억원(8.4%) 늘었다. 

장영진 영풍그룹 회장의 강남구 논현동 저택이 38억원에서 60억원으로 55%나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장 회장 저택을 제외하면 용산구 한남동·이태원동, 성북구 성북동 순으로 올랐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저택. 공시가격이 19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7.9%나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한남동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저택이 165억원에서 194억원으로 가장 많이(17.9%) 올랐으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38억원에서 44억원으로 14.6%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82억원, 6.6%상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44억원, 15%상승), 최태원 SK그룹 회장(25억원, 7.5%상승), 구본무 LG그룹 회장(69억원, 10.2%상승) 등 한남동에 살고 있는 재벌총수들 모두가 높은 주택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태원동 등에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명의의 주택 공시가격 합계액은 356억원으로 1년 전(327억원)보다 8.9% 늘어났다. 이태원동 단독주택이 177억원으로 전년보다 21억원(13.5%) 오르며 동생인 이명희 회장의 한남동 저택과 최고가 1,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이 회장 일가는 이밖에도 이태원동 단독주택(136억원),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123억원) 등 을 보유하고 있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이태원동 등에서 보유한 주택 가격은 92억원으로 8.1% 늘어났다. 

성북동에는 조현준 효성 사장의 78억원(3.4%상승)짜리 저택을 비롯,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35억원, 4.4%상승), 이수영 OCI그룹 회장(35억원, 4.8%상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31억원, 4.8%상승),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25억원, 9.6%상승),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25억원, 4.1%상승)이 주택을 갖고 있다. 

배산임수 자리에 ‘재벌타운’

대부분 총수들이 한남·이태원·성북동에 ‘재벌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는 이곳이 남향인데다 지대가 높아 한강과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30대 재벌총수 소유 주택가격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재벌닷컴)

또 풍수설에서 최고의 명당으로 꼽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조건을 갖췄다. 한남·이태원동은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내려다보는 위치며, 성북동은 뒤로는 북악산, 앞으로는 청계천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지형적 조건을 벗어난 지역은 오름세가 크지 않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경기도 분당 운중동 주택 공시가격은 88억원으로 1년 전과 비슷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유한 가회동 주택은 82억원 정도로 2.4% 올랐으며,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신문로 등에 있는 저택은 66억원으로 2.1% 상승하는 선에 그쳤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구기동 등에 있는 주택은 42억원으로 6.5% 상승했다.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곳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성북동 주택(48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2% 가량 떨어졌는데 이는 건물이 리모델링 중이라 토지시세만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최근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어 ‘새 집 짓기’가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30대그룹 총수들의 주택 시세는 1년 전(2015년 1월기준)에 비해 평균 8.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전국 개별주택(4.29%)과 서울 개별주택 공시가격 상승률(4.51%)의 두 배 수준이다.

재벌 총수들의 주거지가 몰려있는 용산구는 6.4%, 성북구는 2.7% 올랐는데, 이는 그들이 보유한 주택의 상승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총수들의 저택은 지난해 값이 많이 오른 아파트(공동주택) 보다도 오름폭이 컸다. 

최근 정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2016년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대비 5.97%(수도권 5.72%) 상승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50㎡~60㎡ 이하 소형아파트가 6.99%, 102㎡~135㎡ 주택이 4.81% 상승해 소형이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총수들의 저택은 주택시장을 이끌었던 소형아파트 보다 상승비율이 높았다.  

명당 중의 명당 “부르는 게 값”

이처럼 총수들의 고급저택이 많이 오른 이유는 그동안 낮춰서 책정했던 공시가격에 실제 시세를 상당부분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개별주택 가격이 지난해 보다 평균 8.4% 올라 전국 평균(4.29%)을 크게 웃돌았다. 2016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 (자료=국토교통부)

공시가격은 재산세·취득세·종합부동산세 등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정부가 매년 토지와 건물에 대해 정하는 기준시가다. 조세 형평을 고려해 실제 거래가격 보다 10~20%가량 낮게 책정된다. 

특히 부동산 활황기에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사이의 간격이 더 벌어지게 된다. 세금 상승분이 부동산 오름 폭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몇 년 새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CNB에 “초고가 단독주택은 매매가 자주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일반 주택과 달리 공시가격을 매기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과세 형평성 제고를 위해 실제 시세를 반영하기 위한 감정평가 등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효과”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단 얘기가 아니라 과거 미미하게 반영했던 상승분을 현실화 했다는 얘기다.  

한남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주택들은) 매매가 이뤄진 적이 거의 없어 과거에 비해 얼마 가량 올랐다고 얘기하기조차 힘든 주택들”이라며 “풍수지리와 지운(地運)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명당 중의 명당이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일 것”이라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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