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5.25 11:09:58
특히 반 총장이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부각되는 시점에서 올해 말 임기만료 이후 내년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또는 어떤 인사들을 만날지 한국에서의 행보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에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박2일 일본을 다녀오는 것 이외에 제주포럼, 유엔 NGO 콘퍼런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제주와 TK(대구경북) 지역인 경주·안동, 경기 일산, 서울 등을 오가면서 총 6일간 머물 예정이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3시경 제주공항에 도착한 후 저녁 6시30분부터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최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열리는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환영 만찬에는 반 총장과 같은 충청권 출신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같은 당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등 여권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지난 18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임기가) 아직 7개월이 남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밝힌 바 있어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은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 총장은 26일 오전에는 제주포럼에 참석하는 전직 외교장관들과 조찬을 한 다음 황교안 국무총리를 면담하고,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26일 오후에는 26~27일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해 27일 밤 서울로 돌아온다.
그리고 28일에는 서울에 머물며 고향에서 상경하는 모친 신현순(91)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조촐한 가족모임을 갖고 건강검진을 받는 등 개인적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며, 이어 29일 오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을 방문한 뒤 경주로 이동한다.
반 총장은 체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에 참석헤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한 다음 콘퍼런스 부대행사인 '유스 코커스(Youth Caucus)' 행사에도 참석, 국내외 청년대표들을 격려한 뒤 오후에 인천공항을 통해 6일간의 체류 일정을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반 총장은 굉장한 권력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친박에서 옹립한다고 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며 "과거에도 보면 반 총장은 대통령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안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최근 그분의 말씀을 보더라도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며 "현재 더민주나 국민의당은 더 체계가 잡혀 있고 새누리당은 문제가 많으므로 그쪽으로 갈 확률도 높다"도 예상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상수'라고 말한 바 있고, 국회 외통위원장을 지낸 안홍준 의원도 반 총장의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101%"라고 말하는 등 입장이 갈리고 있다.
반 총장과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안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반 총장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 사무총장을 10년간 경험한 경륜과 인맥들을 이제 우리가 대통령으로서 부려먹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의원은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조금 더 검증을 거쳐봐야 할 것이고 본인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난마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은 현실에서 정치를 조금 더 단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른 입장을 보였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논평할 문제는 아니지만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이 있다”며 “유엔 결의문에 그런 내용(임기 후 4~5년 지나야 정무직 맡는다)이 있다면, 그 결의문 정신이 지켜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