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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정몽준 이사장은 왜 현대중공업 사태에 침묵하나

‘막후 경영’ 책임론 솔솔…정 이사장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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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6.05.26 09:58:15

▲현대중공업 노조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사재출현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정 이사장 측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8월 당시 한나라당 최고연석회의 모습. (사진=CNB포토뱅크)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채권단과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침묵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CNB=손강훈 기자)

사측 “경영 손 뗀지 오래” 
노조 “배당 챙길 땐 언제고”
사재출연 법적 구속력 없어


현대중공업은 이미 전체 직원 2만8000명 중 사무직 1000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지난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생산직을 포함 전 직원의 10%(약 3000명)를 감축할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기본적으로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이 자구계획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또한 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매년 막대한 배당금을 챙기고 있고 대주주로서 구조조정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주장이지만 정 이사장은 묵묵부답이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에 손을 뗀지 10년도 넘은 상황에서 대주주란 이유로 사재출연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실제 정몽준 이사장은 1982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5년 뒤인 1987년 회장에 올랐지만 2001년 고문으로 물러났다. 15년 전 경영에서 손을 뗀 것. 2001년부터 최대주주자리만 유지하고 있다.

대주주 사재출연이 강제력이 없다는 점도 정 이사장이 침묵하는 이유로 꼽힌다. 통상 사재출연은 채권단이 자율협약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징적인 조치로 이뤄지고 있으며,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실례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 전 단계인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 후 지난 2월18일 사재를 털어 300억원을 내놓으며 채권단에 성의를 보인 바 있다. 이후 한 달 뒤 현대상선은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경영난을 겪고 있긴 하지만 채권단 공동관리 등 회생절차에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주주 사재출연까지는 불필요하단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미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폭락해 큰 손실을 본 정 이사장에게 사재출연까지 요구하는 건 너무하다는 주장도 있다.

3년 전 30만원 선이었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미 10만원(25일 종가기준)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정 이사장은 771만7769주(10.15%)를 보유하고 있는데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상태다.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기업홍보책자)

정 이사장 ‘실질 경영’ 공방


하지만 그동안 상당한 금액을 배당금으로 챙긴 만큼 책임지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 이사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챙긴 배당금은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호황일 때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만큼, 경영난에 시달리는 회사를 위해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게다가 정 이사장이 경영에서 손 뗐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오너행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중공업 핵심 인물들의 인사권 등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지난 2년 연속 회사가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임이 확정됐다.

이들은 2014년 실적 악화의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두 사람 모두 현대중공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최 회장은 2001년, 2005~2009년 사장을,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스포츠,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했다.

당시 이들의 영입은 표면적으로는 현대중공업 경영난 타개를 위한 것이었지만 실은 정 이사장 측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당신 언론들도 이들의 복귀를 ‘정몽준의 복심(腹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2014년 3조2495억원, 2015년 1조54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재선임됐다.

또한 정몽준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의 행보 역시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0월 비상경영의 신호탄으로 기존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고 임원의 30%를 줄였다. 그러나 이 때 정기선 씨는 상무로 승진해 처음 임원이 됐고, 1년 뒤 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중공업 사상 최연소 승진 기록을 썼다.

업계 전문가는 “어떤 추측들이 있더라도 법적으론 대주주일 뿐이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재출연 등의 고통분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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