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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불황에 수백억대 예금 폭증하는 이유

재벌들 투자 접고 ‘곳간 불리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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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6.05.30 10:45:16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시중 은행에 뭉칫돈 예치금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최근 기업의 예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법인카드 사용도 부쩍 늘었다. 이는 전부 현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왜 은행에 돈을 쌓아놓고 있는 걸까? (CNB=이성호 기자)

경기 ‘꽁꽁’…재벌들 투자·고용 인색
기업예금·사내유보금 1년 새 급증 
시민단체 “곳간문 열어라” 서명운동

10억원 이상의 고액 예금 계좌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은행권에서 10억원이 넘는 금전신탁·저축성예금·양도성예금증서의 계좌 잔액은 총 547조4820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4년 491조1510억원 대비 11.5%(56조3310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이는 기업자금이 대거 은행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예금 규모는 2014년보다 무려 21% 증가한 119조4720억원이나 됐다. 

기업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나라 안팎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자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하기보다는 은행에 쌓아두기 때문. 경기가 어렵고 각종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고자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기업 예금이 늘면서 사내유보금도 급증하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생산 투자에 쓰이지 않는 잉여 자산을 이른다.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가 최근 기업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 현황을 따져본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대 재벌들의 사내유보금은 549조6326억원(2015년 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6조원 가량 폭증했다. 

삼성그룹 16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이 215조2935억원으로 전년보다 18조5835억원 (9.4%) 늘었고, 현대차그룹 11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112조6048억원(10.2%↑),  SK그룹 16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 65조6346억원(23.7%↑)으로 파악됐다.

김현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835개 상장사 전체 사내유보금은 2008년 326조원에서 2014년 845조원으로 7년간 519조원(158.6%)이나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이 지난 17일 내놓은 통계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사내유보자산이 가장 많은 10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SK텔레콤, 롯데쇼핑, 현대제철, SK이노베이션이었다. 가장 적은 10개 기업은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삼부토건, 현대상선, 삼성엔지니어링, 아시아나항공, 대성산업, 고려개발, 동부제철, STX엔진이었다. 

반면 2008년~2014년까지 투자는 되레 0.2% 감소했다. 고용은 31%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 의미를 두기 힘들다. 한마디로 기업들이 투자나 고용비용은 줄이고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만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에서 2.6%로 하향 조정했으며,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2%대의 저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재벌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 현황. (자료=사회변혁노동자당)


전경련 “소모적 곳간 논쟁 멈춰야”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에 나서면서 30대 그룹의 임원 자리가 1년 사이에 500개 가까이 증발했다. 25일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계열사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원 수는 9632명으로 전년 대비 484명(4.8%) 감소했다. 해운 조선 철강업종은 이미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재벌 대기업의 곳간이 예금과 사내유보금으로 불어나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회단체의 관계자는 26일 CNB에 “재벌기업들이 부동산·금융투기를 벌이면서 투자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사내유보금이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권 확보 및 각종 투기에 전용되고 있는데 이를 환수해 사회로 환원토록 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집중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전경련 송원근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사내유보자산이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불필요한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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