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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SK텔레콤의 ‘T맵’ 무료 개방은 구글 대응 전략?

내비게이션 시장서 양사 정면 충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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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7.20 08:57:26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의 패권을 놓고 T맵과 구글 지도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사진=인터넷)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대표주자 ‘T맵’이 19일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SK텔레콤 측은 무료화 이유로 가입자 확대 및 플랫폼화를 통한 미래사업 진출 등을 꼽고 있지만, 업계는 카카오내비 등 경쟁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진입에 맞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CNB=정의식 기자)

업계 1위 T맵, ‘전면 무료화’ 선언
구글 정식 서비스 시작하면 전면전
가입자 늘리고 경쟁사 방어 ‘포석’

▲SK텔레콤이 19일 T맵의 ‘전국민 무료화’를 선언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그간 SK텔레콤 가입자들에게만 무료로 제공됐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T맵(T map)’이 19일부터 KT, LG유플러스, 알뜰폰 등 타사 이용자들에게도 무료로 개방된다. 

피처폰이 주로 사용되던 지난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T맵은 국내에서 ‘모바일 내비게이션’이라는 신시장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고정된 지도에 기반한 길 안내 서비스만 제공하던 일반 내비게이션 기기와 달리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교통상황에 맞춰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T맵의 ‘실시간 교통정보’ 기능은 빠른 속도로 사용자들을 매료시켰다. 

일각에서는 “T맵 때문에 SK텔레콤을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한마디로 SK텔레콤을 대표하는 ‘킬러 컨텐츠’였다.

2016년 7월 기준 T맵의 전체 가입자 수는 약 1800만 명이며, 하루 이용자 수는 약 220만 명(주말 기준), 월 평균 이용자 수는 약 800만 명으로, 자타공인 업계 1위다. 

이렇듯 오랜 기간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앱의 왕좌를 지켜온 T맵이 굳이 ‘전면 무료화’라는 강수를 둔 배경은 무엇일까?

▲실시간 교통정보가 강점인 T맵 실행 화면. (사진=SK텔레콤)

가입자 증대·플랫폼화 목적

SK텔레콤이 밝힌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 기반 확대’다. 가입자와 실질 이용자 수를 좀더 늘리겠다는 것. 

가입자 수 증강에 열을 올리는 것은 어떤 서비스든 당연한 일이지만, T맵의 경우는 한층 더 중요한데, 이는 T맵의 핵심인 ‘실시간 교통정보’의 정확도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플랫폼화를 통한 잠재적 미래성장사업 진출’이다. T맵을 생활가치/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전기차 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기아차와 재규어, 랜드로버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일부 신규 출고 차량에 ‘T맵’을 미러링 기반으로 이용하는 완성차 내비 솔루션 ‘T맵 for 카’를 선보였으며, 택시 앱 ‘T맵 택시’, 대중교통 안내 앱 ‘T맵 대중교통’ 등도 플랫폼 진화를 위한 ‘T맵’ 활용의 한 예다.

▲‘김기사’의 후신 ‘카카오내비’가 빠른 속도로 T맵을 추격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경쟁사 추격 따돌리기?

이외에 SK텔레콤 측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을 봉쇄하려는 의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경쟁자는 ‘카카오내비’. 카카오는 지난 2015년 인수한 록앤올의 ‘김기사’에 카카오톡과의 연동을 강화한 ‘카카오내비’를 올해 2월 내놨다. 카카오내비는 출시 이후 빠르게 사용자 층을 늘려가 지난 5월 기준 이용자 수가 340만 명을 돌파했다.

티맵과 비슷한 수준의 ‘실시간 교통정보’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특유의 벌집 인터페이스와 카카오톡 연동 기능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 경쟁자는 이통 시장의 라이벌 KT와 LG유플러스다. 이들은 내비게이션 전문기업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를 기반으로 ‘올레 아이나비’와 ‘U네비’를 각기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 3사는 교통정보를 서로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교통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 지도’ 앱도 T맵의 새로운 라이벌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내비게이션 전문기업 맵피(Mappy)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 지도’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시켰다.

▲구글 맵과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차량. (사진=매셔블)

구글과 경쟁 염두에 뒀나

한편, SK텔레콤의 이번 T맵 무료화 조치를 단순한 국내 경쟁자 따돌리기 차원이 아닌 해외기업 특히 구글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글은 현재 국내 지도 데이터를 보유하지 못해 SK텔레콤의 T맵 지도 데이터를 구글 지도에 활용하고 있는데, 축척이 2만 500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품질이 낮다. 이 때문에 구글은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국내 지도 데이터의 반출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국내 지도의 해외 반출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나,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등 주요 기관장 협의체에서 허가받으면 반출이 가능하다. 

구글이 국내에서 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그간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았던 길 안내,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국내서도 가능해진다. 구글 지도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기본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최다의 이용자를 확보한 내비게이션 앱이 국내 시장에 등장하는 셈.

실제로 해외의 경우 구글 지도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내비게이션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SK텔레콤의 T맵 플랫폼화 전략과 정면 충돌한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켓몬 고(GO) 열풍으로 구글 지도 반출 허가 여론이 높아지면서, 구글의 국내 내비 시장 진입 가능성은 전에 없이 높아졌다”며 “구글 지도 반출이 허가될 경우, 국내 모든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구글과 정면대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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