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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 불발…속으로 웃는 ‘지상파 TV’

방송3사, ‘눈엣가시’ CJ E&M 때문에 방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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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7.22 13:57:08

▲인수·합병이 무산된 SK브로드밴드(왼쪽)와 CJ헬로비전 사옥. (사진=SBS 캡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공정위에 의해 최종 불허되자, 지상파 TV사들이 최대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다. CJ그룹의 헬로비전 매각대금이 ‘눈에 가시’인 CJ E&M(CJ엔터테인먼트)에 투자될 뻔했던 최악의 상황을 피했기 때문. 또 SK텔레콤이 IPTV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하는 것도 막게 돼 양수겸장이 됐다. (CNB=정의식 기자)

정부, 인수 허용하려다 지상파 반발로 ‘불허’ 
케이블업계 “지상파만 독과점 우대” 반발
CJ E&M 시장 확대에 ‘선제 대응’ 분석도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 금지 결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8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에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리고, 이 결과에 양사가 각기 ‘수용’과 ‘존중’의 입장을 밝혔다. 

약 8개월에 걸친 논란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의 이번 불허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반대세력이 어디였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반대세력은 단연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자 KT와 LG유플러스다. 

이들은 지난 해 12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인수 합병을 추진한다는 발표와 동시에 반대 행동을 개시했다.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기본이고, 양사의 합병 주주총회 결의 무효 소송 등 일관된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 4월3일 SBS가 보도한 ‘“SKT-CJHV 합병시 요금 상승”…드러난 거짓말’ 방송 장면. (사진=SBS 캡처)

방송3사 똘똘 뭉쳐 ‘치킨게임’

하지만 KT, LG유플러스보다 더 맹렬하게 반대한 세력이 있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해 집중적인 비판 보도를 내보냈다. 

3사는 모두 각사 메인 뉴스를 통해 25건(SBS), 13건(KBS), 5건(MBC)의 관련 보도를 내보냈는데, 하나같이 비판적 논조였다. 특히 많은 기사를 쏟아낸 SBS의 주요 뉴스 보도 제목은 ‘SKT “합병 시 3200억 투자”… “면피성 약속”’(3월8일), ‘청년 일자리 늘린다더니… 알바로 절반 채운 CJ’(3월25일), ‘“SKT-CJHV 합병 시 요금 상승”… 드러난 거짓말’(4월3일), ‘SKT 보고서 “CJ헬로비전 합병 실패할 수도”’(5월10일) 등이었다. 

지상파 3사의 비판 보도가 이어지자 정부측 분위기가 일변했다. 애초에는 양사의 인수·합병을 미래 방송통신 시장에 대한 적극적 대처로 간주하며 ‘조건부 승인’이 날 것이라는 분위기가 주도적이었는데, 3월 이후부터는 부정적 의견이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5월로 예정됐던 공정위 결론 발표가 7월로 늦어졌다.

3사는 뉴스 외에도 지상파 3사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를 통해 부정적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2차에 걸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후 공정위의 최종 불허 방침이 발표되자, 지상파 3사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15일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판결에 대해 “방송통신시장의 공정거래를 보장하고 시청자·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며 “공정위의 결정을 공식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인수·합병이 성사됐다면) SK텔레콤이 전국 및 지역단위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독과점화하고, CJ가 매각대금을 무기로 제작 요소인 연기자, 연출자, 작가를 모두 싹쓸이해 두 재벌기업에 의해 시장이 황폐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J E&M이 보유한 케이블 채널들. (사진=CJ E&M)

1조원 자금 유입 미리 차단?

한국방송협회의 성명에는 지상파 TV사들이 SK텔레콤보다 CJ그룹에 위협을 느낀 핵심적 이유가 설명되어 있다. CJ그룹이 CJ헬로비전 매각대금을 확보해 컨텐츠 시장 장악력을 더 늘리는 것이 우려됐던 것. 

CJ그룹은 최근 몇 년간 tvN(티비엔), mNet(엠넷), OCN, 올리브 등 CJ E&M 계열 인기 채널들의 시청률과 영향력 급증을 무기로 거대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했다. 

CJ E&M은 이미 지상파의 주된 수입원인 광고 매출도 추월한 상태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CJ E&M은 1345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해 KBS(1237억 원)와 SBS(1150억 원)를 앞질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수·합병이 진행되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CJ헬로비전의 인수대금이 CJ E&M에 투자되었다면, 지상파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지상파로서는 거대 경쟁사 출현도 막고, CJ E&M의 재원 확보도 막았으니 양수겸장을 이룬 셈이다. 반면, 케이블업계의 분위기는 침통하다. 

지난 18일 케이블TV(SO)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실효적인 공정경쟁 정책 및 케이블TV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촉구하며 ▲케이블 산업 경쟁력 확보 위한 지원 ▲실효적인 방송통신 공정경쟁 정책 도입 ▲지상파재송신제도 개편 등을 요구했다.

한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이번 불허 결정은 IPTV 등장 후 급격히 가입자가 감소해 자율적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유료방송시장에 정부가 찬 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정부는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서라 설명했지만, 지상파 TV의 독점적 지위는 허용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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