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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갤노트7’ 나비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나선 이유

모바일-바이오-IoT, 원격진료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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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6.08.19 13:07:23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내 상장 추진, 홍채인증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노트7의 출시 등이 이뤄지면서 모바일-바이오-IoT를 연계한 원격진료·헬스케어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서 삼성전자 임원이 홍채인식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비의 날개짓이 폭풍우를 불러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갤럭시노트7의 출시. 별로 연관없는듯한 두 사안이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이 오래전부터 미래먹거리로 공들여온 의료·바이오가 스마트폰을 통한 원격진료·사물인터넷과 결합하며 ‘아주 조금씩’ 피부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둘의 조합이 이제 삶 자체를 바꾸려 한다. (CNB=도기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스피 상장 ‘속도’
갤노트7 생채인증…바이오업계 ‘눈길’
IoT-헬스케어, 원격진료법 반대 ‘머쓱’

삼성그룹의 바이오제약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다. 스위스 론자(연 24만ℓ),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연 21만ℓ)에 이어 세계 3위(연 18만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예상 공모금액이 약 3조원,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상장하면 코스피 시총 30위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검찰 수사 여파로 지연되면서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넷마블)와 더불어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다. 코스닥시장 내 제약기업은 2006년 초 30개에서 지난달 말 67개로 늘었지만 이 기간에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은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년만의 상장 시도인 셈이다. 

삼성은 비슷한 시기에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19일 출시된 갤노트7은 올들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 수준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갤럭시S7 판매 호조 등에 힙입어 2분기 51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반기 매출 100조원 돌파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갤노트7을 통해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갤노트7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공을 들여온 홍채인식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삼성은 갤노트7을 통해 휴대폰시장의 황금기를 재현하겠다는 의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요양시설 원격의료 시범사업 기관인 충남 서산시 서산효담요양원을 방문, 원격의료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갤노트7-바이오로직스, 무슨 연관?

시장 일각에서는 이 두 가지 사안을 두고 원격진료시대의 전단계가 도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이미 2007년경부터 바이오·의료 분야를 미래먹거리로 정하고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여러 건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의료서비스를 의료기술(HT.Health Technology) 산업의 범주에 포함시켜 상업화 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가지 축에서 이를 구체화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개발과 신약 생산이다.
 
미국 비디오 관련 앱 서비스 개발 업체 ‘셀비’, ‘루프페이’ 등 첨단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글로벌제약사들과의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개발과 상업화를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제약회사 머크(MSD)와 공동 투자한 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B9’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절차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노트7’에 탑재된 홍채인식 기능은 예사롭지 않다. 보안성 강화라는 당연한 기능 외에도 의료 분야로 사용성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바이오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SRI 인터내셔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갤럭시탭 프로 8.4’, ‘갤럭시탭 아이리스’ 등에 홍채인증 솔루션을 적용한 바 있는데, 이번 갤노트7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생체인증 기술을 도입했다. 

홍채인증은 향후 원료진료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진료는 의사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이다. 의학영상, 동영상, 환자기록 등 각종 데이터를 통해 공간 제약 없이 진단·처방·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의료방식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원격진료가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삼성은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왔다. 

스마트폰을 통한 각종 헬스·바이오 앱과 모바일과 전자기기를 이어주는 사물인터넷 개발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에도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제품들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 스며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은 스마트폰과 결합한 의료·바이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채·혈류·안면…‘보안·의료’ 한 방에

홍채인증은 야당과 시민단체가 원격진료법에 반대하고 있는 논리 가운데 하나인 의료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지문보다 한층 더 높은 보안시스템이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제 막 상용화된 지문·홍채 기술이 심박, 지정맥, 혈류, 안면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취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산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안구의 상태 등을 분석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식이다. 특정 신체 부위 하나하나가 암호화 되는 것은 물론 혈액·혈압, 심전도 검사 등 원격의료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갤노트7에 이런 기능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향후 법안이 통과되면 모바일을 통한 원격진료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삼성은 원격진료의 의미를 ‘병원과 개인’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물인터넷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이른다. ‘인터넷-사물-인간’을 이어주는 방식이다. 

사물인터넷의 핵심 기기는 당연히 스마트폰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제휴해 모바일 IoT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도어락, 가스밸브, 에어컨, 냉장고, TV, 세탁기, 오븐 등 대부분 가전제품의 원격제어가 현실이 되고 있다. 삼성은 헬스케어 가전제품들을 모바일 IoT와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이 스마트폰·의료·바이오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다른 사업분야의 부진에 따른 위기의식이 배경이 되고 있다. 재벌닷컴 집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감원 규모가 10대그룹 중 가장 컸다. (그래픽=연합뉴스. 자료=재벌닷컴)

위기의 삼성, 미래먹거리는 ‘바이오’

삼성이 이처럼 스마트폰과 결합한 의료·바이오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다른 사업분야의 부진에 따른 절박함이 배경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7% 이상 늘어났지만,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SDI 등 다른 전자·IT 계열사는 모두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조선업 위기 속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신규 수주가 전무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했지만, 국내외 건설경기 악화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들도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그룹차원의 사업재편·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혼란스런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벌닷컴 집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15개 상장 계열사 직원 수가 올해 상반기에만 6176명(감소율 3.2%) 줄었다. 이는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89곳의 직원 감소 규모인 4700여명보다도 많다. 삼성·현대중공업·포스코·GS 등은 직원 수가 감소한 반면 현대차·한화·SK·한진·LG·롯데 등 6곳의 계열사들은 증가했다.

이처럼 삼성은 위기 속에 의료·바이오·모바일 분야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배양기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의료 분야를 오래전부터 미래먹거리의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사진=삼성)


공공성이냐 미래냐, 기로에 선 한국 
 
야당과 보건노조, 시민단체 등은 사실상 ‘의료민영화 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원격의료 허용이 재벌기업에게는 기회가 되겠지만 동네 병·의원은 몰락하게 된다는 논리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어르신, 장애인 등 필요한 분들이 원격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여소야대 정국이라 쉽지 않은 형국이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세계 최고수준의 스마트폰과 광통신망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해진다면 (외국인들의) 의료 이민이 급증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중국·동남아 등지의 의료 사정이 낙후돼 있어 충분히 (한국이) 경쟁력이 있음에도 각종 제도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ICT 최강국으로서의 기술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맞다”면서도 “국가의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인 만큼 보건의료의 공공성, 재벌의 의료시장 독과점, 오진에 대한 책임 소재, 의료개인정보 침해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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