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취재진은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일체 답변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으나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곧 시작될 피의자 신문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국정농단 파문 등에 관해 비록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명시적인 사과 등은 하지 않음으로써 12일 자택 복귀때 헌재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뉘앙스의 입장을 견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하면서 국민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은 데 이어 이날도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메시지에 대해 논평을 내고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 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국회 청문회와 검찰 조사에서 줄곧 발뺌과 모르쇠로 일관했던 국정농단의 부역자들이 박영수 특검 조사에서 술술 자백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지켜봐왔다“며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13가지 범죄 피의자로서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 진실에 대한 더 이상의 공방이 없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검찰의 '예봉(銳鋒)'이 말잔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결정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원했건만 끝끝내 형식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검찰 청사로 사라졌다”며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이제 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며 “이번 검찰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이다. 또한 그것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움을 느끼셨다”며 “박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오늘 검찰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면서 다시는 불행이 반복되지 않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