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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정치와 기업 ②] 정경유착의 향수 ‘대선테마주’

대선후보들 “내가 왜 엮였나?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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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2017.05.01 08:51:54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 테마주들이 인기다. (왼쪽부터)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지난 23일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는 파란만장했다. 정경유착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고 국민들은 ‘정치·재벌개혁’을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그 끝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불명예스럽게 물러나 구속됐고, 굴지의 대기업 총수와 정·관·재계 인사들이 법정을 드나들고 있다. 

국민들은 비리의 말로를 고스란히 지켜봤지만 아직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는 ‘대선 테마주’다. 세상은 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아직도 정경유착의 향수에 젖어있는 듯하다. CNB가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추구하며 연재하고 있는 <연중기획-정치와 기업> 이번 편은 대선테마주 이야기다. (CNB=손강훈 기자) 

촛불 들고 ‘정경유착 청산’ 외쳤건만
후보들 학연·지연 ‘대선테마주’ 활개
대선주자들 “논할 가치도 없는 얘기”

테마주는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해 증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할 때, 이런 현상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종목군을 말한다. 

흐름을 잘 읽는다면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다만 기업의 가치로 주가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슈·풍문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불안전성도 크다. 즉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큰 위험, 많은 수익)’ 성격의 투자처다. 

5월 장미대선을 앞둔 현재도 어김없이 주식시장에서 대선 테마주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실례로 대표적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은 지난 3월 말, 1주당 15만원에 육박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코스닥 시장 10위까지 올랐다.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승리가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나오고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자, 주가는 7만원 대로 급락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이 드러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진행되면서 고려산업, DSR제강 등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식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여론조사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았던 문재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사실 테마주는 투자처로서는 위험하다. 여러 변수에 따라 가격이 거품처럼 올랐다가 꺼지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가 매매 타이밍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해당 종목들은 장기 투자보다 일시적 차익을 노리는 이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일종의 작전주 성격도 강하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시세조종과 부당거래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발된 시세 조종가(작전세력)는 모두 30명으로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590억원에 달했다.

당시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됐던 상위 20개 종목들은 70% 이상 손실이 났으며 여기에 참여한 195만개 계좌 중 매매 손실을 입은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번 대선에서 테마주는 인기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상매매주문 사례를 분석한 결과, 76.9%가 대선 후보 관련 테마주라고 발표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98.2%로 압도적이었다. 

게다가 돈을 넣은 개미 중 99.6%가 손실을 봤다. 1인당 평균 손해금액은 77만원에 달했다. 이는 ‘한 방’을 노리는 투자자의 심리를 일부 투기세력 교묘하기 이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투자 심리의 바탕에 정경유착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다는 점이다. ‘특정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력의 힘을 이용해 개인적 관계가 있는 기업을 키워줄 것’이란 믿음이다. 

이는 이번 대선의 취지와 상반된다. 이번 대선은 박근혜·최순실씨가 재계로부터 뇌물을 받고 특혜를 준 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재벌개혁’이 대선 민심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결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적폐청산과 박근혜 탄핵을 외치고 있는 촛불집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테마주, 청산해야할 적폐”

하지만 대선 테마주는 기업의 실적이 아닌 후보의 ‘인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안랩의 경우 안 후보가 창립자이자 최대 주주란 이유로, 고려산업과 DSR제강은 회사의 상임고문과 대표이사가 문 후보와 같은 경남고 출신이란 것 때문에 테마주에 묶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의 테마주인 대신정보통신 역시, 대표이사가 유 후보가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분류됐다. 여기에는 해당 후보가 학연과 지연을 통해 회사를 키워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대선에서 이런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적폐청산과 재벌개혁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모두 이 점에 큰 이견이 없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만 이렇다 할 재벌정책이 없다.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차단하고,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해 오너 일가를 견제하겠다는 게 주요 후보들의 핵심 공약이다. 한마디로 주주 감시와 투명성을 강화해 기업 오너가 함부로 정치권력과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고 있는 후보들을 대선 테마주와 엮는 것은 말 그대로 모순이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논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일축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선후보들은 박근혜 정부가 정경유착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봤는데 권력의 힘으로 개인적 관계가 있는 기업을 키워주겠는가”라며 “큰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의 심리와 그것을 부추기는 작전세력의 개입이 맞물려 발생되는 기 현상”이라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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