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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세상] 엔씨소프트는 왜 ‘리니지M 12세 이용’을 강행할까

시간차 노린 ‘셀프 등급 정하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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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황수오기자 |  2017.06.14 14:16:52

▲지난 2015년 12월 리니지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연합뉴스)

리니지 시리즈가 잇따라 ‘청소년 이용 불가(청불)’ 판정을 받고 있지만, 제작사인 엔씨소프트가 후속작 ‘리니지M’을 ‘12세 이용가’로 홍보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가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로 인해 큰 사회적 문제를 낳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왜 12세 이용을 추진하고 있는걸까? (CNB=황수오 기자)

‘리니지 시리즈’ 잇단 ‘청불’ 판정
리니지M ‘12세 이용가’ 출시 강행
게임위 심사 수개월뒤…제도 ‘구멍’ 

▲원작인 ‘리니지’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고 있지만, 이를 계승한 ‘리니지M’이 12세 이용등급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1일 출시 예정인 ‘리니지M’은 전작인 ‘리니지’를 계승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리니지 게임은 1998년 출시돼 현재까지도 사이버 사기 문제를 비롯해, 게임 중독, 도박(사행성), 폭력 등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지난달 10일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에 대해 청불 판정을 내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게임 내 유료화폐(현금)로 이용자 간 아이템을 거래하는 행위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청불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12세 이용가’로 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체등급분류’라는 제도 때문이다. 

자체등급분류는 앱마켓 사업자가 직접 앱의 이용자 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제작사가 앱마켓에서 공지하는 체크리스트만 작성하면 원하는 이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제작사(개발사)가 스스로 이용등급을 정하게 되는 셈이다.   

엔씨소프트가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12세 이용’을 고집한 이유는 국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유저들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불 판정이 내려지면 아이폰 유저들은 해당 앱을 다운받을 수 없다. 애플 앱스토어는 ‘19세 미만 이용불가 앱’은 아예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 

결국 이는 수익과 직결된 얘기다. 처음에 ‘12세 이용가’로 출시된 레볼루션의 경우, 출시 14일 만에 1000억원, 한달 만에 20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형 게임사의 연매출이 1~2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게임 하나로 한 달 만에 연매출의 10~20%를 달성한 셈이다. 

엔씨소프트도 이런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리니지M은 지난 3일까지 사전예약자 500만명을 달성했다. 이는 레볼루션의 사전예약자 340만명을 훨씬 능가한다. 

이는 현행 등급제도의 허점 때문에 가능했다. 레볼루션의 경우, 청불 판정이 출시 6개월 이후 내려졌었다. 리니지M이 6개월 뒤에 청불 판정이 내려지더라도 이미 막대한 수입을 올린 후가 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시간차를 노리고 일단은 ‘12세 이용가’로 출시를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엔씨소프트 김창현 홍보팀장은 14일 CNB에 “광고에는 ‘12세 이용가’로 표시했지만 지난달 20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등급분류기준을 새로 제시한 만큼, 12세 이용가로 출시할지를 놓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소년 이용불가를 받아야하는 게임이 12세 이용등급을 달고 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시민단체들은 당국이 게임 출시 단계에서 등급을 확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 게임위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 “자체 등급분류로 앱마켓에서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이 (1년에) 수십만 종에 달한다”며 “현재 이를 감시하는 인력이 게임 전부를 따져보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이용등급 판정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강제등급분류라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는 국내 사업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며 “앱마켓의 경우 해외 사업자이기 때문에 서로 등급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모바일 게임의 출시는 신속성이 중요한 요소”라며 “게임 유통을 위해 자체등급분류 없이 일일이 게임위에서 등급을 분류한다면 모바일 게임들의 예상 출시일이 상당히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일이 지체되다 보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게임위는 오는 21일 자체등급분류제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앱사업자와 게임개발사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방침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리니지M 출시일과 맞물려 나오기 때문에 리니지M에는 적용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NB=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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