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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바뀐 거래소 규정’ 최대 수혜자 된 내막

자회사 ‘셀프 상폐’ 속도…개미들 “눈 뜨고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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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7.08.10 11:54:48

▲대전시 대덕구 아트라스BX 본사 전경. (아트라스BX 홈페이지)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개정으로 자사주가 소액주주에서 제외되면서, 한국타이어그룹이 추진했다가 중단된 계열사 아트라스비엑스(BX)의 상장폐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회사가 상폐 될 경우,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는 수백억원 대의 이익을 보게 되는 반면 소액주주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될 전망이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번에 바뀐 규정이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를 위한 ‘맞춤형 개정’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거래소, 자사주를 소액주주 지분서 제외
한국타이어 자회사 아트라스BX 상폐 위기
상폐 추진해온 오너일가 경영승계 청신호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 14일 소액주주의 범위를 규정한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제28조 11항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한 당해 법인’ 문구를 삭제했다. 자사주를 소액주주의 주식수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한국타이어그룹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자회사이자 국내 2위, 세계 6위 자동차용 축전지 제조업체인 아트라스BX는 지난해 두 번에 걸쳐 자진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자사주와 대주주의 지분을 합쳐 95%가 되면 상장폐지를 신청할 수 있다. 아트라스BX는 지난해 3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소액주주들의 지분 58.43%를 사들여 자사주로 만들었다.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31.13%)을 합쳐 89.56%가 됐지만, 95%에는 못미처 상폐 추진이 중단됐었다.

하지만 이번 규정 개정으로 자사주가 소액주주에서 제외되면서 ‘셀프 상폐’가 가능하게 됐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수가 전체 유동주식수(발행주식수)의 20% 미만일 경우, 해당기업은 거래소 직권으로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될 수 있다. 

기존대로라면 아트라스BX가 작년에 개미들로부터 사들여 자사주로 만든 58.43%는 소액주주 지분에 해당되지만, 바뀐 규정을 적용하면 이 지분이 소액주주 주식수에서 제외된다. 나머지(대주주와 자사주 제외) 주주들이 갖고 있는 10.44%만이 소액주주 지분에 해당된다. 이 주식수가 20% 미만이므로 거래소는 관리종목으로 지정 또는 상장폐지를 진행하게 된다. 

소액주주 지분이 다시 20%이상으로 늘어나지 않게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 기간 중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된다. 

어차피 상폐를 추진해왔던 아트라스BX로서는 소액주주 요건(지분20%이상)을 충족시킬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상폐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코스닥 상장 규정 개정으로 아트라스BX의 소액주주 비율이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단위=%, 그래픽=박현준 기자)


다만, 아트라스BX가 거래소가 상폐를 진행할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기 보다는 한 번 더 공개매수를 진행할 가능성은 있다. 작년 공개매수 때 이 회사는 매수가를 주당 5만원으로 제시했었다. 당시 두 번이나 공개매수를 진행했음에도 상폐 신청 요건만큼 주식을 사들이지 못한 것은 매수가가 낮았기 때문이다. 상당수 소액주주들이 매수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대로 상폐가 진행된다면 소액주주들은 작년 공개매수가인 주당 5만원 선에서 정리매매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회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차라리 지금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나을 수 있고, 이런 점에서 아트라스가 한 번 더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규정 개정이 한국타이어그룹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것으로 분석되면서 일각에서는 개정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진 상폐를 진행 중인 기업들 중 아트라스BX가 사실상 이번 개정의 유일한 수혜기업이라는 점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사표를 낸 것은 지난 5월 11일이다. 관련 규정이 개정된 것은 6월 14일이며, 임 위원장 후임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것은 7월 26일이다.  따라서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공석인 상황에서 거래소가 규정을 바꾼 것이다.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금융 수장이 공석인 때에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규정을 바꾼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0일 CNB에 “주주분산요건을 산출할 때 일반주주에 자사주를 포함시키지 않는 유가증권시장의 규정과 형평성을 맞춘 것으로, 자사주가 일반주로 묶임으로써 발생하는 유동성 측면의 부작용을 바로 잡은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민원이 제기돼 왔던 사안이며, 급하게 규정을 바꾼 게 아니다”고 밝혔다.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로 손실을 입게 된 소액주주들의 인터넷 카페. 이들은 “상장폐지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일가에게는 막대한 이익을, 소액주주들에게는 큰 손실을 안겨주게 된다”며 관계기관 민원제기 등 공동대응하고 있다.


조 회장 일가, ‘두마리 토끼’ 잡기  

아트라스BX가 상폐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한국타어어 오너일가의 경영승계 및 지분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현재 아트라스BX의 지분구조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31.13%)와 자사주(58.43%), 개미주주(10.44%)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23.59%, 그의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19.34%,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19.91%, 장녀 희경씨가 0.83%, 차녀 희원씨가 10.82% 지분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총수 일가→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아트라스BX’로 연결된 지배구조다. 

아트라스BX의 주요 임원들도 대부분 한국타이어 출신이다. 공시된 등기임원 명단을 보면, A전무는 한국타이어 글로벌 판매담당 임원 출신이며, B상무는 경영관리팀장 출신이다. 

조 회장 일가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발판으로 아트라스BX는 물론 엠프론티어, 엠케이테크놀로지, 신양관광개발, 에프더블유에스(FWS)투자자문 등 여러 계열사를 경영지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이 타이어부문과 비타이어부문으로 그룹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자면 오너일가의 지분 조정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핵심 계열사들의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는 이런 그림의 한 축으로 해석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아트라스BX가 상폐 된 이후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합병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자회사인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한국타이어 오너일가의 경영승계와 연관이 짙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왼쪽)과 장남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사진=한국타이어)


더구나 아트라스BX 상폐로 얻는 막대한 이익은 향후 지분 강화의 실탄으로 쓰일 수도 있다. 

아트라스BX는 과거 10년간 평균 영업이익은 642억원에 이르는 알짜 기업이다. 이를 근거로 주식가치를 매기면 최소 주당 10만원 이상(최대 21만원)은 돼야 한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아트라스BX가 5만원에 정리매매를 하게 되면 회사는 최소 670억원~최대 1500억원의 이익을 보게 되고, 소액주주들은 그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이윤은 아트라스BX를 지배하고 있는 조 회장 일가의 몫이 된다. 

또한 아트라스BX가 상폐 되면 투자자금을 모으는데도 유리하다. 상장기업은 유상증자 시 공시 의무, 외부 간섭 등 각종 부담이 큰 반면, 비상장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들이기가 훨씬 용이하다. 또 배당성향(배당지급률)을 높여 대주주에게 회사이윤을 현금으로 지급하기에도 비상장기업이 수월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주당 5만원은 말이 안되는 금액”이라며 “이대로 상폐가 진행될 경우, 결과적으로 대주주 입장에서는 회사를 아주 싸게 사들이는 셈이 되며 여기서 창출된 이익은 향후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승계와 사업구조 재편 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CNB에 “소액주주의 지분 요건 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수가 기준에 맞아야 관리종목지정과 상폐가 진행되는데, 아트라스BX는 소액주주 수가 일정범위를 넘기 때문에 지정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소액주주 지분이 20%이하더라도 소액주주의 수가 300인 이상이고 전체주식수의 10% 이상(100만주 이상)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는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아트라스BX는 소액주주의 주식수가 95만5208주에 불과해 해당조항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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