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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도서관 열전⑤] 한여름 밤의 ‘북캉스’, SK네트웍스 ‘워커힐 라이브러리’

‘호캉스족’ 매료시킨 책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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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7.08.14 10:29:19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 호텔 본관 2층에 위치한 ‘워커힐 라이브러리’를 찾은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일반 도서관이 ‘다양성’에 기본을 둔다면 기업이 세운 도서관은 ‘회사 특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10년 이후 본격 등장한 ‘기업 라이브러리’들은 회사의 사업방향·전문성 등과 흐름을 같이한다. CNB는 특정 분야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들의 입맛에 맞춰 해당 기업들의 ‘라이브러리’를 연재 중이다. 앞서 영화(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자동차(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여행(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동심(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호텔 속 도서관인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라이브러리’를 다녀왔다. (CNB=선명규 기자)

호캉스 트렌드 ‘休’에 꼭 맞는 도서관
3천권 엄선해 큐레이팅…완성도 높여 
독서·회의 등 목적에 따라 공간 나눠

굽이치는 한강 옆에 우뚝 솟은 서울 광진구 아차산. 지난 8일 그 녹음(綠陰)을 배경으로 자리한 그랜드워커힐 서울 호텔 본관 2층은 커피향으로 자욱했다. 진원지는 호텔 속 도서관 ‘워커힐 라이브러리’, 출처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폴바셋’이 이 호텔만을 위해 개발한 ‘워커힐 시그니처 블렌드’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섬세한 손끝이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환상적 리얼리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말했다. “나는 늘 낙원을 도서관으로 생각했다”고. 휴가철의 절정기이다 보니 ‘도심 속 낙원’을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시원한 휴양지 복장의 가족, 또는 친구들이 군데군데 모여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흔했다. 오직 휴식에만 목적을 둔 ‘호캉스(호텔서 즐기는 바캉스)’가 최근의 트렌드라는 말이 실감났다.  

▲‘프라이빗존’에는 문학, 그래픽 노블, 인문, 여행 등 다양한 책들이 섹션별로 구비돼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도서관 초입에 있는 카페(메인바)는 일종의 매표소다. 별도 입장료 없이 음료 한잔을 구매하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커피, 주스, 차, 맥주 등을 판다. 음료 당 가격은 평균 1만원 내외로 시중 커피숍과 비교하면 비싼 감이 있다. 하지만 5성급 호텔에서 독서와 음악 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를만하다.

워커힐 라이브러리는 돌이 채 안됐다. 지난해 12월 개관해 아직 따끈따끈하다. 그렇지만 날것의 느낌은 없다. 도서출판 ‘시공사’가 시작단계부터 큐레이팅에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국내외 소설, 에세이, 역사, 과학, 예술, 자기계발, 취미, 실용, 그래픽노블, 정기 간행물 등의 풍부한 섹션을 갖추고 있어 웬만한 기성 도서관 못지않다. 

보유 서적은 총 3000여권. 단순히 숫자만으론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시공사 측에서 엄선한 도서들을 배치해 알차다. 정기적으로 큐레이션을 하고 있어 주요 신간도 빠르게 유입된다. 

이 도서관의 형태는 완만한 아치형을 그리고 있다. 중앙 ‘메인바’를 기준으로 왼쪽은 한 두 명이 앉아 독서에 몰두하는 ‘프라이빗존’, 오른쪽은 서너 명 이상이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회의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존’이다. 

소음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존’에는 정숙을 요하는 사람들을 위한 블루투스 헤드셋이 비치돼 있다. 조용한 가운데 독서에 집중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가라는 의미에서 마련한 것이다. 인터넷이 가능한 ‘비즈니스센터’가 이 안에 있어 업무 차 들르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메인바 오른쪽에 위치한 ‘프라이빗존’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와 블루투스 헤드셋이 마련돼 있어 간단한 업무와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메인바 앞에 있는 두 개의 아일랜드 서가는 프로모션을 위한 공간이다. 현재 한쪽에서는 휴가철에 맞춰 세계 각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코너를 운영 중이고, 또 한쪽에서는 얼마 전 개봉해 흥행몰이 중인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의 원작 만화를 판매하고 있다.

이따금 열리는 책과 관련한 이벤트도 주목할 만하다. 기획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 때문에 대체로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다. 얼마 전 열린 영국 출신 작가 제인 오스틴의 사망 200주년 기념 행사가 대표적. 불후의 명작 ‘오만과 편견’을 포함한 그녀의 전집을 커피와 함께 감상하는 이색 ‘티타임’을 마련해 호응을 끌어냈다. 다음 달에는 북콘서트 형식의 ‘프라이빗 클래스’를 열 계획으로, 현재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박부명 워커힐호텔 브랜드마케팅팀 과장은 CNB에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저명인사와의 북토크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협업) 작업을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풍성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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