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9.13 14:41:08
국민의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이어 또 다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지만, 현재로서는 찬성도 반대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당내에서는 김 후보자까지 부결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비칠 경우 초대형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번에는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당이 국민의당을 거세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투항’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이후 주도권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국민의당내에서도 김 후보자의 신상이나 도덕성 부분에서는 결격사유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처럼 양측 의견이 팽팽히 갈리면서 김이수 전 후보자 때처럼 자율투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때문에 김이수 전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부결시킬 경우 ‘정략적 이유로 반대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찬성 쪽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부결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 화살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 아닌 국민의당을 향할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반면,
한 초선 의원은 “도덕성에 문제가 없으면 무조건 통과시켜줘야 한다는 것인가. 후보자가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되면 충분히 반대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원내 한 관계자도 “찬반이 팽팽한 상황이지만, 반대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현재로서는 당론을 정하기보다는 자율투표를 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김이수 전 후보자 때보다 반대표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추 대표는 “국회가 정략을 벗어나지 못하면 촛불은 국회로 향할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존재감이 아니라, 캐스팅 보트가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신중한 결정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거듭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