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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백자 달항아리’ 용산에 움트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세계적 건축가가 설계…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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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7.11.25 08:58:18

▲지난 20일 개장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신사옥은 영국의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달항아리의 느낌을 살려 설계했다. (사진=선명규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으로 귀향(歸鄕)했다. 지난 1956년과 1976년 각각 적을 뒀다 자리를 비운 이후 최근 다시 돌아왔다. 특히 궁금증을 자아냈던 것은 신사옥. 장막을 벗은 곳엔 영롱한 ‘달항아리’가 홀연히 나타났다. 과거와 현대가 만난 독특한 조형미는 세계적 건축가가 백자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결과물이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이 건물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지역이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 청계천로에서 이주한 첫 날, CNB가 다녀왔다. (CNB=선명규 기자) 

3500명 대이동…주변 상권 들썩
독특한 외관…‘절제된 美’의 절정
옛용산터 61년만의 ‘화려한 귀환’

지난 20일 서울 용산 한강대로. 신용산역 위로 네모반듯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드높은 빌딩 가운데에는 큰 구멍도 나있었다. 한옥 중정을 빼닮은 건물 속 정원 안으로 마침 내린 첫눈이 드나들었다. 외벽에 수직으로 촘촘히 박힌 장식들은 입체 효과를 내 초점이 잔잔히 흔들렸다. “화려한 기교 없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달항아리의 느낌을 살렸다”는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Chipperfield)의 말과 같았다. 이날 개장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의 첫인상은 단아했다.

세 번째 용산시대다. 서성환 선대회장이 1945년 개성에서 창업한 이후 1956년 현재 본사 부지(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에 사업의 기틀을 세운 것이 처음. 1976년 10층 규모 신관을 준공해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의 얼굴이 되는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것이 두 번째다. 이제 ‘美의 전당’이 될 신사옥과 함께 새 시대를 연다는 포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용산 사옥 변천사. 왼쪽부터 1956년, 1976년, 2017년.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건물은 지상 22층, 지하 7층에 연면적 18만8천902.07㎡(약 5만7천150평) 규모다. 7000여명이 함께 근무할 수 있다. 돋보이는 곳은 건물 내에 자리 잡은 세 개의 정원 ‘루프 가든’. 8층과 11층, 17층에 대여섯의 층을 비워내고 휴게 공간으로 꾸몄다. 직원들이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편안하게 소통하고 쉬라는 의미에서 마련했다고 한다.

설계단계부터 국내외 건축·디자인 전문가들과 협업해 건물과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전체적인 설계는 100여개의 건축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 데이비드 치퍼필드, 신본사와 연결되는 신용산역 지하 공공보도는 stpmj(이승택, 임미정 건축가), 본사 뒤편에 위치한 공원관리실은 양수인 건축가가 맡아 디자인했다. 

▲건물 내에 자리 잡은 정원인 ‘루프 가든’(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공간 구성의 콘셉트는 ‘연결(Connective)이다. 서경배 회장의 주문대로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룬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공공 공간인 저층부는 개방형 문화 공간이다. 1층에 미술관, 전시도록 라이브러리를 마련해 임직원과 방문객,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1층과 지하 1층에 있는 전시실에서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다채로운 기획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2~3층에 있는 450석 규모 대강당에서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2층에는 9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내 어린이집도 있다.

5층 이상부터는 복지 공간과 사무 공간이 어우러져 있다. 5층은 800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한 직원식당과 카페, 130명이 즐길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 휴게실, 마사지룸 등 복지전용 공간으로 이뤄졌다.

사무공간인 6~21층의 특징은 ‘개방’이다. 임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무실 내 칸막이를 없애고, 회의실은 투명 유리벽으로 만들었다.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내부 계단을 만들어 이동의 제약을 최소화 했다. 사무실 어느 자리에서나 자연채광이 가능한 것도 눈에 띈다.

▲건물 1층 정문에 들어서자 "신본사 첫 날 입니다"란 전광판 문구가 먼저 보였다. (사진=선명규 기자)


신사옥에는 20일부터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과 에뛰드,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 등 뷰티 관계사 임직원 3500여명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규모 인력과 함께 새집으로 돌아오면서 상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랜드마크로 손색없는 독특한 건물이 들어서 지역을 찾는 사람이 더 늘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주변 상인들도 얼굴이 활짝 폈다. 이날 정오 무렵, 신사옥 부근은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원들로 북적였다. 신용산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53)는 “갑자기 손님이 늘어 깜짝 놀랐다”며 “이주가 완료되면 상권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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