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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은행권 채용비리 일파만파…발본색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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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8.02.12 15:10:45

▲지난 8일 금융정의연대, 경제민주화넷, 내지갑연구소, 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 청년유니온,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및 청년단체들이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은행 ‘채용비리’와 관련해 책임이 있는 은행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있는 모습. (사진=참여연대)

은행권 채용비리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해야할 공개채용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선택돼야할 응시자들은 부당하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신 특혜를 받은 특정인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상대적 박탈감에 공분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던 은행권 채용비리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2016년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개(채용) 추천현황’을 공개했는데 가관이었다.

금융감독원 임원의 자녀, 국정원 직원 자녀, 우리은행 VIP 고객 자녀, 대학 부총장, 병원 이사장, 기업 간부 등이 적시돼 있었고 이들은 모두 청탁 등 부정한 방법으로 최종합격했다는 것.

이후 검찰 수사가 진행됐고 현재 이광구 전 행장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회에 걸쳐 검사를 실시,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의혹이 있는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5곳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들 은행 중 일부는 ‘VIP 리스트’까지 만들어 관리했고 특정대학 출신 우대를 위해 ‘기타대 출신’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수저 채용’에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각기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채용비리가 아니라고 해명함에 따라 국민적 분노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쉬이 납득될 리 만무하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은행권 취업. 그러나 그 바늘구멍이 부와 권력에 따라 누구에게는 좁고, 누구에게는 한 없이 넓다는 사실에 치가 떨린다.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게 아닌 무단승차와 무혈입성은 극히 소수가 대다수의 우위를 점하는 계급사회를 보는 듯하다. 보이지 않는 선 그러나 뚜렷한 경계가 그어져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고 있다. ‘노오력’도 통하지 않는 사회, ‘부익부 빈익빈’에 헬조선을 부르짖는 젊은이들의 꿈은 사라진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오지 않는 대한민국이라면 희망이 없다. 희망마저 없으면 현실은 참담하다. 그 희망의 파랑새를 일부 국한된 사람들뿐만 아닌 모든 이들이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평등하며 차별받지 않는 사회는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응당 이 현실에서 실천돼야 한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채용비리 검사는 제2금융권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비리가 금융권에만 국한돼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번에 전부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하며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더 이상의 ‘절망’을 안겨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딛고 서는 이 땅이 불평등한 사회가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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