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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건설사 회사채 ‘금값’ 된 내막

부동산 악재에도 수요 봇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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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4.24 10:02:51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회사채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GS건설 인도네시아 'City Gate 88' 조감도, 현대건설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ph2 매립공사 조감도, SK건설 홍콩 구룡 중앙간선도로 내 야우마따이 동부구간 건설공사 조감도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조감도. (사진=각사)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와 해외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어 주목된다.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당초 공모액 보다 금액을 크게 늘려 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유가 뭘까. (CNB=손강훈 기자)

해외수주 ‘금액’ 보다 ‘안정성’ 위주 전환
부동산 시장 어둡지만 ‘체질 개선’ 성공적
건설사 회사채에 돈 몰리며 투자 ‘청신호’

회사채는 기업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무 상환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각광받는 투자처다. 

3년물 회사채의 금리 수준은 연 3%대로 주식보다는 수익성이 낮지만 평균 2%가량인 은행 정기적금 금리(3년 기준)보다는 높다. 상환기간까지 일정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회사가 망한다 해도 잔여재산분배에서 주식보다 앞서 상환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건설사 회사채는 상당기간 얼어 붙어있었다.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의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수주중심의 건설사 수익구조는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

이 같은 상황은 작년 하반기부터 반전되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 완전히 뒤집혔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SK건설, 태영건설 등이 올해 진행한 회사채 모집에서 흥행몰이를 한 것이다. 

지난 2월과 3월 회사채를 공모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당초 목표액의 2배인 3000억원의 회사채를 각각 발행했다. 

이달 회사채 수요액을 800억원 정도로 예측한 SK건설 역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1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중견사인 태영건설도 목표액에 2배가 넘는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현재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으로 볼 때 의아하다고 할 수 있다. 올 들어 건설업 전망은 밝지 않다. 수익의 두 축인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수주 모두 악재가 상당하다.

국내 주택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증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 ‘재건축 연한 강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기준 금리인상’ 등 각종 정부 규제로 침체된 분위기다. 여기에다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분양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달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자, 그동안 전국의 주택거래를 떠받들고 있던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해외수주의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화 강세는 해외수주로 벌어들이는 달러화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수주이익이 줄게 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게다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유럽·중국·일본 등 회사와의 수주전(戰)에서 밀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건설사 회사채 인기는 정부 규제가 본격화되고 난 후 이들의 실적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세종시의 한 견본주택에 잔여세대 신청을 위해 시민들이 몰린 모습. (사진=연합뉴스)


해외 불안감 해소에 ‘올인’

이같은 상황임에도 투자자들의 건설업에 대한 믿음이 여전한 이유는 대형건설사들이 불안전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부 건설사들은 과거 수주했던 해외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정적 손실을 미리 반영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회성 위험을 제거했다. 또한 공사 대금이 큰 만큼 손실 위험도 상당한 플랜트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프라 사업 중심으로 눈을 돌렸다.

이 같은 결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GS건설은 영업이익 3804억원, 세전이익 310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보수적인 위험관리를 통해 그간 해외사업장에 반영했던 잠재적 손실 약 1800억원이 올 1분기 환입금 처리된 결과다.

여기에다 지난 3년간 지속된 분양시장 호황이 오는 2019년까지 건설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미 분양된 주택들의 중도금과 잔금이 순차적으로 들어오게 돼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얘기다. 

이에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건설사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도 오를 것이 확실해지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입장과 현 상황이 맞물린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고, 작년 3분기 해외사업 잠정손실을 미리 반영한 덕분에 올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한화건설은 오는 27일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CNB와 통화에서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은데다, 올 1분기 수익성 개선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요예측에서 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 회사채의 호황 분위기가 단기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업황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에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실적악화,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시장상황이 어둡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건설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정책이 시행된 후의 분양실적이 시장 흐름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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