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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IPO 분석(上)] 상장 가뭄 속 주목받는 롯데정보통신‧현대오일뱅크

꽁꽁 언 증시…‘모래 속 진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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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07.16 11:34:45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증권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1월 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도 축소됐다. 하반기에는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무역전쟁 여파가 금융시장 불안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속속 상장 계획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기업들은 상장이 절실한 과제다. 이에 CNB는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상(上)편에서는 하반기 상장시장 ‘대어’로 부상한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오일뱅크를, 하(下)편에서는 재벌 대기업들이 계열사 상장을 서두르는 속내를 짚어본다. (CNB=손정호 기자)

미중 무역전쟁 ‘불똥’…상장 붐 사라져
현대오일뱅크‧롯데정보통신, ‘대어’ 등극 
침체된 IPO시장, 터닝포인트 될지 주목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약 223조원)에 대해 추과 관세(10%)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청회 등을 거쳐 2개월 후 시행된다. 이는 중국의 전체 대미 수출(5055억달러)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초강수를 둔 셈이다. 

중국은 바로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경악했으며, 필요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할 방침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점점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이유는 지지자인 ‘러스트 벨트’(미국 중부의 쇠락한 제조업 지대) 표심을 붙잡기 위해서다. 오는 11월 상‧하의원을 뽑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지나친 보호무역주의가 중국을 넘어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국가에 대한 높은 관세는 무역 감소와 기업활동 위축 등 경기침체 요인이 될 수 있다. 

당장 우리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중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중 562억달러(63조원), 대중 수출 중 583억5000만달러(65조3636억원)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증시도 ‘글로벌 무역전쟁’이라는 A급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올해 초(1월 29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넘었으며, 이날 2589.19로 마감해 역대 최고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관세 부과 등) 영향 등으로 줄곧 수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2300선 언저리에서 횡보(13일 종가기준 2310.90)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시장이 맥을 못추면서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줄줄이 등장하는 등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21개로 작년과 숫자는 같지만, 공모금액이 7800억원으로 작년(4조760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은 애경산업(13일 기준 시가총액 1조9690억원) 1곳뿐이었다. SK케미칼과 HDC현대산업개발, 쿠쿠홈시스는 재상장, 셀트리온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IPO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윤활기유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상반기 ‘최대어’로 꼽혔지만 공모희망 가격이 높다는 논란 속에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결국 지난 5월 27일 IPO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바이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방법 변경에 따른 영업이익 변화)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조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공인회계사회가 감리 대상 기업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통보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는 예상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한다. IPO를 위해 종속회사였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회계 변경하는 등 차근차근 상장 성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해 소지 없애려고 회계기준 변경

이런 가운데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정보통신의 상장 추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대어’로 분류되는데다 증시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다. 2016년 기준 연간 매출 11조8853억원, 영업이익 9657억원에 이른다. 주유소 2400여개, 경질유 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고 있는 우량기업이다. 예상 시가총액만 10조원에 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7~8월 IPO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10월 중순경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100만평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성장성도 있어 보인다. 자회사 현대케미칼 공장을 포함해 52만배럴의 석유 정제 능력을 갖췄다. 휘발유, 등유, 중유, LPG, 항공유, 납사(휘발유 생산원료), 프로필렌(석유화학 핵심원료) 등을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시장 상황 개선 등을 고려해 기업공개 시기를 조율해왔다. 작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 등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에는 기업공개를 위해 회계처리 방식도 변경했다. 종속기업이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기업으로 바꾼 것. 윤활기유 제조업체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현대오일뱅크(지분 60%)와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40%)이 2012년 함께 설립한 회사다. 이를 공동기업으로 바꾸면 보유 지분(60%)만큼의 영업이익만 영업외수익에 포함된다. IPO 전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보수적으로 재무제표 작성을 바꾼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CNB에 “올해 상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현재 그룹 지주사(현대로보틱스)에서 상장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도 올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IT서비스 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지주 출범 후 첫 번째 계열사 상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후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 호텔롯데 등의 상장으로 이어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사진=롯데정보통신)


롯데지주 1호 상장 ‘시선집중’

롯데정보통신도 눈에 띄는 기업이다. IT서비스 기업인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매출 6913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예상 시총은 4829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이달 10~11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달 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작년 11월 투자와 사업부문으로 물적 분할했다. 투자 부문은 롯데지주와 합병했다. 현재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첫 번째 상장 시도다. 이후 롯데그룹은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엔제리너스커피), 롯데로지스틱스(물류) 등을 상장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의 상장은 그룹 지배구조 투명화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이 성공하면, 한국 롯데그룹의 중간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신씨 일가 가족회사), L투자회사들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높아져야,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게 된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CNB에 “투명한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IT서비스 기술 발전,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개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재무건전성이 좋은 중견 기업들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안마의자 1위 회사 바디프렌드(예상 시총 3조원), 카카오게임즈(1조5000억원), 티웨이항공(1조원), CJ CGV 베트남법인(4000억원), 이디야커피(2000억원) 등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 이 기업들의 상장이 모두 이뤄진다면 하반기 IPO 시장은 상반기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의 공모금액은 3조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와 티웨이항공은 3분기, 공모규모만 2조원으로 예상하는 현대오일뱅크는 4분기 상장이 유력하다. 롯데정보통신과 카카오게임즈, CJ CGV 베트남법인의 상장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 하(下)편에서는 재벌 대기업들이 계열사 상장을 서두르는 속내를 짚어봅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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