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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미중 무역전쟁…삼성·LG전자 전장사업 불똥 맞나

이재 막 흑자 전환 했는데…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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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7.18 10:18:30

▲미중 무역전쟁이 수입차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면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근심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하만과 함께 개발한 자동차용 스마트 전장 솔루션 ‘디지털 콕핏’을 장착한 데모카가 지난 1월 열린 CES2018에서 공개됐다.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대자동차 등 관련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으려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혹시나 악영향을 받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CNB=손강훈 기자)

美·中 분쟁 수입차 전반으로 확산  
전장사업 나선 LG·삼성전자 ‘비상’
政 뒤늦게 상황 인식, 글로벌 행보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큰 영향을 미친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특별고문으로 임명했다. 그는 현대·기아차가 이달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며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LG전자 역시 미국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LG전자는 의견서를 통해 “미국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입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생존은 물론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사가 이런 행동에 나선 이유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에 대해 ‘무역확정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1962년 도입된 뒤 사문화(死文化) 됐으나, 올 4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 법을 근거로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부활했다.

이 법이 수입자동차와 부품에 적용될 경우 현대·기아차,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차량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세금으로 인한 손실분을 판매가 인상으로 메워야 하기 때문.

실제로 경제잡지 포브스는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위 20개 자동차의 가격이 최대 9300달러(약 1040만원) 가량 인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이 된다. 일부에서는 미국 수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작년 부진을 딛고 올해 5월과 6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개선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는 향후 관세부과 여부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의견서 제출을 물론, 무역외교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하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27일까지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방문한다. 지난 16일 열린 제11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새 먹거리 ‘전장사업’ 어쩌나

회사의 미래먹거리를 ‘전장(VC)사업’으로 정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고심이 깊다. 양사가 핵심 육성 사업으로 꼽은 전장 분야가 본격적인 확장에 나서려는 시기에 ‘관세’라는 악재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VC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전장부품 분야를 강화해왔다. 특히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텔레매틱스 컨트롤 유닛(TCU)은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26%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LG는 최근 구광모 회장의 경영승계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 전 신성장 사업 업무를 주로 맡았던 만큼, 전장사업을 중시·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LG는 지난 4월,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제조사인 ZKW를 1조4400억원에 인수했으며 네덜란드의 히어, 미국의 헬라 등 글로벌 업체들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의 성과와 ZKW와의 인수시너지로 인해 오는 3분기부터 VC사업본부가 본격적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었지만, ‘관세 폭탄’ 우려로 앞날이 불투명하다. 

이에 LG전자는 미국의 관세부과 검토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수입 자동차 부품 관세부과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도 피해를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미국 상부무에 보내고, 19~20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참석, 발언 신청을 하는 등 관세부과 품목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외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에 이재용 부회장의 주도하에 9조4000억원을 들여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화제를 낳았다. 

삼성전자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하만의 독립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삼성전자 내에 있는 전장사업팀과의 시너지 강화를 중심으로 외연 확대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또한 관세부과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사력(社力)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 문제에 적극적이다. 의견 표방 정도에 그치는 기업들의 행동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는 자동차 업계의 의견을 듣고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확충·강화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캐나다, 멕시코와 함께 미국의 보호무역에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27일까지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방문한다.

다만 일부 주요 보직이 아직 공석인 등 조직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무역 전쟁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냐는 업계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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