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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기업정책 핫이슈⑥]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족쇄 풀리나

정부·여권, 뒤늦은 입장 선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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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8.07.26 09:59:54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해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자는데 경제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제 보장, 본사의 횡포로부터 가맹점 보호, 대기업과 골목상권의 상생, 재벌지배구조 개편 등을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에 CNB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업정책들을 분야별, 이슈별로 나눠 연재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이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풀어줄 경우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 찬·반 양론을 2회에 걸쳐 조명한다. (CNB=이성호 기자)

▲정부·여당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분율 제한 막혀 투자유치 난항
이대로는 무늬만 인터넷전문은행
정부·여당, 조금씩 법개정 움직임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란 영업점을 소수로 운영하거나 아예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을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인터넷 등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을 지칭한다. 은행서비스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영업방식을 지칭하는 인터넷뱅킹(Internet Banking)과는 법적 실체에 있어 구분된다.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첫 선을 보였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에 케이뱅크(K뱅크)가 은행업 신설을 인가받아 2017년 4월에 인터넷은행 1호로 탄생했고, 이어 같은 해 7월 두 번째로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었다.

이들 인터넷은행은 핀테크(금융+IT) 광풍이 불던 박근혜 정부 시절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ICT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출현시킨다는 목적으로 탄생됐다.

이후 말 그대로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돌풍을 일으켰다. 쉽고 간편하다는 모바일 강점을 바탕으로 출범한지 1년도 안된 올해 3월 기준 가입자 수는 케이뱅크가 70만명, 카카오뱅크는 567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는 수신액 1조900억원, 여신액은 8560억원을 돌파했고 카카오뱅크는 수신 4조9900억원, 여신 4조620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속을 들여다보면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태생부터가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던 터라 경영상 애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도 응당 은행이기 때문에 현행 은행법을 적용받는다. 은행법에서는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비금융사가 금융사를 소유하는 것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즉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지분을 4%(의결권 미행사 시 10%)로 묶어두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설립주체인 KT를 비롯해 우리은행, NH투자증권, 한화생명, 다날, GS리테일 등이 주요주주사로 참여하고 있지만 KT는 10%(의결권 행사 4%)의 지분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마찬가지로 카카오뱅크도 주체인 카카오의 지분은 10%(의결권 4%)에 불과하다.

설립 목적과 달리 ICT기업인 KT나 카카오가 경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 구조다. 

가장 큰 문제는 자본 확충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최근 유상증자에서 비례형 자본조달(참여주주들이 지분 비율대로 증자에 참여)을 꾀한 결과, 애초 목표인 15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300억원을 모았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현재 케이뱅크의 상황을 보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리딩할 수 있는 신속하고 원활한 자본 확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케이뱅크는 대기업·벤처 등 재무상황이 다른 다양한 주주로 구성돼, 각 사가 처한 상황과 투자 예산 등에 따라 증자 여부는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심 행장은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위해선 ICT 기반의 혁신적 융합 서비스 개발 역량은 물론,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는 과감한 의사 결정과 증자를 감당할 수 있는 주주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며 은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를 완화토록 한 제·개정안 5건이 제출돼 있다. (사진=이성호 기자)


‘규제 완화’ 카드 만지작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인터넷은행의 꽉 막힌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를 완화토록 한 제·개정안 5건이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 계류중이다. 

강석진 의원(자유한국당)·김용태 의원(자유한국당)이 지난 2016년 각각 대표발의 한 ‘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자본에게 허용되는 의결권 있는 인터넷은행의 주식 보유한도를 현재 4%에서 50%로 대폭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은행법을 손질하는 게 아닌 특례법도 올라와 있다. 유의동 의원(바른미래당)이 같은 해 대표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은 강석진·김용태 의원안과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

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김관영 의원(바른미래당)의 특례법은 은산분리 완화의 수준을 낮게 잡았다. 비금융주력자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이 제·개정안들은 재벌의 사금고화 차단 등 은산분리 원칙이 훼손된다는 이유와 여당 측에서도 적극적이지 않아 법안 논의에 큰 진전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서도 은산분리 완화 부문은 제외됐었다.  

이런 와중에 최근 공고하던 은산분리의 장벽이 허물어질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성장 토론회에서 규제혁신 방향과 추진전략 중 하나로 “기업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4%로 제한한 은행법을 개선, 인터넷은행의 경우 34%로 IT기업의 지분 보유한도를 상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간편송금 등 이용 편의성 확대와 수수료 인하 등 금융권에 혁신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다. 민주당내의 변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아울러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취임하면서부터 은산분리 적용 방식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완화시켜도 원칙 훼손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CNB에 “여당 측에서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시선이 있다”면서도 “(논쟁거리가 많아)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하반기 새 진용을 갖춘 정무위에서 법안 논의에 진척이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특혜 논란은 (下)편에서 계속>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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