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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의 미국주식] 말(言)로 죽고, 말(言)로 사는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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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장우석기자 |  2018.08.09 12:21:29

테슬라는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회사로 2010년 나스닥에 상장을 했는데, CEO는 그 유명한 일론 머스크다.

미국주식전문가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간혹 테슬라 주주를 볼 수가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전기차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 때문에 테슬라에 투자를 한 건지, 아니면 일론 머스크에 대한 애정 때문에 테슬라 주식을 매수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솔직히 종합적으로 보면 전기차에 대한 기대반, 일론 머스크에 대한 애정반이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만큼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아이콘이자, 괴짜 CEO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런 테슬라도 주주들이 마냥 기다리지는 못한다. 일론 머스크를 아무리 좋아해도 주가가 올라야 애정을 이어갈 것인데, 올해 3, 4월쯤에 테슬라는 그 한계를 보여주고 말았다.

계속되는 적자에 모델3의 생산차질, 그리고 자율주행자인 모델X의 사고로 인한 운전자 사망사건, 중국의 전기차업체인 SF모터스의 미국진출로 경쟁심화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급기야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낮췄고,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가는 한 달 만에 360달러에서 240달러까지 급락했고, 부도설까지 돌았다.

그 뿐인가. 지난 5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론 머스크는 매우 성의 없는 답변으로 “멍청한 질문은 별로다”라고 하면서 서둘러 답변을 마치는 등 연일 구설수에서 올랐다. 

결국 이런 악재가 겹치다보니 많은 투자자들은 지쳐갔고, 그 와중에 일론 머스크는 태국 동굴 소년 구조에 참여했던 영국 잠수대원을 “소아성애자”라고 비난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정점을 찍고 말았다.

이쯤 되니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아이콘이 아니라, 막말의 아이콘, 마이너스의 아이콘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18 행사장’의 테슬라 부스. (사진=연합뉴스)


‘기대’ 보다 ‘숫자’에 투자하라

그런데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는 과거 무례한 언행에 대해서 모두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사과 한마디에 주가는 16%이상 급등했다.

솔직히 너무 쉽게 상황은 반전했고, 여론은 연일 일론 머스크에 띄우기에 떠들썩했다.

필자는 실적이 악화된 기업의 CEO가 기업의 실적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다른 이슈를 제기해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필자는 테슬라의 주가전망을 묻는 이들에게 한결같이 말한다.  

첫째,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모델3의 주당 생산대수가 5천대가 되는지(현재 3000대 이하 수준).

둘째, 2016년 7억달러였던 적자가 2017년에는 23억달러로 급증했는데, 작더라도 적자가 줄어드는 추세인지.

셋째, 2년전만 해도 25억달러였던 장기부채가 최근들어 100억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장기부채가 줄어드는지를 확인하라.

사실 이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개선되는 모습이 없다면, 테슬라가 아니라 ‘테슬라 할아버지’가 있다해도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팬클럽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냉정한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을 올리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다시한번 세간에 주목받을 사건이 터졌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서 테슬라를 상장폐지하고 비공개회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상장 폐지할 때 인수가는 420달러로 현재가보다 10~20%이상 높은 가격인데,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생각보다 과연 CEO가 이렇게 중차대한 생각을 아무런 여과 없이 SNS를 통해서 밝혔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었다.

어떻게 상장폐지 할지는 절차를 거쳐서 결정하면 될 일이니, 누구도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만약에 사실과 다르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상장회사 CEO의 언행은 조심스러워야하고 진실해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다시 10%이상 급등했고, 어느덧 400달러 턱밑까지 오고 말았다.
결국 막말에 대한 사과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상장폐지, 딱 두 마디에 주가가 최근 30% 가량 급등 한 것이다.

다시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전망에 대해서 묻는다. 예전보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의 대답은 같다. “앞서 열거한 세 가지 문제점에서 단 하나라도 개선되지 않으면 쳐다보지 말라.”

앞으로 30년 이상 주식을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테슬라 같은 회사는 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잣대로 투자의 기준을 삼느냐는 늘 한결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먹거리로 돈 잘 버는 회사가 우리가 찾는 대박주가 아닌가!

[하나금융투자 장우석 이사]


* [장우석의 미국주식]은 월 2회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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